국민의힘이 오는 7월 열릴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에게 권한을 몰아주는 ‘원톱 지도체제’를 유지하기로 확정하면서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대표 출마가 한층 탄력을 받고 있다.
국민의힘 당헌·당규개정특위(위원장 여상규)는 12일 당대표와 최고위원단을 분리해서 선출하는 현행 단일지도체제를 변경하지 않는다고 밝혔으며, 여기에 적용되는 ‘전당대회 룰’은 일반 국민 여론조사를 20%로 확정했다.
이와 관련 황우여 비대위원장은 전날 4선 이상 중진, 비대위원들과 각각 간담회를 열어 특위 초안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중진 간담회에서는 참석자 14명 중 과반이 ‘20%’를 선호했고, 현행 당원투표 100%를 유지하자는 주장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으며, ‘30%’를 주장한 의원은 서너명에 그쳤다는 전언이지만, 잠재적 당권주자로 분류되고 있는 윤상현·안철수 의원은 민심 비율 30% 아래로 내려가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의원은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25%)보다 낮은 비율은 당의 반성, 변화 의지를 보여주기에 부족하다”고 지적했고, 윤 의원도 “특위 결론이 실망스럽다. 민심 반영 비율이 충분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단일체제 유지와 민심 반영 비율에 대해 한 전 위원장과 가까운 한 인사는 12일 의원회관에서 CNB뉴스 기자와 만나 “단일체제 유지는 한 전 위원장의 당대표 출마에 긍정적인 환경이 될 것”이라며 “한 전 위원장이 당선될 경우, 단일 지도체제를 통한 의원들과의 스킨십을 통해 여의도 정치 경험이 짧아 당내 기반이 취약하다는 약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한 전 위원장은 지난 4‧10총선 패배 직후의 잠행에서 벗어나 자신이 공천장을 줬던 영입 인재 출신 22대 현역 의원들을 연달아 만나는 등 대표 출마를 염두에 두고 ‘몸풀기’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 위원장은 이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대표 선거의 키워드 중 하나인 국민의힘과 용산대통령실과의 관계에 대해 “존중하고 협력하는 관계” “이견 있을 때는 긴장 관계가 될 수도 있고, 그것이 건강한 정치”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다른 중진 의원들은 아직 출마 여부를 공식화하지 않고 한 전 위원장의 출마 여부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오는 25일경 대표·최고위원 후보 등록일을 앞두고 이르면 다음 주부터 출마자들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