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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진짜 진흥’ 맞나? 근거 없는 게임산업 진흥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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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수찬기자 |  2024.05.20 09:48:01

사진=코파일럿

어디를, 어떻게, 얼마나 지원해주겠다는 것일까?

지난 1일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게임산업 진흥 종합계획’을 보면 구체적인 내용과 세부 방안을 찾아볼 수 없다. 게임산업을 5년 동안 어떻게 육성할 것인지 대략적인 그림만 그려놨을 뿐이다.

2023년부터 올해 초까지 총 12차례 자문회의를 통해 기초 연구를 진행하고, 업계·학계와 10회 이상 만나 의견을 수렴한 뒤 내놓은 정책임에도 다소 실망스럽다.

진흥 계획안의 핵심은 ‘콘솔 게임 지원’이었다. PC 온라인·모바일 플랫폼에 편중된 국내 게임산업 구조를 개편하기 위해 세계 시장에서 모바일 다음으로 가장 큰 점유율을 가진 콘솔 게임에 대한 투자를 늘리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마이크로소프트(MS), 소니, 닌텐도 등 주요 콘솔 플랫폼 기업과 협력해 국내 유망 게임을 발굴할 것이라며. 콘솔 플랫폼 제작사에 플랫폼 입점·홍보까지 연계해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콘솔 게임 제작·유통 경험이 부족한 시장 환경을 고려해 선도 기업의 제작 노하우를 공유하는 멘토링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해외 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게임을 선정해 컨설팅·홍보·유통을 전담하는 운용사와 연결해 다년간 지원할 방침이라고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꽤 그럴싸해 보이는 정책이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구체성’은 하나도 없다.

해외 주요 콘솔 플랫폼 기업과 협의·협력된 부분은 전혀 없었고, 국내 콘솔(인디) 플랫폼 기업도 ‘필요하다면’ 지원하겠다고 조건을 붙였다. 멘토링 프로그램 부분에 대해서도 누굴 불러 제작을 돕겠다는 것인지 정확히 알 수 없다.

구체적인 예산 확보 계획이나 근거 등도 불분명했다. 콘솔 게임의 제작비는 모바일 게임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높아, 지원 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모태 펀드와 완성 보증 등을 통해 제작비를 조달한다 해도, 흥행 가능성이 높은 대형 게임사에만 제작 지원이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방향성’도 모호하다. 국내 게임업계가 요구했던 게임 제작비 세액 공제에 대한 논의는 오히려 쏙 빠졌다. 드라마·영화 산업의 경우 올해 초 기본 세액공제율 상향이 이뤄져 중소기업은 제작비에 따르는 세금을 최대 30%까지 공제받게 됐는데, 게임 제작비 세액 공제에 대한 요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문체부는 조세 당국과 충분한 논의 후 관련 연구 용역을 진행한다고 밝혔지만, 대책 마련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청사진을 제시한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그러나, 게임업계를 위한 현실적인 정책 지원이 아니라 기계적인 접근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국내 게임업계를 만족시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해 진흥 계획안의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 기존 캐시카우 역할을 하던 모바일과 온라인 게임에 대한 제작 지원, 해외 게임사의 국내 대리인 제도 개선 등이 빠르게 논의되는 날을 기대하고 고대할 뿐. 이름에 걸맞게 진정한 ‘진흥’ 안을 보기 위해서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할까.

(CNB뉴스=김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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