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는 부족” 다기능 제품 강세
삼성전자·LG전자, 융복합 가전 강화
선두주자는 세탁건조기…판매 ‘급증’
공기청정과 가습기능 합치는 등 시도
테크놀로지의 발전이 눈부십니다. 하루만 놓쳐도 따라잡기 빠듯할 만큼 빠릅니다. 어렵다는 편견마저 있어 거리감이 느껴집니다. [테크크]는 편한 뉴스를 지향합니다. IT, 전자, 게임 등의 소식을 보다 접하기 쉽게 다듬고 정돈해 전합니다. 웃으며 가볍게 보셔도 좋습니다. <편집자주>
뭉치니 떴다. 가전업계에서 여러 기능을 하나로 합친 제품이 대세로 부상하고 있다. 흩어졌을 때도 장점이 많았지만 한 몸이 되니 그 위력이 배가 된 덕분이다. 우선 집안에서 차지하는 부피가 줄었고 사용자가 둘 이상의 제품을 오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해소됐다. PC도 세탁기도 건조기도 이제 하나의 이름만으로 부르기 어려워진 시대가 됐다. 가전의 문법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선두 주자는 세탁건조기다. 문자 그대로 세탁기와 건조기가 결합된 제품이다. 가전 업계 양대 산맥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지난 2월 연이어 선보이며 신시장을 열어젖혔다.
세탁물을 세탁기에서 건조기로 옮겨가며 돌려야 하는 불편함을 줄이자 소비자 반응도 터졌다. 삼성전자의 올인원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는 출시 3일 만에 1000대가 팔렸고, 한달여 만에 1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삼성전자 측은 “세탁기와 건조기를 각각 설치할 때보다 설치 공간을 약 40% 절약할 수 있다는 점이 소비자의 기대를 만족시켰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LG전자도 마찬가지다. 자체 분석 결과, ‘LG 베스트샵’에서 자사의 세탁기나 건조기를 구입한 고객 10명 중 8명이 복합형 세탁건조기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LG전자 측은 “복합형 제품의 뛰어난 공간 활용성,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선택할 수 있는 편리함 등이 인기 비결로 꼽힌다”고 전했다.
일체형 제품의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두 회사는 여세를 몰아가고 있다. 삼성전자가 이달 선보인 올인원(all-in-one) PC가 대표적 사례다. 모니터와 본체를 합친 형태인 올인원 PC가 과거에 없던 것은 아니지만, 삼성전자는 이번에 연결성을 강화하며 차별화를 꾀했다. 다양한 갤럭시 제품과 유기적으로 돌아가게 한 것이다.
예컨대 ‘삼성 올인원 Pro’를 갤럭시 스마트폰과 연결하면, 스마트폰의 고화질 카메라를 PC 웹캠으로 사용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AI서비스 ‘코파일럿’을 활용하면, 간단한 채팅 명령을 통해 PC와 연결된 갤럭시 스마트폰에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이밖에 ▲갤럭시 기기간 파일 공유가 가능한 ‘퀵쉐어(Quick Share)’ ▲태블릿과 연결해 듀얼 모니터로 활용 가능한 ‘세컨드 스크린(Second Screen)’ ▲PC 키보드와 마우스를 스마트폰과 태블릿에서 사용 가능한 ‘멀티 컨트롤(Multi Control)’ 등 사용자의 작업 효율을 기능을 두루 제공한다.
기술의 진화가 ‘올인원’ 한계 극복
LG전자는 융복합 가전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공개한 ‘올 뉴 스타일러 오브제컬렉션’이 대표적이다. 스타일러 최초로 내부에 핸디형 스팀 다리미인 ‘빌트인 고압 스티머’를 적용했다. 미세먼지 제거 등 의류를 청정하게 관리하는 기존 스타일러에 다림질이 가능한 스티머를 넣은 것이다.
둘보다 나은 하나는 또 있다. ‘LG 퓨리케어 오브제컬렉션 하이드로타워’는 가습기와 공기청정 기를 합쳤다. 실내 가습이 필요하지 않은, 이를테면 장마철 같은 고온다습한 시기에는 공기청정기로 쓰면 되는 것이다.
공기청정기와 테이블을 합친 ‘LG 퓨리케어 오브제컬렉션 에어로퍼니처’도 이색적이다. 공기청정기 상단에 상판이 설치돼 물건을 올릴 수 있다. 테이블 상단에 무선 충전 기능이 탑재돼 스마트폰이나 무선 이어폰을 충전할 수도 있다.
업계에서는 일체형 가전의 강세 요인으로 완성도를 꼽는다. 과거 올인원 제품의 경우 한 가지 기능이 특출나면 나머지는 아쉽다는 평이 많았는데, 이제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정도로 고도화됐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유사 제품들이 제공하는 기능들을 한 몸체에서 제공하면 효율성이 극대화된다”며 “최근엔 기술적 완성도가 높아져 하이브리드 제품들이 제몫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CNB뉴스=선명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