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78개의 수산단체로 구성된 한국수산산업총연합회(회장 노동진 수협중앙회장, 이하 한수총)가 17일 전국 수산인을 배제한 채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농어업회의소법 제정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혔다.
한수총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국회가 수산업의 현실과 민심을 반영하지 않은 법안 제정을 무리하게 진행하고 있다”며, 농어업회의소법 제정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줄 것을 촉구했다.
농어업회의소법 제정안은 농어업인의 의사를 대표하는 ‘농어업회의소’라는 기구를 설립하고, 이 단체가 농어업·농어촌 관련 정책 과정에 참여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앞서 이 법안이 지난 15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안건조정위원회를 통과하면서 한수총은 “기존과 유사한 기능을 담당하는 곳이 있어 어업인의 대표성을 오히려 약화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법안 제정에 대한 반대 입장을 낸 바 있다.
한수총은 성명서를 통해 “이미 한국수산산업총연합회 및 수협중앙회·회원조합 및 여러 수산단체 등이 어업인의 권익향상과 수산업의 경쟁력 강화 및 국민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사한 기능과 조직을 갖춘 농어업회의소를 설립하고자 하는 것은 옥상옥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농어업회의소는 1998년 전국농어업회의소 설립이 무산된 이후 시범사업 및 법안 공청회를 통하여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도 법안에 대한 다양한 문제점이 제기되어 왔으며, 이에 따른 사회 각계의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특히, 한수총은 “작년 우리 어업인들은 후쿠시마 사태로 수산물 소비위축 및 지역경제 침체 등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으며, 이외 수산자원 고갈, 조업구역 축소 및 수산업 인력난 등 산재해 있는 수산 현안이 매우 중하다”며, “정치권은 현재 활동하고 있는 수산인 단체의 기능과 차별성이 없는 농어업회의소를 재차 설립하고자 하는 법안을 추진하기보다는 어촌조업환경 개선 및 수산인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하여 더욱 힘써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수총 회원 수산단체들이 농어업회의소법안 반대 성명서를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12월 20일 한국수산업경영인중앙연합회 및 한국해양수산신지식인중앙연합회도 성명서를 통해 “농어업회의소를 설립하는 것은 이미 존재하는 수산인과 어업인의 대표 단체를 중복하여 만드는 구조적 모순일 뿐이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 두 단체는 이번 한수총 성명서 발표에도 참여해 반대 의사를 재차 밝혔다.
노동진 한수총 회장은 “국회는 전국 수산인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한 입법행위가 이루어져야 한다”면서 “농어업회의소법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수산현장에서 열심히 조업중인 수산인과 어업인을 위한 실질적인 수산대책 방안 마련에 총력을 기울여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CNB뉴스=황수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