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자녀 특혜 채용 의혹 및 북한발 해킹 은폐 의혹과 관련한 국회 국정조사를 비롯해 일본의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와 관련해 국회에 후쿠시마 오염수 검증특위를 설치하고 청문회도 열기로 전격 합의했다.
국민의힘 이양수, 더불어민주당 송기헌 원내수석부대표는 8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그동안 여야 간에 이견을 보여온 선관위 국정조사 범위와 관련해 “선관위 인사 비리와 북한 해킹 은폐 의혹에 대한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국정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면서 이같이 발표했다.
이어 국민의힘 이 수석부대표는 “선관위 국정조사는 다음 주 중에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하고, 그다음 주 본회의에서 조사계획서를 승인받는 것을 목표로 협의하고 있다”며 “국정조사 요구서는 여야가 공동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 수석부대표는 국정조사 기간에 대해서는 “일반적인 예, 관례에 따르려 한다”며 “국정조사는 보통 한 30일 정도, 길면 60일 정도로서 선관위 국정조사는 한 30일 정도 하고 더 필요한 경우는 본회의 승인을 받으면 더 연장할 수 있는 것이 보통의 관례”라고 설명했다.
국정조사 특위는 대정부질문을 위한 본회의가 열리는 오는 13∼14일 중에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해 21일에 본회의에서 의결해 오는 6월 말경 가동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민주당 송 수석부대표는 “후쿠시마 오염수 검증특위는 다음 주 중으로 특위 구성에 관한 동의안을 국회 본회의에 제출해서 의결되면 이후 양당에서 특위 위원을 구성할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특위의 구체적인 활동 일자 등은 특위 차원에서 협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위 위원장은 여야가 교대로 맡아온 관례에 따라, 선관위 국정조사 특위는 국민의힘이, 후쿠시마 오염수 검증특위는 민주당이 각각 맡기로 합의했으며, 여야는 두 특위의 구성과 실시 기간, 청문회 증인 대상 등 논의는 추가로 이어갈 계획이다.
송 수석부대표는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여야 교섭단체 및 비교섭단체의) 특위 인원 배분은 관례에 따라 하기로 했다”며 “정확한 인원 배분안은 조사계획서에 담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수석부대표는 후쿠시마 오염수 검증특위 청문회가 정부 시찰단을 대상으로 하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협의해봐야 하는 문제로 지금 예단하기는 좀 어렵다”며 “자세한 것은 조사 계획서에 담아야 한다. 두 특위 모두 국정조사 요구서와 조사계획서를 만들어 서로 조율을 또 해 나가야 한다”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이 수석부대표는 “후쿠시마 (검증특위와 청문회)는 사실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견해 차이가 있었다. 우리는 사실 여기에 꼭 응해야 하느냐는 생각이 있었는데 국민적 관심사라든지 민주당 요청이 있었고, 청문회를 개최해 국민적 의혹을 풀어드리고 과학적 접근 방식을 하면 오히려 괴담 살포를 막을 수 있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합의하게 됐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그동안 민주당은 감사원과 국민의힘의 선관위 감사수용 압박에 대해 ‘정치적 장악’이라며 반발해왔으나 내년 총선을 앞두고 최근 탈당한 김남국 의원의 코인 의혹을 비롯해 선관위의 채용 세습 의혹까지 일파만파로 번지자 일자리 문제에 극도로 민감한 청년층의 냉랭한 여론이 큰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무작정 선관위를 감싸기는 힘든 상황이라는 점에서 국정조사를 받아들였다.
반면, 국민의힘은 그동안 민주당의 후쿠시마 오염수 공세에 대해 ‘비과학적 괴담’이라며 공개적으로 반박해왔으나 정쟁 여부와 상관없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국민적 여론이 여전히 싸늘하자 선관위 국정조사와 함께 맞교환 카드에 합의한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양당 원내수석 간 발표 직후 시기 등과 관련해 국민의힘에서 다른 의견이 제기됐다. 국민의힘 한 고위 관계자는 9일 CNB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시기와 관련해서 선관위 국정조사는 감사원 감사가 끝난 이후에, 후쿠시마 오염수 검증특위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검증 결과가 발표된 후에 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주장해 일각에서는 의원총회에서 합의안이 추인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민주당 원내지도부 한 관계자는 국정조사 시기와 관련해서는 “‘감사원의 선관위 감사가 우선돼야 한다’ 등의 내용은 전혀 논의된 적이 없다”면서 “여야가 당초 합의한 대로 다음 주부터 국정조사요구서 등을 제출해 이달 안에 두 특위를 띄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CNB뉴스=도기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