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블루 아카이브’, 달콤커피와 만나
넷마블·스마일게이트 독특한 팝업스토어
펄어비스는 막걸리·껌·뮤비 등 이색 협업
MZ세대 겨냥한 ‘두마리 토끼 잡기’ 전략
[내예기]는 ‘내일을 예비하는 기업들’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시계제로에 놓인 경제상황에서 차근히 미래를 준비하는 기업들을 다룹니다. 불확실성이란 이름 아래 전망은 힘을 잃고 있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필요한 것은 만반의 대비입니다. 그 진행 과정을 만나보시죠. 이번 [내예기]는 한데 뭉친 ‘게임사’와 ‘유통사’입니다. <편집자주>
게임사와 유통사 간의 협업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넥슨은 서브컬처 게임 ‘블루 아카이브’가 다날의 커피 프랜차이즈 ‘달콤커피’와 손을 잡았다.
기자가 지난 21일 경기도 남양주시 달콤커피 리버사이드덕소점 1층을 찾아가보니, ‘블루 아카이브’의 등장인물이 실사 크기의 종이 인형으로 위치해 있었다. 게임 속에서 방금 튀어나온 듯한 네 명의 여성 캐릭터 인형 앞에 테이블과 찻잔이 놓여 있었다. 이는 모모카페라는 이름의 포토존으로, 이곳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협업 메뉴도 준비했다. ‘블루 아카이브’ 세계 안에는 트리니티 종합학원의 동아리 중 하나로 ‘방과 후 디저트부’가 있는데, 이를 응용해 방과 후 힐링 빙수, 디저트 세트를 만들었다. 이 세트를 즐기면 등장인물과 캐릭터가 컬러풀하게 프린트된 포토카드와 스티커, 아이템 쿠폰 등을 받을 수 있다. 등장인물(나츠, 아이리, 요시미, 카즈사)이 빙수를 즐기는 대화를 ‘모모 토크’로 만들어서 벽에 붙여 놓기도 했다.
넷마블은 스핀오프 콘텐츠 ‘쿵야 레스토랑즈’를 활용하고 있다. ‘쿵야 레스토랑즈’는 캐주얼 게임 ‘캐치마인드’의 캐릭터 쿵야의 이야기이다. 최고 주방장이었던 양파 쿵야가 갇혔던 냉장고에서 깨어나, 레스토랑 재건에 나서며 단골손님과 팬들을 확보해 나간다는 스토리이다.
‘쿵야 레스토랑즈’는 다양한 협업을 하고 있다. 최근 갤러리아백화점 광교점과 천안점, 현대백화점 디큐브시티점에서 팝업스토어인 사랑상점을 운영했다. ‘사랑을 판다’를 콘셉트로 다양한 굿즈를 판매했는데, 운영 기간 동안 오픈런(문을 열기 전에 대기줄을 서는 것) 현상이 발생했다. 애경산업의 화장품 브랜드 루나와 함께 한정판 굿즈를 선보이고, 카카오에서 이모티콘 ‘양파쿵야의 줏대있는 하루’로 1위에 올랐다.
스마일게이트는 모바일 롤 플레잉 게임(MMORPG) ‘로스트 아크’가 나서고 있다. ‘로스트 아크’는 최근 부산시 해운대에 있는 이디야커피 달맞이점에서 팝업스토어의 문을 열었다. 게임의 마스코트인 모코코의 생일을 기념해 마련한 것으로, 바리스타로 나선 모코코의 대형 조형물을 앞세웠다.
‘로스트 아크’는 이디야커피 전면 유리 부분에 캐릭터의 그림을 붙여서 유저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곳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한정판 굿즈도 선보였는데, 이 게임을 사랑하는 유저들이 모이면서 오픈런 현상이 발생했다. 지난해에는 햄버거 기업 맘스터치와 서울 강남에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며 특화 메뉴와 피규어 등으로 관심을 받았다.
펄어비스는 ‘검은 사막’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검은 사막’은 조선을 배경으로 한 신규 지역인 ‘아침의 나라’ 출시를 기념해, 편의점 이마트24에서 주류 제품인 ‘검은사막걸리’를 선보였다. 게임 주인공이 그려진 막걸리 디자인이 인상적이었다. 이전에도 ‘김은사막’(김), ‘검은녹용’(녹용), ‘감은사막’(샴푸), ‘검은사각’(속옷), ‘껌은사막’(껌) 등 독특한 이름과 제품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마트24와 힘을 모아 운영한 팝업스토어 ‘24BLACK’에서는 삼각김밥과 버거 등도 내놓았다.
이런 류의 협업은 해외에서도 활발하다. 북미와 유럽에서는 넷플릭스 시리즈 ‘저주받은 소녀’의 주인공 니무에를 활용해 인게임 미션을 추가했다. 자동차 기업 부가티와는 갑옷과 귀걸이 등 한정판 아이템을 함께 만들었다. 일본에서는 록밴드 글레이(GLAY)와 협업한 뮤직비디오, 과자 ‘검은사막 샌더’, 통조림 ‘검은사막 고등어캔’을 내놓았다. 대만에서는 ‘검은 사막’ 디자인을 넣은 키보드와 마우스, 테마 레스토랑 등으로 즐거움을 선사했다.
뭉쳐야 산다? ‘이색 마케팅’ 늘어
이같은 게임사와 유통사 간의 콜라보는 MZ세대의 소비 취향을 겨냥한 것이다. 게임사는 이런 협업으로 젊은 유저들의 콘텐츠에 대한 관심을 유발할 수 있고, 유통사는 고객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물할 수 있다.
두 업종 모두에게 ‘매출 증대’와 ‘브랜드 인지도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선사하기에 앞으로도 이색 마케팅이 활발하게 펼쳐질 전망이다.
하지만 게임사와 유통사 간 협업 상품이나 굿즈 등은 구입할 수 있는 시기와 장소가 제한적인 점이 한계로 꼽힌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CNB뉴스에 “유통사의 오프라인 공간에 게임 캐릭터 인형이나 조형물, 굿즈 등을 배치하는 콜라보에 대한 유저들의 반응이 좋다”며 “팬들에게 재미와 혜택을 주면서 IP의 확장 가능성을 입증할 수 있어서 꾸준히 발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CNB뉴스=손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