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가 대만 타이베이에서 대만의 양대 경제단체인 대만 공업총회 및 대만 상업총회와 경제 협력 강화와 무역 촉진을 위한 경제 무역협력 의향서(MOU)를 체결했다고 23일 밝혔다.
대만 상업총회는 1946년 중국 난징에서 중화민국(대만) 상업 조직법에 의해 설립된 대만의 법정 최대 상업 단체 조직이자 핵심 경제단체 중 하나로 회원사가 160만개 수준이다. 대만 공업총회는 반도체, 자동차, 철강, 에너지 등 분야의 157개 단체와 11만개 기업들로 구성된 대만 최대의 공업 분야 경제 단체다.
대만 공업총회는 제조업 분야 기업들로 구성된 반면, 대만 상업총회는 대부분 금융·보험, 무역, 도소매·유통을 비롯해 부동산, 교통·운수, 통신, 교육, 의료, 관광, 문화·콘텐츠 분야 기업들로 구성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무역협회와 대만 공업총회, 대만 상업총회 간 지난 22일(현지 시간) 업무협약(MOU) 체결식에서 대만 공업총회 린밍루 부이사장은 “대만과 한국은 산업구조가 유사해 그동안 협력보다는 경쟁에 치중한 면이 있으나 협력을 확대할 여지도 많다”고 말했다.
린밍루 부이사장은 “한국은 대만의 5번째 교역국, 대만은 한국의 6번째 교역국으로 최근 대만 관광의 경우 한국인이 일본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는 등 인적 교류도 확대되고 있다”며, “무역 대표단 상호 교류, 세미나 개최 등을 통해 산업 분야의 협력도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전했다.
한국무역협회 정만기 부회장은 “한국과 대만의 무역은 자본재와 중간재에 치중하면서 양측 시장 규모에 비해 소비재 교역은 전체교역 중 3% 내외를 차지하는 등 미흡하다”며, “한국의 경우 2021년 소비재가 총 교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1.8%로 미국과 20% 이상, 일본·중국과 각각 8% 내외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대만과의 소비재 부문 교역 확대 여지는 매우 크다”고 말했다.
정만기 부회장은 “무역 사절단 파견, 녹색 분야 협력 강화, 기술 교류 확대 등 협력을 확대해가자”고 제안했다.
이 자리에서 대만 차량공회 부비서장 우즈쿠이는 “최근 대만 시장에서는 과거 1~2%였던 현대 기아차의 시장 점유율이 최근 5%를 넘어가는 등 한국산 자동차는 대만 소비자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 부회장은 “한국 업체들은 그동안 중저가 전략에서 최근 고가화‧고부가가치화 전략을 펼치면서 새로운 브랜드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고 수소차, 전기차 등 경우도 기민하게 생산 기반을 구축함으로써 이제 미국, 유럽뿐만 아니라 대만에서조차 인기가 상승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대만의 시스템 반도체 강점을 감안하는 경우 대만 업체들이 자동차용 반도체에서 경쟁력을 갖추는 경우 협력 잠재력이 있다고 본다”며, “전기차나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산업 분야에서도 대만의 IT 부품 관련 경쟁력과 대만의 수소 산업 육성 전략 등을 감안하는 경우 향후 협력 가능성을 열어갈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대만상업총회 쉬수보 이사장은 “올해 대만 경제 성장과 무역은 중국과 반도체 요인으로 인하여 큰 폭의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라며, “반도체 수출 급감은 주로 중국 요인에 기인하며 중국 수출 급감은 미·중 갈등에도 불구하고 지난 3년간 코로나19로 인한 중국의 봉쇄 조치 요인에 가장 크게 기인하는 것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출 회복은 중국 수요가 늘어나는 올해 말에나 이뤄질 것”이라며, “한국과 달리 대만은 산업의 반도체 집중도가 높아 더 큰 폭의 수출 감소를 겪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