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23.05.18 11:53:29
18일 5·18 광주민주화운동 43주년을 맞아 국민의힘을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등 여야는 광주에 총집결했다.
김기현 대표·윤재옥 원내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지도부는 소속 의원 115명 중 90여 명으로 특별 편성된 ‘광주행 KTX 특별열차’로 광주를 찾아 5·18 기념식 직전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연뒤.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리는 기념식에 참석했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박광온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 100여명은 전날 1박2일 일정으로 정치적 텃밭인 광주에 내려와 5·18 전야제 민주평화대행진에 참석했으며, 정의당도 이정미 대표 등 당 지도부를 비롯해 의원들이 전날 전야제를 참석한데 이어 이날 기념식에도 참석했다.
한편 전날 제43주년 5.18 민주화운동을 맞아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하기 위해 광주를 찾은 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는 참배 전 방명록에 ‘5·18 민주 정신이 언제나 우리 곁에 있습니다’라는 글귀를 남기고 참배했다.
문 전 대통령은 참배단에서 엄숙한 표정으로 헌화와 분향한 뒤 1묘역으로 이동해 1980년 5월 광주상고에 다니던 중 최후항쟁이 벌어진 옛 전남도청을 사수하다 계엄군의 총탄에 사망한.문재학 열사의 묘소를 찾았으며, 이후 2묘역에서 독재정권에 맞섰던 1세대 인권변호사 한승헌 전 감사원장의 넋을 기렸다.
이어 문 전 대통령은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구묘역)에서는 이한열 열사 묘소와 위르겐 힌츠페터의 비석을 둘러봤으며, 도중에 입구 바닥에 있는 ‘전두환 민박 기념비’는 특별하게 의식하지 않고 밟으면서 지나치기도 했다.
그리고 문 전 대통령은 참배 도중 잠깐 기자들과 만나 “지난해 5·18 기념일을 앞두고 퇴임해 기념식에 참배하지 못해 아쉬움이 남았는데 오늘 참배하게 돼 뜻깊게 생각한다”면서 “우리 국민이 다 함께 5·18 민주항쟁의 의미를 새기며 민주주의를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인사말을 전했다.
이어 문 전 대통령은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5.18 민주항쟁에 크게 빚졌다”며 “우리 국민이 오늘날 이만큼 민주주의를 누리는 것도 5.18 민주항쟁의 헌신과 희생 덕분이다. 그래서 민주주의가 흔들리면 우리는 5.18 민주정신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문 전 대통령은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에 대해서는 “재임 중 5.18정신을 헌법 전문에 담는 개정안을 제출했는데 국회에서 제대로 심의가 되지 않아 국민투표까지 가지 못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정치인들이 더 노력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5·18민주화운동 추모식에 참석할 예정인 전두환의 손자 전우원씨와의 만남에 대한 질문에 “특별한 계획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계기가 된다면 못 만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만날 가능성을 시사했으나 “기념식에 윤석열 대통령이 온다고 예고돼 있는데 같이 참석하지 않고 특별히 오늘 온 이유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문 전 대통령의 5·18묘역 참배는 강기정 광주시장, 김영록 전남지사, 민주당 조오섭 의원, 김병내 광주 남구청장 등이 동행했으며, 참배를 마친 뒤 5·18 유가족인 오월 어머니들과 만난 뒤 광주비엔날레 전시관을 둘러보고 경남 양산 사저로 돌아갔다.
지난해 5월 퇴임한 뒤 평산마을에서 지내고 있는 문 전 대통령은 그동안 편안한 차림에 수염을 다듬지 않은 모습을 보여왔으나 이날 광주를 생각하는 각별한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퇴임 후 1년 만에 수염을 정리한 모습을 보여 시민들의 주목을 받았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