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곤기자 |
2023.03.23 15:44:33
"여섯(6)! 마흔일곱(47)! 둘(2)! 위대한 헌신 잊지 않겠습니다."
6! 우리나라와 일본이 공동 개최한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은 역대 처음으로 4강에 진출하여 형제의 나라 튀르키예와 경기를 앞두고 축제의 분위기에 휩싸였다.
온 국민이 들떠있던 지난 2002년 6월 29일 오전 10시 25분경 북한 경비정의 갑작스러운 기습포격으로 대한민국 해군 고속정 참수리 357호의 조타실이 순식간에 화염에 휩싸였다. 이때부터 교전이 시작되고 곧바로 대한민국 해군 고속정들이 교전에 합류했다.
북한과의 교전은 25분 만에 끝났으나 해군 윤영하 소령, 한상국 상사, 조천형 상사, 황도헌 중사, 서후원 중사, 박동혁 병장 6명이 대한민국 영해를 지키다 산화했다.
그동안 서해수호 여섯(6) 영웅은 국립묘지 내에서도 분산돼 안장되어 있었다. 하지만, 여섯 영웅이 전사한 지 13년 만인 지난 2015년, 그들의 불굴의 애국정신을 국민에게 널리 알리고자 제2연평해전 전사자 묘역을 별도로 조성해 한 곳에 모시게 되었으며, 비석 문구를 ‘2002년 6월 29일 제2연평해전에서 전사’로 정하고 안내표지판도 추가 설치했다.
47! 제1차 연평해전에도 참가했던 역전의 초계함 천안함이 지난 2010년 3월 26일 오후 9시 22분경 백령도 서남방 2.5Km 해상에서 경계임무 수행 중, 북한 잠수함의 불법 기습 어뢰공격으로 침몰되었다.
승조원 104명 중 해군 이창기 준위를 비롯한 마흔여섯(46) 영웅은 서해바다에서 산화했고, 58명은 현장에서 구조되었으며, 이 과정에서 전우를 한 명이라도 더 구조하기 위해 분투하다 한주호 준위까지 산화하게 되었다.
2! 지난 2010년 11월 23일 오후 2시 34분, 북한이 연평도 대한민국 해병대 기지와 민간인 마을에 170여 발의 포탄을 퍼부었다. 대한민국 국군과 주한 미군의 육·해·공군 연합 호국훈련을 핑계로 평화로운 연평도를 포격했던 것이다.
이로 인해 해병대 서정우 하사, 문광욱 일병이 전사하고, 16명의 해병대원이 부상을 당했다. 북한이 휴전협정 중 민간을 상대로 한 첫 대규모 군사공격 사례이며, 우리의 교전규칙을 강화하고 수정하는 계기가 되었다.
종전 북한도발 행사를 5주기 정부 행사 후 각 군으로 이관했으나, 지난 2013년 천안함 용사 3주기 추모식 환담 자리에서 지속적인 정부주관행사를 요구하는 유족의 건의를 수용해 2016년 1월 28일,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매년 3월 넷째 금요일을 ‘서해수호의 날’이라는 명칭의 법정기념일로 제정했다.
올해 서해수호의 날은 3월 24일로 ‘헌신으로 지켜낸 자유, 영웅을 기억하는 대한민국’이라는 슬로건으로 전국 곳곳에서 서해수호 영웅의 위대한 헌신을 기리고 명예선양 행사를 진행한다.
중앙기념식은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지방기념식은 지방자치단체별로 거행하며, 특별사진전, 전사자 출신 부대 및 학교별 추모식 등 다양한 부대행사도 실시한다. 안타깝게도 올해는 경기남부 10개 지방자치단체의 기념식은 계획이 없다.
우리 지청 자체 행사로는 제2연평해전의 영웅이며, 천안함 피격으로 산화하신 故 박경수 상사님의 모교인 삼일공업고등학교 학생들과 함께 55용사 이름이 담긴 석고 방향제를 제작하고 추모 메시지(엽서)를 작성하여 서해수호樹에 걸어 전시했다.
지난 22일에는 故 박경수 상사님의 모교에서 추모식을 거행했다. 故 안병엽 병장님의 모교인 경기대학교에서는 후배들이 마련한 추모공간을 23일부터 운영한다.
또한, 서해수호 사진 전시회를 수원역, 삼일공업고등학교 및 경기대학교 등에서 개최하여 국민들과 함께 서해수호의 날의 의미를 되새기고 영웅들의 숭고한 헌신을 기억하는 자리를 마련하였다.
매년 서해수호의 날이 속한 3월에는 서해수호 영웅과 유족을 위문하고 있다. 올해에는 서해수호 참전 영웅 두 분과 배우자 두 분의 자택을 직접 방문하여 국가보훈처장 명의의 위문품과 우리 지청 위문품을 전달하고 위로와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대한민국의 영해인 서해를 수호하다 고귀한 생명을 바친 서해수호 55 호국영웅과 부상당한 장병의 위대한 헌신을 온 국민이 함께 기리는 것이 바로 ‘국가를 위한 헌신을 잊지 않고 보답하는 나라’로 가는 지름길이고 ‘일류보훈’의 실현이라 생각한다.
3월 24일, 서해수호의 날을 맞이하여 국가 안위의 소중함을 되새기고 우리에게 평화로운 일상을 선물해 준 영웅들의 희생과 헌신을 기억해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