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들, 갤S23 특화한 체험공간 운영
엄폐물·소총·수류탄…게임 속 장면 연출
꽃밭 가득한 셀피존에선 나만의 인생샷
모이지 말고 움직임도 줄여야 하는 ‘자제의 시대’가 저물어 갑니다. 코로나 엔데믹(풍토병)을 맞는 기대감 때문일까요? 재밌고 새롭고 신선한 곳이 봄 새싹 나듯 생겨나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움츠려서 아직 몸이 덜 풀렸을 수도 있겠습니다. 그래서 CNB뉴스가 먼저 가봅니다. 가서 발과 눈과 손과 귀에 담은 모든 것을 전해드립니다. 이번에는 신작 스마트폰을 이채롭게 알리는 이동통신 업계 이야기 입니다. <편집자주>
흔한 음식인데 재료와 요리법을 바꿨더니 딴판이 됐다. 이동통신사들이 지난 17일 출시된 삼성전자 갤럭시S23을 소개하는 방식은 겉보기에 진부하다. 뻔한 ‘체험’을 내세웠다. 그런데 게임, 포토존 등의 방식을 적절한 농도로 배합했더니 전혀 다른 결과물이 나왔다. 색다른 시도로 끓는 육수의 거품 걷어내듯 식상함을 치운 것인데, 맛이 예사롭지 않다. 그 흥미로운 조리과정을 연이어 엿봤다.
소총·스마트폰 들고 전장으로 입장
방금 격렬한 포격전이라도 치렀던 것일까.
포화 맞은 곳으로 의심되는 지점은 강남역 인근 LG유플러스의 복합문화공간 일상비일상의틈. 지하 1층으로 내려가자 자욱한 연기 사이로 전장(戰場)이 나타났다. 엄폐물이 곳곳에 구축됐고 탄통과 드럼통이 널브러져 있었다. 그 주변에는 서둘러 전투 준비 태세를 마치라는 듯이 소총, 탄창, 수류탄, 헬멧, 전술조끼 등이 오와 열을 맞추고 기다렸다. 참전은 이제 기정사실화가 됐다.
병기를 재빨리 갖추려는 찰나 초조함을 날리는 들뜬 소리가 들렸다. 먼저 진군할 채비를 마친 사람들이 달뜬 얼굴로 서로 찍어달라며 성화였다. 이곳은 전장인가 촬영장인가. 극단을 달리는 장면이지만 둘 다 틀리지는 않는다. 여기는 고사양 슈팅 게임 배틀그라운드의 배경을 일부 재현한 곳. 갤럭시S23을 대여해 이 역동적인 게임을 즐기며 전쟁터와 같은 환경을 포토존으로 활용할 수 있다. 늘어선 사실적인 장비들은 게임 속 캐릭터로 아예 변신하라는 신호기도 하다.
게임과 포토존을 버무렸더니 신선한 퓨전음식이 나왔다. 안전하지만, 그래서 밋밋할 수 있는 ‘체험’을 특별하게 바꾼 요인이 이런 혼합에 있다.
SK텔레콤의 플래그십 스토어 홍대 T-Factory에 마련된 갤럭시S23 체험존도 마찬가지다. 게임과 포토존이 주력이다. 입구에 들어서면 먼저 수직으로 일떠선 꽃밭을 마주하게 된다. 셀피존이다. 집중해서 게임할 수 있는 공간은 한쪽을 크게 지배한다. 여기에서는 원신, 뉴스테이트 모바일, 카트라이더 : 드리프트 같은 고사양 게임을 갤럭시S23로 돌려볼 수 있다.
한 20대 여성은 “전체적으로 스펙이 향상된 건 알겠는데 설명만 봐선 와닿지 않았다”며 “직접 써보니 전작과 비교해 달라진 점을 체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가장 도드라진 성능을 캐치
왜 게임과 사진일까.
이는 부각되는 요소들의 알짬만을 추린 결과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3을 출시하면서 고도화된 게이밍과 카메라 성능을 특히 강조했다.
먼저, 그간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온 게임 시 발열 문제를 해소했다고 자신했다. 쿨링 시스템인 베이퍼 챔버(Vapor Chamber)의 크기를 키워서, 오랜 시간 게임을 해도 손이 뜨겁지 않도록 한 것이다.
또한 퀄컴의 최신 프로세서인 갤럭시용 스냅드래곤® 8 Gen 2 (Snapdragon® 8 Gen 2 Mobile Platform for Galaxy)를 적용해 ‘두뇌’의 능력도 키웠다.
손맛은 경쾌해졌다. 그래픽 처리 속도를 전작 대비 41% 향상시켜 게임할 때 반응이 빨라졌다.
카메라에 대한 평가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감탄사로 요약 가능하다. 얼마 전 미국 테크 유튜버가 자신의 트위터에 갤럭시S23 울트라 모델로 촬영한 보름달 영상을 올렸는데, 머스크가 여기에 외마디 댓글을 남겼다. “Wow”. 이 모델에는 2억화소 카메라가 탑재됐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CNB뉴스에 “이번 갤럭시 신작에서 가장 도드라지는 부분인 게임과 카메라 성능을 통신업체들이 영리하게 활용한 것 같다”며 “특출한 기능에 걸맞은 톡톡 튀는 체험방식이 흥미롭다”고 말했다.
(CNB뉴스=선명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