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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CEO] “생태계 직접 챙긴다”…조현준 효성 회장이 친환경에 ‘진심’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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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도기천기자 |  2023.01.10 09:34:14

조 회장 “친환경 경영은 기업생존의 필수”
바닷속 생태계 살리고 풍력으로 수소 생산
폐어망 수거해 친환경 섬유로 재탄생 시켜

 

조현준 효성 회장(왼쪽)이 지난달 6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4차 산업전략 원탁회의에서 이창양 산업통장자원부 장관에게 효성의 탄소섬유를 소개하고 있다. (효성 제공)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친환경 경영에 ‘올인’하고 있어 주목된다. 효성티앤씨, 효성첨단소재 등 섬유 계열사를 중심으로 친환경 소재 개발·보급에 주력하고 있으며, 효성화학, 효성중공업 등 에너지 계열사들은 자원 선순환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효성의 전 계열사 임직원들이 참여하는 일상 속 친환경 캠페인도 갈수록 탄력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해양생태계 보존 활동에도 뛰어들었다. 조 회장이 과감한 친환경 행보를 펼치는 이유는 뭘까. (CNB=도기천 기자)


 


“탄소섬유로 만든 기타를 연주해보니 생각보다 가볍더라고요. 디자인도 나무로는 만들어내기 불가능했던 것들이 나올 수 있겠더라고요.”

록 그룹 레이지본의 기타리스트 임준규씨가 효성그룹의 탄소중립 캠페인 ‘Make Your Color’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임씨가 말한 이 기타는 효성첨단소재(주)의 기술력으로 만들어졌다. 효성은 이 캠페인의 일환으로 지난 6일 홍대 상상마당에서 탄소섬유로 만든 기타와 드럼스틱을 뮤지션들이 연주하는 콘서트를 열었다.

조현준 효성 회장은 6년전 취임 때부터 “ESG 경영은 효성이 글로벌 시장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할 전제조건”이라며 친환경과 사회적 가치 경영을 강조해왔다.

효성은 특히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중에서도 ‘E(환경)’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효성의 태생과 무관치 않다. 효성의 모태는 1966년 설립된 동양나이론주식회사다. 1970년 한일나이론을 인수하고 1973년에는 동양폴리에스터 및 동양염공을 세워 국내 최대 섬유기업으로 성장했다. 오늘날에도 섬유·에너지 분야가 그룹의 주축을 이룬다.

 

록 그룹 레이지본의 드러머 김석년씨가 효성그룹의 탄소중립 캠페인 영상에 출연해 효성의 탄소섬유 드럼스틱을 사용해본 소감을 밝히고 있다. (효성그룹 유튜브 캡처)

 


“ESG가 경쟁력” 친환경으로 시장 선점



효성의 친환경 경영은 이런 배경에서 탄생했다. 과거 산업화 시대에 효성이 진 빚(제조·생산 과정에서의 환경오염)을 오늘날의 효성이 탄소중립으로 갚자는 부채의식과 ‘글로벌 에너지 기업 효성’으로서 지속가능 미래에 대한 사명감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 그래서 최근 몇 년 새 급격히 부상한 글로벌 트렌드인 ESG경영과 가장 밀접한 기업이 된 것이다.

우선, 효성은 미래 소재의 핵심으로 꼽히는 ‘탄소섬유’에 주력하고 있다. 탄소섬유는 강철의 10배 강도를 자랑하면서도 무게는 4분의 1에 불과하다. 수소 등 고압이 필요한 용기는 강철 대신 탄소섬유로 만들면 부피가 크게 줄어들며, 내부식성과 전도성, 내열성이 훨씬 뛰어나 수소차의 연료탱크를 제조하는 핵심소재로도 사용된다. 자동차 소재에 접목하면 연비가 좋아져 배기가스를 줄일 수 있다. 이런 장점들 때문에 대부분의 친환경 사업에 접목 가능하다.

효성첨단소재는 자체기술로 개발한 탄소섬유를 항공기, 자동차, 에너지, 건축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하고 있다. 오는 2028년까지 약 1조원을 투자해 전주 탄소섬유 공장을 연산 2만4000톤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2차 증설을 완료했으며 오는 4월까지 3차 증설을 진행한다.

 

효성은 섬유 계열사를 중심으로 리사이클 섬유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생산시설을 방문해 친환경 섬유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효성 제공)

효성티앤씨는 2008년부터 페트병을 재활용해 개발한 폴리에스터 원사 ‘리젠(regen)’을 활용해 친환경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효성티앤씨는 서울시, 제주시 등 지자체에서 수거한 페트병을 ‘리젠서울’, ‘리젠제주’, ‘리젠오션’ 등의 섬유로 재활용해 자원 선순환 시스템을 구축하는 ‘리젠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리사이클 섬유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세계 최초로 옥수수에서 추출한 원료를 가공해 만든 바이오 스판덱스인 ‘크레오라 바이오베이스드(creora® bio-based)’를 상용화하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또 다양한 패션 브랜드들과 리젠으로 만든 친환경 제품을 콜라보(협업)해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한마디로 국내 최초의 ‘친환경 패션시장’ 시대를 연 것이다.

이밖에 효성중공업은 세계적 가스·엔지니어링 기업인 린데그룹과 함께 울산에 2023년까지 연산 1만 3000톤 규모의 세계 최대 액화수소 공장 설립을 진행 중이다.
 


인류 미래인 바다 살리기 앞장



특히 최근들어 효성그룹은 조 회장의 지휘하에 해양 분야에서 미래를 개척하고 있다. 리사이클(재생)과 미래 에너지 개발의 시작점을 바다에서 찾고 있는 것.

대표적인 사례가 바다에서 수거된 폐어망을 옷의 기초 재료로 활용하는 작업이다. 효성티앤씨 울산공장은 지난달부터 나일론 리사이클 섬유를 생산하기 위한 해중합 설비를 본격 가동하고 있다. 연산 3600톤의 생산 능력을 갖춘 해중합 설비로 바다에서 수거된 폐어망을 화학적으로 분해해 나일론의 원료인 카프로락탐을 제조하고 있다. 효성 측은 “이번 투자가 폴리에스터 리사이클 섬유뿐 아니라 나일론 섬유 시장에서도 글로벌 친환경 트렌드를 리드해 나가자는 조 회장의 주문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조 회장은 바닷바람을 활용해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효성은 중장기적으로 1조원을 투자해 전남 해상의 풍력 발전으로 만들어진 전기로 물을 분해(수전해)하는 방식으로 청정 그린수소를 최대 연산 20만톤까지 생산할 계획이다.

 

효성은 한국수산자원공단, 거제시와 함께 바다 천연 보고(寶庫)인 잘피숲 보전에 나섰다. 경남 거제 바닷속의 잘피숲 모습. (효성 제공)

이런 큰 그림이 완성되기 위해서는 바다가 온전해야 한다. 그래서 조 회장은 해양생태계 보존에도 관심이 많다. 대표적인 사례가 잘피숲 살리기 캠페인이다. 효성그룹 지주사인 ㈜효성을 비롯, 효성티앤씨, 효성중공업 등 3개사는 지난달부터 한국수산자원공단, 거제시와 함께 바다 천연 보고(寶庫)인 잘피숲 보전에 나섰다.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을 출연해 잘피 분포 현황과 서식 환경 모니터링, 잘피 이식, 폐어구 수거 활동 등을 지원키로 한 것.

잘피는 해양생태계법에 의해 지정된 해양보호생물로, 해양생태계의 탄소 흡수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수산자원공단이 2009년부터 경남 거제시 다대·다포리 해역에 잘피숲을 조성해 거제시가 관리해오고 있다.

앞서 효성첨단소재와 효성화학도 각각 전북 전주에 2급 멸종위기 야생식물인 전주물꼬리풀을 식재 및 보전하는 사업, 청주동물원과 함께 국가보호종인 동물들의 행동풍부화 활동을 실시한 바 있다.
 


페트병 모아오면 ‘재생 가방’ 선물



한편 조 회장은 ‘생활 속 탄소중립 실천’에도 적극적이다. CEO 회의 등 기회 있을 때마다 “페트병을 재활용한 리젠의 사례처럼 생활 속에서 환경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효성은 지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매년 대학생을 대상으로 지구온난화 등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아이디어 공모전을 개최했다. 환경문제에 대한 젊은 인재들의 관심을 높이고 젊은 세대와 소통을 늘리기 위해서다.

효성티앤씨 마포∙반포 본사 임직원들은 2021년 5월부터 ‘사무실 개인컵 사용’ 캠페인을 진행해오고 있다. 탕비실 등에 비치된 종이컵을 비롯한 일회용품을 없애고, 임직원들에게 개인용 텀블러 구입비를 지급했다.

 

효성그룹은 생활 속에서 탄소배출을 줄이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개발해 공유하고 있다. 효성 직원들이 페트병을 수거해오면 ‘페트병으로 만든 가방(리젠 섬유 제품)’을 선물로 주는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효성 제공)

최근에는 ‘페트병 수거’ 캠페인도 실시하고 있다. 임직원들이 다 쓴 페트병을 모으면, 효성티앤씨의 리사이클 섬유 ‘리젠’으로 만든 가방 등으로 돌려주고 있다.

또 지난달에는 농촌지역 친환경 캠페인의 일환으로 ㈜효성, 효성티앤씨, 효성중공업,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 5개사가 효성 창업주 조홍제 회장 생가가 있는 경남 함안군 군북면에 자체 친환경 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후원했다. 효성티앤씨는 리젠으로 만든 티셔츠를, 효성첨단소재는 탄소섬유로 제작한 농산물 건조기를, 효성화학은 친환경 소재 폴리케톤으로 제작한 식판을, 효성중공업은 태양광 발전 설비를 각각 후원했다.

이런 다양한 친환경 활동의 결과, 효성은 각종 ESG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효성티앤씨는 2021년에 이어 2022년도 한국ESG기준원(KCGS) 평가에서 종합 ‘A’ 등급을 받았다. 또 모건스탠리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ESG 평가에서는 2021년 ‘BB’보다 한단계 상승한 ‘BBB’를 획득했다.

조 회장은 “친환경 경영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넘어 생존을 위한 필수 요소”라며 “생태계 보전 활동에 적극 동참하는 것은 물론, 생태계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친환경 제조 환경을 구축함으로써 글로벌 시장을 이끌어나갈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CNB=도기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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