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자신을 겨냥한 검찰의 수사망이 좁혀져 오는 가운데, 오는 1월 2일 양산 사저를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날 것으로 알려져 두 사람이 나눌 대화 내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민주당에 따르면 이 대표는 당 최고위원단과 함께 내달 2일 부산·울산·경남 경청투어를 하면서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 전 대통령을 예방한 뒤, 김해 봉하마을도 방문해 고 노무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도 만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당 안팎에서는 앞서 이 대표가 지난 8월 29일 최고위원들과 함께 문 전 대통령이 거주하고 있는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환담한 데 이어 불과 4개월 만에 문 전 대통령을 만나는 것은 ‘사법 리스크’가 본격화한 상황과 맞물려 당내 결속을 도모하기 위한 행보라는 얘기가 나온다.
이와 관련 친명계 한 수도권 의원은 26일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이재명 대표가 새해 벽두에 문 전 대통령을 찾아 가는 것은 검찰 수사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기 위한 것이라기보다 연초마다 인사드리러 가는 일정 차원에서 계획한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의 평산마을 방문은 사법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당 내 친문(친문재인)계를 중심으로 ‘이재명 자진사퇴 및 비대위 구성’ 주장까지 나오자 단일대오를 위한 화학적 결합을 유도하려는 움직임과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이에 호남권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윤석열 검찰이 사실상 문 전 대통령과 이 대표를 동시에 겨누고 있는 것 아니고 있는 상황에서 사실상 두사람이 공동운명체라고 할 수 있다”면서 “전해 듣기로 문 전 대통령도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 대표는 최근 “검찰이 서해 피격 사건이나 월성 원전 등 전 정부를 겨냥한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전방위적 야당 파괴 공작”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는 검찰의 칼날이 자신 뿐 아니라 문 전 대통령을 향해서도 속도를 내고 있기에 친명계와 친문계가 공동전선을 형성해야 한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이런 가운데 최근 통상 당 대표의 측근이 맡아오던 민주연구원 새 원장에 친문계 대표적 인물인 정태호 의원이 임명된 것과 관련해서도 계파 구분 없이 ‘단일대오’로 맞서기 위한 통합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