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어망이 삼성전자 갤럭시 부품으로
폐플라스틱은 LG전자 제품 외관으로
버려지는 것은 없다…재생 의미 커져
가전 시장의 변화는 급격하다. 높아지는 소비자의 요구를 빠르게 반영한다. 촘촘한 주기로 쏟아져 나오는 신제품들이 이를 증명한다. 올해도 가전 시장에는 기발함과 신기술을 두른 제품들이 대거 등장했다. CNB뉴스가 2022년 세상의 빛을 본 신제품을 중심으로 올해의 가전트렌드를 살펴본다. <편집자주>
[관련기사]
① ‘겹대목’에 판 커진 ‘초대형TV 시장’
② “돌리고 구부리고”…변신하는 삼성·LG 게이밍 모니터
다시 쓴다. 완전히 버려지는 것은 없다.
올해 두드러진 가전트렌드 중 하나는 재활용이다. 버려진 가전기기를 다시 쓰고 바다에서 건진 쓰레기마저 기기 제조에 활용한다. 폐품이 재활용을 거쳐 신제품의 일부가 되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8월 선보인 폴더블폰과 웨어러블 신제품 모두에 재활용 소재가 적용된 부품을 넣었다. 특히 많이 재생해서 쓴 것이 있는데, 바로 폐어망이다.
‘갤럭시 Z 폴드4’의 사이드 키 브라켓·디스플레이 커넥터 커버, ‘갤럭시 Z 플립4’의 볼륨키 브라켓, ‘갤럭시 버즈2 프로’의 배터리 장착부 브라켓·크래들 PCB 장착부 브라켓·내장기구 강성 보강 브라켓 등에 폐어망을 재활용해 만든 소재를 적용했다.
시동은 연초부터 걸었다. 2월 출시한 ‘갤럭시 S22’ 시리즈를 비롯해 ‘갤럭시 북2 프로’ 시리즈, ‘갤럭시 탭 S8’ 시리즈 등에 폐어망 재활용 소재를 처음으로 썼다. 이후에 적용 범위를 계속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측은 “이를 통해 올 한해에만 바다에 버려진 폐어망 약 50톤을 수거해 재활용함으로써 해양 플라스틱이 초래하는 바다생태계에 대한 위협을 줄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폐어망을 재활용해 환경을 개선한 공로로 최근 '2022 SEAL(Sustainability, Environmental Achievement and Leadership) 비즈니스 지속가능 어워드'를 수상하기도 했다. SEAL은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환경 단체(NGO)로, 2017년부터 지속 가능한 미래와 환경 발전을 주도하는 우수기업을 선정해 시상하고 있다.
LG전자가 주목한 것은 플라스틱이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목표를 세웠다. 오는 2030년까지, 누적 60만 톤에 달하는 재활용 플라스틱의 사용이다.
이미 지난해 2.7만 톤의 재활용 플라스틱 사용 실적을 거둔 가운데 적용 제품을 늘리고 있다.
LG전자는 이달 초 출시한 테이블형 공기청정기 ‘퓨리케어 에어로퍼니처’의 외관 재질을 폐전자기기에서 추출해 만든 재생 플라스틱으로 제작했다.
지난 9월 식물생활가전 ‘LG 틔운 미니’를 선보이면서는 LED 조명부의 투명 커버 등 일부 부품을 제외한 제품 외관에 재활용 플라스틱을 사용했다.
이와 함께 냉장고, 스타일러, 식기세척기 등의 외관에도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해 만든 소재를 사용 중이다.
TV도 예외는 아니다. LG전자는 지난해 LG QNED TV를 포함한 일부 LCD 모델에 재활용 플라스틱을 적용했는데, 올해는 올레드 TV까지 확대했다. LG 사운드 바 모든 제품의 본체에도 재활용 플라스틱을 적용하고 있다.
출발점은 ‘재생의 씨앗’을 모으는 일
재활용의 출발점은 수거다. 양사는 수명 다한 제품과 그의 부품을 다시 모아 재생이란 싹을 틔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재활용의 씨앗을 담는 수거함을 국내외 여러 곳에 설치했다.
국내 180여개 삼성전자 서비스센터와 170여개 삼성 디지털프라자에 ‘소형 폐가전 수거함’을, 미국, 브라질, 스페인 등 전 세계 34개국 서비스센터에는 ‘모바일 폐제품 수거함'(Eco Box)을 설치하고 폐핸드폰을 받고 있다.
수거함은 어디서든 보게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2030년까지 자사 제품이 판매되는 180여 개국 전체에 ‘모바일 폐제품 수거함’을 확대 구축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지난 10월 말까지 한국환경산업기술원과 함께 ‘배터리턴’이란 이름의 캠페인을 벌였다.
프리미엄 무선청소기 코드제로 A9과 A9S에 사용한 폐배터리를 반납하면 새 배터리를 구입할 때 1만 원의 할인 혜택을 주는 식으로 고객 참여를 유도했다.
앞서 지난 5월에는 두 달 간 무선청소기와 로봇청소기의 폐배터리를 회수하는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다.
LG전자 H&A사업본부장 류재철 부사장은 “미래세대를 위한 더 나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재활용 가능한 폐가전, 부품 등을 적극 회수하고 재활용 플라스틱 사용을 지속적으로 늘려가겠다”고 말했다.
(CNB뉴스=선명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