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박지원 전 국정원장의 복당을 찬성했지만, 정청래 최고위원이 당 분열 등을 우려하며 강력하게 반대해 복당이 미뤄진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민주당은 과거 분당 등의 이유로 탈당한 사람들의 복당을 일괄적으로 허용한 바 있다.
하지만 박 전 원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국정원장 신분이었기 때문에 정치적 중립 등의 이유로 복당 신청을 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지난달 복당을 신청해 최근 당원자격심사위원회의 심사를 통과했지만 지난 16일 열린 최고위에서 최종적으로 복당이 미뤄졌다.
이날 회의에서 “박 전 원장은 야권의 ‘빅 마우스’로 통하고 있는 가운데 이재명 대표를 포함한 야당 탄압이 노골화하고 있는 만큼 대여 공세 화력을 위해 필요한 자원으로 모두가 뭉쳐야 한다”는 목소리와 “들어올 경우 당 분란을 키울 수 있다”는 반박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 최고위원이 “박 전 원장은 2015년 말 탈당한 뒤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당을 창당하는 등 분당의 책임이 있다”며 “당 분란을 가져올 수 있는 리스크를 안고 있다”고 강력하게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원장은 지난 2016년 1월 총선을 앞두고 당내 주류였던 친문(친문재인)계와 갈등을 빚다가 탈당한 뒤 안철수 의원과 함께 국민의당을 창당, 전남 목포에서 4선 국회의원에 당선됐으나 2년 뒤 당내 노선 차이로 국민의당에서도 탈당해 안 의원과도 결별했다.
그러다가 2020년 7월 문재인 전 대통령으로부터 국가정보원장에 임명돼 문재인 정부 마지막 국정원장을 지냈다.
정 최고위원은 18일 박 전 원장의 복당에 반대하는 이유 5가지를 꼽으면서 공개적으로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자신의 SNS에 “요즘 박 전 원장이 이 대표를 극찬하고 쉴드치기에 한창이다. 나는 그의 이런 오버가 더 수상하다. 복당을 위한 술수가 아닐까 의심한다”면서 “일단 복당을 하고 이 대표 체제를 흔들지 않을 것이란 확신이 없다. 오히려 그 반대다. 불길하다. 뜬금없이 ‘이재명 공천권을 내려놓아라’며 분당론을 말하는 자들과 꿍짝꿍짝 하지 않을까 의심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 최고위원은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며 “박 전 원장은 문재인 당대표 시절 문대표를 흔들고 분당사태를 일으켜 실체도 없는 ‘문재인의 호남 홀대론’을 선동하여 민주당에 심대한 타격을 입힌 인물”이라고 지난 19대 대선 당시 국민의당 대표로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문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이어간 점도 꼬집었다.
그리고 정 최고위원은 “당시 대선 때 아침마다 ‘문모닝’을 외치며 민주당을 공격했던 인물”이라며 “또 그러지 말라는 법이라도 있는가. 한 번 탈당한 사람은 또 탈당할 수 있고 한 번 배신한 사람은 또 배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 최고위원은 “문 전 대통령이 국정원장 시켰으니 면죄부를 준 것이고, 대선 때 다 받아들였으니 박 전 원장도 받아들이자는 주장에 반대한다”면서 “윤석열, 최재형도 문 전 대통령이 임명한 인물들이다. 또 탈당자들을 다 받아들인 것도 아니다. 각 지역위원회마다 악질 해당행위 탈당자는 여전히 복당을 불허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외에도 정 최고의원은 “당헌당규 정신의 위배한 박 전 원장은 경선불복 탈당보다 더 악질적인 분당사태의 핵심 인물”이라며 “경선불복 탈당자도 10년간 복당불허인데 분당사태 탈당의 핵심 인물은 20년 쯤 복당 불허 해야 된다”고 거듭 주장했다.
정 최고위원은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굳이 복당을 하겠다면 적어도 다음의 조치는 있어야 하지 않겠냐”면서 “분당 사태와 대선 때 ‘문모닝’을 외치며 문 전 대통령을 공격했던 것에 대한 진지한 공개 반성문과 사과문 다시는 분열의 씨앗이 되지 않겠다는 다짐을 비롯해 이 대표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 정권을 탈환하자는 입장을 공개 천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