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주기자 | 2022.12.15 11:46:45
지방교육자치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하윤수 부산시교육감의 첫 공판 기일이 내년 1월 6일로 예정됐다. 검찰과 하 교육감 변호인의 치열한 법적 공방이 예상되는 가운데, 검찰 공소장에 하 교육감의 혐의를 입증할 결정적 증거가 담기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입수한 검찰 공소장을 보면, 검찰 측은 '포럼 교육의힘을 선거용 사조직으로 활용해 사전선거운동을 벌였다'는 기존의 주장만 되풀이하며 포럼 구성원과 활동 내용 등 전반적 개요만을 기재했을 뿐, 혐의를 입증할 객관적 증거나 새로운 사실들은 찾아볼 수 없다.
검찰은 포럼이 하 교육감을 위한 선거운동을 벌였다고 적시하며 그 근거로 유튜브와 SNS를 활용한 홍보, 오프라인 행사, 포럼 구성원들의 단체채팅방 개설 등을 들었다.
이에 포럼 관계자는 "홍보물은 부산 교육 발전을 위한 연구와 활동 내용을 홍보하기 위함일 뿐 하 교육감의 인지도나 지지도를 높이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며 "하 교육감은 한국교총 회장을 연임하며 교육전문가다. 포럼 활동의 전문성과 신뢰도 제고를 위해 하 교육감이 전면에 선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반박했다.
포럼은 활동과 관련해 매번 선거관리위원회에 질의해 그 지시에 따랐다고 지속적으로 강조했다. 또한, 포럼이 교육 현안을 다루며 활동한 실질적 증거들도 제출했다.
공소장에는 포럼 구성원들이 단체채팅방을 개설했다는 점만 기재됐을 뿐, 하 교육감의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구체적 대화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
더불어 검찰이 또 하나 지적하는 문제는 교육감 출마예정자들의 단일화 추진과정에서의 사전선거운동이다.
지난해 6월 하 교육감을 포함한 중도·보수 성향 교육감 출마예정자 6명은 단일화 추진에 중지를 모았고, 정당추천이 없는 교육감 선거 특성상 헌법기관인 부산선관위의 위탁선거로 단일화를 결정했다.
검찰은 지방교육자치법상 관련 당내경선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단일화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제8회 교육감 선거는 물론 7회, 6회, 5회 교육감 선거 때도 진보·보수진영의 단일화는 관례적으로 이뤄져왔다.
당시 단일화 추진위의 한 관계자는 "부산선관위의 지도하에 진행된 단일화 과정이 '위법'이라 할 수 있나"라며 "헌법기관과 수사기관의 해석이 상반된다면 후보자들은 혼란을 겪게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검찰의 주장대로라면 교육감 선거뿐만 아니라, 국내 선거 문화와 정치지형에 큰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며 "여론이 납득 할만한 객관적 증거나 새로운 사실을 밝혀내지 못하고 일방적 주장만으로 몰아붙인다면, 부산지검은 무리한 수사를 진행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