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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CEO] 디지털과 ESG의 결합…‘소통 전도사’ 권준학 NH농협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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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도기천기자 |  2022.11.29 09:42:57

디지털 전문가 권 행장, 숱한 ‘최초’ 기록
ESG경영에 메타버스 접목해 신선한 충격
‘소통 리더십’ 무기로 역대급 실적 이어가

 

권준학 NH농협은행장은 소통, 디지털, ESG를 3대 경영 키워드로 삼고 있다. (사진=농협은행)  

디지털 전문가, 소통 전도사로 불리는 권준학 NH농협은행장이 ‘혁신’과 ‘고객 우선’을 기치로 내걸고 침체된 한국 농업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특히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디지털을 결합한 새로운 사회공헌모델을 제시하는 등 미래형 가치경영의 지평을 넓히는 중이다. 그의 도전의 끝은 어디일까? (CNB=도기천 기자)




권준학 농협은행장은 코로나19가 극성을 부리던 지난해 1월 취임해 다음달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다.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 불확실성 속에서도 사상 최대 실적 달성과 디지털 금융 혁신, 사업 모델 다변화를 통해 농협은행을 한층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권 행장 취임 첫해인 지난해 농협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조5556억원으로 전년 대비 13.5% 증가했다. 기존 역대 최대 실적이었던 2019년(1조5171억원) 기록을 2년 만에 갈아치운 것이다.

올해 성장세는 더 가파르다. 지난 3분기까지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 4599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8%(2224억원) 증가했다. 특히 은행의 건전성을 평가하는 지표 중 하나인 대손충당금적립률은 314.5%로 주요은행 중 처음으로 300%를 넘겼다.

 

서울 서대문 NH농협은행 사옥 전경. (사진=농협은행)

권 행장의 성공경영 비결은 ‘소통’과 ‘디지털’로 요약된다.

1989년 농협에 입사한 권 행장은 농협은행 퇴직연금부장과 개인고객부장, 경기영업본부 본부장, 농협중앙회 기획조정본부 본부장 등 일선 영업현장과 기획·마케팅부서를 두루 거치며 소통 리더십을 축적했다. 경기영업본부장 재임 시절에는 영업점 현장경영을 무려 200회 이상 실시했다.

개인고객부장 때는 ‘정(情) 마케팅’을 통해 고객과의 접점을 늘렸다. 본인이 주도해 ‘농협금융 통합우수고객제도’를 도입했으며, ‘지역 청소년금융교육센터’를 확대했다.

행장이 된 뒤에도 현장과의 소통에 집중해왔다. 취임식을 대신해 충남 아산시에 위치한 청년 스마트팜 농가 ‘팜엔조이 농장’을 방문해 현장 목소리를 들었으며, 이후 틈나는대로 농촌 현장을 드나들고 있다. 가장 최근인 지난 18일에는 농협은행 이사들과 함께 경북 경주시 통합미곡종합처리장(통합RPC)을 방문해 쌀값 하락 등 농민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한 뒤, 경주시종합사회복지관을 찾아 소외계층 나눔 행사에 참여했다.

또 매주 한차례 농협금융의 디지털 메카로 불리는 NH디지털혁신캠퍼스로 출근해 직원들과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있다.

농협은행 구성원들은 권 행장의 이런 현장 리더십이 은행의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업무 효율화, 실적 향상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권준학 농협은행장은 수시로 농촌 현장을 방문해 농민들과 소통하고 있다. 지난 18일 경주시 종합사회복지관에 열린 우리농산물 나눔 행사에 참여한 권 행장(오른쪽에서 3번째)과 농협은행 관계자들. (사진=농협은행)  
 

‘소통·디지털·ESG’ 3대 키워드



권 행장이 가진 또다른 무기는 ‘디지털’이다.

권 행장은 직접 강사가 되어 농협금융 IT실무자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진행할 정도로 ‘디지털 전문가’로 통한다. 퇴직연금부장 시절에는 빅데이터 기반의 퇴직연금 전용 로보어드바이저 ‘NH로보-프로’를 개발해 자산관리(WM) 서비스의 변환점을 마련하기도 했다.

권 행장은 ‘고객 중심의 디지털 금융 선도은행’을 경영 키워드로 내걸고 디지털 혁신을 추진해 왔다.
지난해 8월 통합결제플랫폼인 ‘NH 페이(Pay)’를 탄생시켰으며, 하반기에는 은행권 최초로 마이데이터 서비스 기능 적합성 심사를 통과해 ‘NH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선보였는데, 출시 7개월 만에 고객 100만명을 확보하는 성과를 냈다.

지난 6월에는 대표 앱인 ‘NH올원뱅크’를 NH농협금융 계열사들의 핵심 서비스와 연계한 종합금융 플랫폼으로 전면 개편했다. 은행뿐 아니라 보험·증권 등 금융 서비스를 하나의 앱에서 이용토록 한것. NH올원뱅크 고객 수는 2019년말 421만명에서 현재 900만명을 넘기며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지난 22일에는 은행권 최초로 디지털 기반의 자동응답시스템(ARS) 상담인 ‘디지털 ARS’를 오픈해 눈길을 모았다. 디지털 ARS는 콜센터 전화상담 시 별도의 회원 가입이나 앱 설치 없이 모바일 웹을 통해 거래가 가능한 서비스다. 스마트폰 이용 고객이 농협은행 대표번호에 발신하면 간편한 본인인증으로 사고 신고, 조회, 제신고 등의 업무를 고객 스스로 화면을 보면서 진행할 수 있다.

농협은행은 조만간 올원뱅크에 다양한 생활금융서비스를 접목한 차세대 플랫폼을 내놓을 계획이다. 다음달 내부직원과 고객패널 등을 대상으로 한 비공개 테스트(CBT)를 진행하고 이르면 내년 1분기에 차세대 시스템을 오픈한다.

 

독도버스(메타버스) 내 ‘NH농협은행 독도지점’. (사진=농협은행)  
 

가상공간에 ESG 실현…‘독도버스’가 말하는 것은?



권 행장은 ESG경영에도 디지털을 접목하고 있다. 첨단 기술을 활용한 사회적 책임경영으로 경쟁력과 사회공헌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자는 전략이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 8월 광복절에 문을 연 ‘독도버스’다.

독도버스는 가상공간에 구현한 독도에서 아바타를 생성해 생활하는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독도버스 유일 금융기관인 ‘NH농협은행 독도지점’에서는 NH올원뱅크 이벤트 참여 및 세금과 부동산에 대한 최신 정보를 담은 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 또 낚시 미니게임, 독도의 명소 둘레길 방문, 뛰면서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 금융상식 퀴즈 등 재미 요소를 담았다.

특히 농협은행은 독도버스를 통해 소외계층 아동들에게 새로운 체험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농협은행 전남영업부는 지난 4일 전남 내 4개 지역아동센타 아동 80여명을 대상으로 독도버스(메타버스) 체험과 양파빵 시식 등 나눔 행사를 가졌다. 아이들은 독도버스의 가상공간에서 독도 이곳저곳을 탐험하며 폐지·공병 줍기 등 환경보호 활동을 펼치며 우리 땅 독도와 자연의 소중함을 새겼다. 아울러 전남지역 농산물로 만든 양파빵 시식과 전남 쌀 나눔을 통해 농업의 소중함도 깨달았다.

권 행장은 독도버스 오픈 행사에서 “민족은행으로서 독도의 가치를 되새기고 차별화된 고객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독도버스를 준비했다”며 “앞으로도 흥미로운 디지털 경험을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SG의 한 축인 G(Governance·지배구조) 분야에도 첨단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최근 인공지능(AI) 기술 역량을 갖춘 기업과 공동으로 법률과 AI를 연계한 종합적인 컨설팅을 진행하는 등 국내 은행권 최초로 ‘AI 거버넌스’ 구축을 추진 중이다. AI 거버넌스 계획에는 ▲AI 윤리원칙 제정 ▲AI 내부 정책 수립 ▲AI 활용 진단 및 평가 ▲금융위원회 ‘금융 분야 AI 가이드라인’에 기반한 내규 제정 등이 담겼다.

 

농협은행 전남영업부는 지난 4일 지역아동센타 아동 80여명을 대상으로 독도버스 체험 및 나눔 행사를 가졌다. 독도버스는 ESG경영에 메타버스를 접목한 새로운 사회공헌모델이다. (사진=농협은행)  
 

이성희 중앙회장과 호흡 척척…금융혁신 ‘가속’



권 행장의 이같은 디지털 혁신은 이성희 농협중앙회 회장이 추구하고 있는 ‘스마트 농업 혁신’과도 잘 맞아떨어진다.

이 회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국내 농업이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면 농협의 디지털 전환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신념 하에 2020년 7월 중앙회 차원의 ‘디지털혁신부’를 신설해 범농협 업무자동화를 지원하는 ‘NH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포털’을 보급하는 등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기도 평택 출신인 권 행장은 이 회장과 함께 농협 내 경기도 인맥의 핵심 라인인데다, 두 사람 모두 디지털 혁신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점에서 탄탄한 케미를 보여주고 있다.

ESG와 디지털을 결합한 ‘권준학표 금융혁신’은 지역경제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농협은행은 금융위원회 지역재투자 평가에서 3년 연속 최우수은행으로 선정됐다. 지역재투자 평가는 지역에서 예금을 수취하는 금융회사의 지역경제 성장에 대한 기여도를 평가하는 제도다.

권 행장은 최근 사내 회의에서 “고객·현장 중심, 디지털 전환, ESG는 농협은행의 3대 경영방침”이라며 “우리의 근원적 부문을 혁신해 농협은행을 고객 중심의 디지털 선도은행으로 만들어 나가자”고 주문했다.

(CNB=도기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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