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당 이래 최대 위기를 겪고 있는 정의당이 신임 대표로 지난 2017년 7월부터 2년간 대표직을 수행한 바 있는 이정미 전 대표를 선출함으로써 위기 속 정의당을 구출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정의당은 지난 6‧1지방선거에서 기초단체장을 1석도 얻지 못하는 등 원외 정당보다 ‘초라한 성적표’를 받은 데 이어 사상 초유의 ‘비례대표 의원 총사퇴 권고’ 당원 총투표 등 극심한 내홍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에 정의당은 지난 28일 오후 6시 국회에서 ‘정의당 7기 당 대표 선출선거’를 진행한 결과, 이 대표가 총선거권자 1만7591명 중 유효투표수 8842표 가운데 총 5426표(63.05%)를 얻어 당선됐다.
이로써 지난 2019년 이후 3년여 만에 정의당 수장으로 돌아온 이 대표 앞에는 당장 지난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 참패로 어수선한 당내 수습은 물론 재창당 수준의 혁신 과제가 놓여 있으며, 아울러 윤석열 정부에 대한 대항, 제3세력 규합과 함께 진보정당으로서의 선명성 제시 등 해결해야 할 수많은 과제가 놓여 있다.
이 신임 대표는 당선 수락 연설을 통해 “소외되고 배제된 시민의 희망을 위해, 파탄에 빠진 한국 정치를 위해 2년이란 시간 동안 정의당을 반드시 일으켜 세워야 한다는 절박함으로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 대표는 최우선 과제로 ‘재창당’과 ‘제3세력 규합’을 내세우면서 “제가 하려는 재창당은 거대양당 정치에 실망한 세력을 최대로 규합하는 것”이라며 “수년 동안 흔들리고 어려워졌다. 당원의 마음을 하나로 잘 모아가는 작업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대한민국에는 정의당이란 제3당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국민 목소리가 있다”면서 “어떤 당과의 차별성보다는 정의당이 무엇을 하는 정당인지를 보이는 게 중요하다. 양당의 진영논리를 쫓는 정의당의 모습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 대표는 ‘민생’을 강조하며 “시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겠다”고 다짐하면서 “대한민국 정치는 엄청난 격동기로 서로를 반대하기 위해 자기 진영 결집만 하고 있다. 정치가 삶의 문제 해결엔 최악으로 무능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이 대표는 “윤석열 정부는 제1야당의 당사를 압수 수색했고, 제1야당은 그 도발에 속절 없이 넘어갔다”며 “사상 초유의 반쪽짜리 대통령 시정연설 속 빈축만 있고 민생은 없었다”고 정부·여당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특히 이 대표는 윤석열 정부를 향해 “위기를 핑계 삼아 민생이 없는 정책만 내놓고 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단점만 모은 역대 최악의 정부”라고 규정하면서 “정의당은 윤석열 정부의 퇴행을 막기 위해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다짐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민주당을 향해서는 “지금 국면을 현명하게 대처했으면 한다. (대장동 관련) 특검을 170석의 힘으로 추진한다고 해도 국민의힘이 끝까지 반대할 것은 자명하다”며 “오히려 윤석열 정부의 사정 정국을 특검으로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양곡관리법 개정안처럼 민의를 철저히 받고 민생문제에 복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하기도 했다.
또한 이 대표는 정의당이 중점적으로 추진 중인 노란봉투법 등 과제와 관련해 지난해 ‘중대재해처벌법’ 통과 당시를 회상하며 “노란봉투법도 그렇게 될 것으로 본다. 법 자체는 노동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자신의 권리를 위해서 정당하게 싸우고 노력하는 사람에 대한 보복은 안 된다는 사회적 정의와 관련된 것”이라며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민주당과 큰 틀에서 협치해서 통과시킬 수 있다고 본다” 밝혔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