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거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49재 추모식이 26일 봉정사 대웅전에서 대한불교 조계종 봉정사 주관으로 거행됐다.
1999년 봉정사를 다녀간 여왕과의 특별한 인연으로 봉정사에서는 여왕의 서거 직후부터 봉정사 대웅전 안에 추모공간을 운영해 왔다. 이번 49재를 맞아 여왕의 명복을 빌어주는 추모식을 거행하게 됐다.
이날 추모식에는 권기창 안동시장을 비롯해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큰스님, 콜린 크룩스 주한 영국대사, 김형동 국회의원, 대한불교조계종 16교구 본부 의성 고운사 주지스님과 여러 스님이 참석했다.
추모식은 불교의 기본적인 의식인 삼귀의례를 시작으로 헌다, 헌향, 법어, 헌화 순으로 진행됐다. 특히 콜린 크룩스 영국대사는 불교계의 49재 봉행에 큰 고마움을 전했으며, 여왕 서거로 깊은 슬픔과 상실감에 빠진 영국민을 따뜻하게 위로해 준 한국 국민께도 큰 감사를 표했다.
권기창 안동시장은 “여왕님께서는 영국의 상징이셨고 소프트 파워로 세계인의 사랑과 존경을 받으며 가치있는 삶을 사셨다. 23년 전 방한 중 가장 한국적인 도시 안동을 찾아 안동시민들에게 결코 잊을 수 없는 감동을 선물하셨다”며 “누군가가 기억하고 있다면 죽어도 죽은 것이 아니다. 여왕님, 당신을 영원히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여왕은 1999년 한국을 방문했을 때 봉정사를 찾아 한국 전통 산사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인 극락전을 둘러본 후 삼층석탑 앞 돌탑에 돌멩이 하나를 올린 바 며 방명록에 '조용한 산사 봉정사에서 한국의 봄을 맞다'라는 글귀를 남긴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