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리스크’를 떨쳐낸 국민의힘이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레이스에 돌입했다. 그동안 몸풀기 수준이던 당권 주자들의 행보가 본격화하는 등 당권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현재 구도는 일찌감치 전대 출마 의사를 밝힌 김기현·안철수 의원을 필두로 유승민 전 의원이 장외에서 출사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유력 후보였던 나경원 전 의원은 13일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장관급)에 인선함으로써 일단 제외됐다.
그리고 조경태·윤상현 의원 등 당내 중진 그룹도 기회를 엿보고 있으며, 여기에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의원 등 이른바 ‘원조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관계자)들도 잠재적 후보군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들은 공통으로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기치로 내걸고 2024년 총선 승리를 최대 과제로 내세우고 있지만, 각각의 정치적 스펙트럼은 다양하고 상이하다.
우선 윤 대통령과 관계에 있어 정 비대위원장과 권 의원 등 ‘윤핵관’ 그룹은 물론이고 김기현·안철수·윤상현 의원 등도 ‘친윤’(친윤석열)을 표방하고 있는 반면, 유 전 의원의 경우는 윤 대통령을 향한 쓴소리를 아끼지 않고 있고, 조 의원 등도 비윤(비윤석열) 색채를 드러내고 있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영남권 한 중진의원은 13일 CNB뉴스에 “최근 여론조사에서 보수 텃밭인 TK(대구·경북) 민심이 유승민 전 의원에게 쏠리는 것은 친윤계와 비윤계의 격돌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며 “특히 친윤계는 가처분 사태에서 이준석 전 대표를 연일 비판했으나 비윤계는 이 전 대표를 두둔하면서 당의 대응을 문제 삼는 등 입장차를 드러냈다. 따라서 전대 과정에서도 이들이 서로 확연한 차이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벌써부터 주자들 간 신경전이 펼쳐지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 10일 자신의 SNS에 “차기 당 대표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2024년 총선을 자신의 대권가도를 위한 발판으로 삼으려 해서는 안 된다. 대선 가도에 유리한 당내 상황을 인위적으로 조성하기 위해 불공정하고 무리한 조치를 할 가능성 때문에 당내 통합에 지장을 초래하기 때문”이라며 유력한 대권주자 안 의원은 물론 유 전 의원까지 겨냥하기도 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