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주기자 | 2022.09.23 17:58:02
"성매매가 사라진 부산 만듭시다. 성평등 세상을 위해 노력합시다. 건강한 성문화를 지킵시다."
지난 22일 오후 5시 부산 광안리해변테마거리에서 들리는 목소리다. 부산여성지원센터 꿈아리가 3년 만에 개최된 제8회 성매매추방주간(9월 19~25일) 기념식 및 거리 캠페인을 개최했다.
성매매추방주간은 2014년 성매매방지법이 개정되면서 2015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행사다. 성매매 및 성매매 목적의 인신매매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높이고 해당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목적으로 매년 다양한 행사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에는 부산시, 꿈아리, 부산여성의집, 부산여성폭력피해자 상담소 시설협의회, 여성긴급전화 1366부산센터, 부산해바라기센터, 부산시성매매피해아동·청소년지원센터(드림스텝) 등 지역 여성지원 기관들이 참여해 체험부스를 운영했다.
기념식에는 송숙희 부산시 여성특별보좌관을 비롯해 꿈아리 김향숙 소장 등이 참석해 성매매추방결의 공동선언문을 낭독하고, 거리를 걸으며 홍보 캠페인을 진행했다.
성매매 집결지는 전국적으로 폐쇄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부산에서도 해운대 609, 범전동 300번지 등은 사라졌다. 경남도에서는 도내 유일 성매매 집결지였던 창원 서성동 성매매 집결지가 폐쇄 수순을 밟고 있다.
다만, 디지털성범죄, 유흥업소, 오피스텔 등 다양한 수법으로 성매매는 계속되고 있다. 부산 서구 완월동도 여전히 암암리에 운영되고 있다.
이에 성매매처벌법 개정을 요구하는 시민단체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19일 성매매처벌법개정연대는 전국 행진 '부산행동의 날'을 열었다. 51개 여성 단체는 "성매매여성은 '위계·위력에 의한 성매매 강요'를 입증하지 못하면 피해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성매매 행위자'로 처벌된다. 알선업자와 매수자들이 여성을 통제하고 착취하는 수단으로 악용할 수 있기 때문에 성매매여성처벌조항이 반드시 삭제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산에서는 성매매피해여성을 지원하기 위해 성매매피해상담소 2개소, 일반지원시설 3개소, 청소년지원시설 2개소, 자활지원센터 1개소, 성매매피해 아동·청소년 지원센터 1개소가 자리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꿈아리는 현장방문상담, 전화상담, 온라인상담들을 통해 피해자를 만나고, 법률 및 의료지원, 직업훈련 및 취업지원, 관련시설 연계, 디지털성범죄 대응 사이버감시단 운영 등을 통해 탈성매매를 지원하는 기관이다.
대부분 현장 방문을 통한 피해여성 지원이 잦다. 동래구 유흥업소와 집결지 등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실태조사를 벌이고 있다. 여성긴급전화 1366, 법률구조공단 등 타 기관과의 연계를 통해 피해여성을 지원하는 경우도 다수 있다.
성매매 피해여성의 나이대가 점차 낮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부산성매매피해아동·청소년지원센터(드림스텝)도 분주하다. 드림스텝의 이언주 상담원은 "상담을 진행해보면 50% 이상이 아동학대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이라며 "청소년성보호법이 개정되면서 이제 아이들은 피해자로 규정됐다. 여전히 아이들이 내놓고 말을 못하고 있어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
도움이 필요한 폭력피해여성들도 많다. 올해에는 '중장년폭력피해여성들을 위한 노인돌봄사업' 시행을 통해 폭력피해여성들에게 노인 돌봄 준전문가 과정 교육을 하도록 하고 독거 노인가정에 파견해 수당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시 차원에서도 폭력피해여성, 성매매피해여성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디지털성범죄 대응 사이버감시단 운영사업도 시에서 지원한다. 또한, '중장년폭력피해여성들을 위한 노인돌봄사업' 시행을 통해 폭력피해여성들에게 노인 돌봄 준전문가 과정 교육을 하도록 하고 독거 노인가정에 파견해 수당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23일 부산 여성폭력방지종합지원센터 '이젠센터' 개소식을 열고 26일부터 운영에 돌입한다. 모든 여성폭력 피해에 대해 365일 24시간 신고·접수 상담부터 피해자 지원·연계까지 원스톱으로 운영된다.
꿈아리 김향숙 소장은 "이번 이젠센터 개소로 많은 지역 피해여성들이 발걸음을 해주길 기대한다"며 "지원기관도 다수 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찾아주길 바란다. 다양한 방법과 연계를 통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