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예천박물관이 정유재란 때 옥중의 이순신을 구명하는 상소를 올려 죽음을 면하게 했던 약포 정탁의 ‘논구이순신차(論救李舜臣箚)’ 초고본을 엮어 놓은 ‘선현유적(先賢遺蹟)’을 국가 보물로 지정 추진한다.
1597년 통제사이순신(1545-1598)이체포돼 고문을 당하자 우의정이었던 약포 정탁(1526∼1605)은 이순신을 구명하기 위해 상소문 ‘논구이순신차’를 임금에게 올린다.
이 기록물은 정탁이 고심해 수정한 흔적이 여러 곳에 발견되며 마지막 장에 ‘만력이십오년삼월(萬曆二十五年三月)’ 이라고 적힌 것으로 봐 초고는 1597년 3월에 작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상소문에는 “이순신의 죄는 사형을 벗어날 수 없을 만큼 극히 엄중한 것이지만, 또 다시 고문을 한다면 산다는 것을 보장하기 어려우니 고문을 감해 목숨을 걸고 공을 세울 수 있도록 하자”는 내용이 담겨 있다.
예천박물관은 오는 10월 전쟁기념관에서 열리는 임진왜란 430주년 기획전에 상소문 초고본을 전시해 일반인들이 관람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김학동 예천군수는 “우리 지역 충신인 약포 정탁 선생이 목숨을 걸고 이순신을 구하고자 했던 것이 지금의 성웅 이순신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며 “이러한 우국충정 정신문화가 있어 예천이 충효의 고장으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예천박물관은 보물 268점을 포함한 총 2만2000여 점 유물을 확보해 국내 공립박물관 중 가장 많은 보물을 소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