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주기자 | 2022.08.10 18:18:21
탄소중립, ESG, RE100 등 글로벌 친환경 트렌드의 영향으로 국내 제조업계에도 '친환경 전환' 이슈가 확산되고 있지만, 부산지역 내 기업 20%만 친환경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상공회의소가 10일 발표한 '부산 제조기업 친환경사업 추진실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친환경 사업을 추진하는 기업들 조차도 사업으로 보기 어려운 환경규제 대응 차원의 소극적 설비투자가 대다수였다.
친환경 사업을 검토 중인 기업도 10.8%에 불과했다. 이는 지역 제조기업 대다수가 친환경 사업에 대한 추진 계획이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지난해 부산상의가 조사한 '부산기업 ESG 경영 인식조사'에서 대다수 기업이 ESG 경영에 대한 인식이 낮다고 나온 것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역 제조기업의 친환경 사업 분야 역시 온실가스 감축(31.2%), 자원순환 및 재활용(28.6%), 환경오염물질 저감(19.5%) 등 설비투자 형태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에 반해 친환경 소재 개발(13.0%), 에너지효율 향상(7.8%) 등과 같은 비즈니스 성격의 사업을 하는 곳은 많지 않았다. 기업 입장에서 친환경 사업은 여전히 기회보다는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친환경 사업을 추진하지 않는 이유로는 69.9%가 기존 주력사업에 집중하기 위해서라고 응답해 대다수 기업들이 친환경 전환을 추진할 실질 여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
특히, 현재의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경제여건 속에서는 지역 기업의 친환경 사업은 당분간 후순위로 밀릴 것으로 분석된다.
친환경 사업 추진에 필요한 정책 선호도에서는 기술개발과 연구개발인력 인건비 지원을 요구하는 기업 비중이 각각 24.0%, 18.8%로 높았다. 그 외 불합리한 규제개선(15.6%), 시설자금 지원(15.6%), 세제 지원(14.3%), 운전자금 지원(11.7%)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부산상의 기업동향분석센터는 "최근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정에서 친환경 전환은 협력사 선정의 중요한 잣대가 되고 있는 만큼 지역기업들도 관련 동향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면서 "현재 규제 일변도의 환경정책은 산업 현장에서 친환경 사업을 확산시키는데 한계가 있으므로, 환경규제 이행을 포함한 친환경 사업 추진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를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