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교육청 입구 앞에 현수막들이 다수 설치돼 있다. 보행자와 운전자의 시야를 가려 교통사고 위험이 우려되고 있다. (사진=이선주 기자)

부산시교육청 입구의 수개월째 지속되는 현수막 난립에 대해 보행자와 차량 운전자의 안전을 위협하고, 미관을 해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8일 찾은 부산시교육청 입구에는 도로를 따라 노조 등이 설치한 30여개의 현수막이 설치돼 있다. 운전을 해서 부산시교육청으로 들어가는 길에는 왼쪽에서 걸어오는 보행자를 보기 쉽지 않았다.

이러한 현수막 난립에 보행자와 운전자의 안전을 위협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5년 내 이 장소에서 교통사고가 1건 발생하기도 했다.

부산시 옥외광고물 등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조례를 살펴보면, 주요 교차로·간선도로변 등으로서 보행자 또는 운전자의 시야 장애의 우려가 있거나 도시경관을 심히 저해할 우려가 있는 곳엔 현수막을 설치할 수 없다고 적시돼 있다.

특히, 이 도로는 인근 한 고등학교 학생들의 등·하교 시간에 통학 안전 위험의 우려도 크다. 김모(50) 씨는 "운전 중 현수막 사이로 학생들이 불쑥 나와 급정거를 한 적이 있다"며 "이 도로가 가파른 길이라 내리막길에 보행자가 튀어나오면 아찔하다. 인명 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현수막을 철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이나 구청은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불법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현수막들은 전교조, 노조 등이 집회·시위 신고를 한 장소에 설치돼 있다. 집회 주체는 최대 30일의 기간을 설정해 관할 경찰서에 신고하고, 기간 종료 시 현수막을 자진 철거해야 한다.

다만, 실제 집회나 시위를 벌이지 않아도 재신고 절차를 밟아 기간을 연장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진구청 관계자는 "집시법에 따라 현수막 철거 신고가 들어오더라도 철거를 강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사고는 언제 발생할 지 모른다"며 "학생들의 통학 안전 등을 위해서는 현수막 위치를 조율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교육 관계자들은 통학 안전을 위해 부산시교육청이 노조들과 소통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승주 남부교육지원청 학교운영위원 협의회장은 "아이들의 통학 안전이 우선이지만, 노조들의 권익 향상도 간과할 수 없다. 부산시교육청이 노조들과 소통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시교육청은 소통공감실 운영을 통해 시민, 노조들과 소통을 이어갈 계획이다. 오는 19일부터 매월 2회 신청을 통해 진행된다.

하윤수 교육감은 "소통은 부산시민의 마음을 여는 열쇠라고 생각한다. 소통공감실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며 "건의사항을 교육시정에 반영해 제2의 수도 부산에 걸맞는 교육도시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