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스터 성지 익선동에 마련한 전시장
‘차량 전시-일상 공간’ 이어지게 꾸며
차에도 감수성 부여하는 트렌드 반영
모이지 말고 움직임도 줄여야 하는 ‘자제의 시대’가 저물어 갑니다. 코로나 엔데믹(풍토병)을 맞는 기대감 때문일까요? 재밌고 새롭고 신선한 곳이 봄 새싹 나듯 생겨나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움츠려서 아직 몸이 덜 풀렸을 수도 있겠습니다. 그래서 CNB가 먼저 가봅니다. 가서 발과 눈과 손과 귀에 담은 모든 것을 전해드립니다. 이번에는 운전 이상의 경험을 제공하는 자동차 전시장에 다녀왔습니다. <편집자주>
요즘 자동차는 순전히 이동 수단만이 아니다. 집(차박)이 되기도 하고 자연 속에서 훌륭한 돗자리(차크닉)가 되기도 한다. 거리두기에 물든 사람들이 차의 용도에 지속적으로 변주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차의 쓰임이 다변화하면서 덩달아 달라지고 있는 게 있다. 제조사들의 홍보 방식이다. 높아진 성능이나 수려해진 디자인을 소개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 차에 특별한 이야기를 부여해 알리기도 한다. 차에도 감수성이 있다는 점을 적극 홍보하는 것이다.
현대자동차가 종로구 익선동에서 운영 중인 ‘팰리세이드 하우스’도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했다. 차량 말고도 볼거리가 많다. 요즘 사람들이 흥미로워 하는 요소들을 결집해 뒷얘기를 불어넣었다. 지난달 24일 크게 세 공간으로 이뤄진 이곳을 돌아보니 하나의 세계관이 완성됐다.
이동수단 넘는 ‘세계관’ 완성
첫째 공간인 ‘갤러리’에는 이번 전시의 주인공인 ‘더 뉴 팰리세이드’가 자리하고 있다. 현대차가 지난 2018년 첫 출시한 이후 처음 선보이는 플래그십(대표) SUV 팰리세이드의 부분변경 모델이다.
나란한 두 대가 방문객을 맞는다. 일반 모델과 최상위 트림인 캘리그래피(이하 캘리)이다. 대체로 비슷해 보이나 설명을 듣고 나면 확연한 차이를 금방 알아챌 수 있다. 팰리세이드 하우스 관계자는 “차별화 요소가 많이 있지만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그릴”이라고 설명했다.
과연 그 차이는 극명하다. 일반 모델은 검정, 캘리는 밝은 크롬을 그릴에 적용됐다. 전자의 매력이 강인함이라면 후자의 인상은 한층 화사하다.
둘의 온도차를 또 가르는 것은 휠이다. 일반 모델은 마름모꼴 패턴이 휘감기듯 배치되어 방패처럼 탄탄해 보이고, 캘리는 빗살 문양이 촘촘히 붙어 있어 더욱 날렵해 보인다. 작지만 큰 둘의 디자인 차이는 전면부와 바퀴에서 확실히 나타난다.
“패밀리카의 정석” “아빠차의 로망”이란 수식어답게 웅대한 크기는 여전하다. 이전 모델과 비교해 전고(1975mm)와 전폭(1975mm)은 같지만 전장은 오히려 15mm가 길어져 4995mm가 됐다.
큰 몸집에 편의사양을 꾹꾹 눌러 담았다.
▲고화질 12.3인치 디스플레이 ▲LED 헤드램프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2열 도어 글라스 이중접합 차음유리를 전 트림에 기본 적용했다.
선택 사양의 폭도 넓혔다. ▲고속도로 주행 보조 2(HDA 2) ▲디지털 키2 터치 ▲전동식 스티어링 휠 ▲2열 통풍시트 ▲후방 주차 충돌방지 보조(PCA-R) ▲1열 릴렉션 컴포트 시트 ▲3열 열선시트 등이다.
소음 차단과 진동 감소에도 공들였다. 흡음재 두께 증대로 실내의 조용한 정도를 높였으며, 충격 흡수 장치 개선으로 고속주행시 진동을 최소화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넓은 실내 공간과 새롭게 추가된 하이테크 편의사양으로 운전자와 탑승자 모두 편안하고 안전한 프리미엄 드라이빙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취향이 분명한 사람들의 장소
차량 관람을 마치면 다음 공간인 ‘A동’으로 나아갈 수 있다. 공기가 확 달라진다. 여기를 바꿔 부르면 “취미 부자의 잡동사니 보관소”쯤 될 것이다. 여러 즐길 거리를 정성스레 누리는 사람의 방처럼 꾸몄다. 깨끗한 나무 서랍장에는 테니스 라켓과 공, 그리고 양말과 손목 보호대 따위가 진열되어 있고 한쪽 선반에는 가죽공예용 도구, 턴테이블이 놓여있다. 자기소개서 취미란에 전부 적으라면 칸이 모자랄 지경이다.
차를 보다말고 “웬 취미 탐문?”이라며 힐난할 사람도 있겠지만 이 장소의 소개 문구는 다음과 같다. “팰리세이드 하우스는 새롭게 출시된 더 뉴 팰리세이드와 취향이 분명한 사람들의 장소입니다.” 차만이 주연이 아니라는 얘기다.
2층 '리빙룸'은 상황 설정이 부여된 공간이다. 어린 자녀가 있으며 물건을 버리지 못하는 맥시멀리스트(최대주의자)가 사는 집. 옥상으로 올라가면 장난감이 팽개쳐진 모래사장, 채소와 꽃이 푸릇한 정원이 눈에 들어오면서 그 정체성을 더욱 공고히 한다.
이 여정의 끝에는 요즘 유독 인기 높다는 취미가 묶여 있다. ‘B동’에서는 에스프레소를 마시며 LP를 들을 수 있다. 차량 감상으로 시작한 일련의 과정은 이렇게 커피를 음미하는 것으로 끝이 난다.
여정의 완벽한 종료는 아니다.
현대자동차는 오는 6일 ‘팰리세이드 하우스’ 운영 종료 이후에도 체험형 마케팅을 이어간다. 6월 11일부터 12일에는 더 뉴 팰리세이드 계약 및 출고 고객과 기존 현대차 SUV 출고 고객 중 약 100팀을 선정해 ‘캠핑 초청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현대차 측은 “더 뉴 팰리세이드는 고객들에게 만족스럽고 여유로운 라이프를 제공하는 최고의 차량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CNB뉴스=선명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