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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핫실적④] “아 옛날이여!” 무너진 동학개미…증권업계 앞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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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손정호기자 |  2022.05.17 09:42:55

금리 인상·주가 하락 등 악재 수두룩
우크라 전쟁으로 투자자들 발길 돌려
사업다각화와 해외진출로 희망 싹틔워

 

증권업계는 1분기 실적이 흔들렸다. 주식 거래량이 줄어들면서 수익성이 저하된 것으로 보인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 (사진=연합뉴스)

‘동학개미’ 열풍으로 승승장구하던 증권가가 흔들리고 있다. 주식 거래가 줄어들면서 증권사들의 1분기 수익이 크게 줄어든 것. 금리인상과 자산가치 하락 여파로 주식투자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면서 2분기도 순탄치 못할 전망이다. (CNB=손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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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의 1분기(1~3월) 실적이 크게 흔들렸다.

미래에셋증권은 이 시기에 연결 기준 영업이익 284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2.1% 줄었다. 삼성증권은 2122억원으로 47%, 한국투자증권은 2883억원으로 31.9%, KB증권은 1511억원으로 47.8%, NH투자증권은 1618억원으로 56.8% 영업이익이 축소됐다.

성장세를 이어간 대형 증권사는 2곳 뿐이었다. 메리츠증권(영업이익 3769억원)은 전년 1분기보다 32.4%, 하나금융투자(1230억원)는 5.7% 영업이익이 늘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증시에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준금리 결정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사진=연합뉴스)

이처럼 대부분 증권사들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든 이유는 동학개미 바람이 잠잠해졌기 때문이다. 동학개미 운동은 개인이 국내 주식을 대량으로 매입하는 상황을 1894년에 발생한 반외세 운동(동학농민운동)에 비교한 표현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직후에 폭락하던 주식을 개미 투자자들이 매입하면서 주가를 견인했는데, 이런 현상이 올해 1분기에 꺾였다.

 

한국거래소에 의하면 1분기 국내 증시의 일일 평균 거래대금은 19조 7739억원으로 전년 같은 때(33조 3505억원)보다 무려 40.7% 줄었다. 코스피 시장만 살펴보면 일일 거래대금(11조 1090억원)이 44.7% 축소됐다.

 

주가 하락으로 증권사에서 운용하는 상품의 수익성이 저하됐다. 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사진=연합뉴스)

이 영향으로 증권사들의 브로커리지(주식 위탁 매매) 수익이 감소하면서, 전체 실적 파이를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기준금리 인상도 이유로 볼 수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 들어서만 두 차례 기준금리를 올렸다. 이에 따라 투자금 일부가 주식 시장에서 은행권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주가 하락도 원인이다. 지난 2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발발하면서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졌고, 이 여파로 국내 증시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주가가 하락하면 증권사에서 운용하는 상품의 수익성이 떨어진다.

 


동학개미 흔들…금리인상 ‘결정타’



증권사들은 앞으로도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세계적인 금리 상승이 우려 요인이다. 워낙 물가상승이 가팔라 한국은행은 올해 2~3차례 기준금리 더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도 기준금리를 대폭 인상할 예정인 가운데, ‘자이언트 스텝(0.75%p 인상)’을 실행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이 경우 투자금의 이탈이 가속화될 수 있다.

또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중국이 코로나19로 상하이를 봉쇄하는 등 대외 리스크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영향으로 코스피는 3분기에 2500~2800선에서 등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주가 하락세로 원스토어, 현대엔지니어링, SK쉴더스 등이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증권사 수수료 수익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SK쉴더스 CI. (사진=SK쉴더스)

이런 여파로 기업공개(IPO) 시장도 위축되고 있다. 1분기에는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 흥행에 성공하면서 기대감을 키웠지만, 이후 주가가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원스토어, 현대엔지니어링, SK쉴더스 등이 연이어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이에 따른 증권사들의 수수료 수익도 예전에 비해 줄어들고 있다.

채권 평가손실도 우려된다. 증권사들은 채권을 보유하거나 운영해 수익을 얻는데, 시장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이 하락해 손실이 발생한다. 한국신용평가는 시장 금리가 0.5%p 오르면 증권사(28개 커버리지 대상)의 채권 평가손실이 약 9000억원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지만 희망적인 분석도 있다. 사업 다각화로 위험이 분산될 것이라는 점에서다.

예전에 비해 브로커리지 부문에 대한 집중도가 낮고, 투자은행(IB·Investment Bank)과 자산관리(WM·Wealth Management) 등으로 포트폴리오가 분산되어 있기에 수익 저하를 일정부분 방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사업 분야도 긍정적이다. NH투자증권은 영국 런던에 현지 법인을 오픈하면서 글로벌 IB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베트남 증권사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영토를 넓히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CNB에 “1분기에는 주식 거래량이 줄어들면서 수익이 축소됐지만 IB 부문 등에서 만회해 그나마 선방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2~3분기에도 금리 인상과 증시 하락 등의 영향으로 실적이 전년만큼 좋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CNB=손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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