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이자장사…비은행부문도 성장
가계대출 줄었지만 성장 기조 이어가
금리급등은 되레 예대마진 키울 기회?
올해 1분기 KB·신한·우리·하나금융 등 4대 금융지주사가 호실적을 올렸다. 코로나19 속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도 이자이익에 더해 비은행·비이자 포트폴리오를 확장해가며 수익기반을 탄탄히 다진 결과다. 하지만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워낙 가파른 점은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향후 전망은 어떨까. (CNB=이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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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핫실적①] 우크라發 유탄 맞은 건설사들 ‘실적 급락’…하반기엔?
#장면1 1분기 역대급 실적행진
KB·신한·우리·하나금융 등 4대 금융지주사의 올해 1분기 성적은 모두 쾌청했다.
먼저 KB금융그룹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역대 최고인 1조453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1조2700억원 대비 14.4%(1831억원) 증가한 것으로 금융지주사 중 1위에 랭크됐다.
채권금리 상승과 주가지수 하락으로 유가증권 및 파생상품 관련 실적이 부진했지만 여신성장과 순이자마진(NIM) 확대에 힘입어 이자이익이 늘었고, 그룹 차원의 일반관리비 관리와 선제적인 자산건전성 관리 노력이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계열사별로 보면 KB국민은행이 금리상승에 따른 NIM 상승과 건전성 관리에 힘입어 977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해 그룹의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KB증권은 IB(투자은행)부문에서 시장경쟁력을 높인 결실로 1143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고 KB손해보험은 손해율과 사업비율 개선에 힘입어 1431억원의 순익을 올리며 꾸준히 기초체력을 회복했다.
신한금융그룹 역시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1분기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9% 늘어난 1조4004억원을 시현했다. 안정적 수익기반 확대를 통한 본원적 경쟁력 강화 및 수익성 개선으로 당순익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
금리상승 및 규제 강화에도 불구하고 비은행 부문(전년 동기 대비 카드 +4.7%, 캐피탈 +83.6%, 자산운용 +128.1%)의 이익 기여도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으며, 특히 GIB부문 및 자산운용 등 자본시장과 관련된 자회사의 약진과 함께 글로벌 부문의 성장 가속화로 은행과 비은행 실적 개선이 이뤄졌다.
우리금융그룹도 분기 기준 최대 성적표를 흔들며 고공행진 대열에 합류했다. 우리금융의 1분기 당순익은 8842억원으로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5%나 상승한 수치다.
자회사 편입 효과는 물론, 수익구조 개선 및 비용 관리 노력의 결과라는 것. 비은행 부문의 순이익 기여도가 이번 분기 20% 수준으로 확대되며, 그동안 꾸준히 진행된 사업포트폴리오 다변화의 성과가 본격화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역대급은 아니지만 전년 동기 대비 8.0%(666억원) 오른 9022억원의 당순익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는 코로나 장기화 등 대내외 불확실성 속에서 선제적 대손충당금 적립 및 은행과 카드사의 특별퇴직에 따른 대규모 일회성 비용에도 불구, 핵심이익의 견조한 성장과 수익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힘입은 결실이다.
핵심 주력사인 하나은행은 중소기업 중심의 양호한 대출 자산 성장 및 저원가성 예금 증대로 인해 전년 동기 대비 15.9% 늘어난 6671억원의 순익을 보였고, 비은행 관계사인 하나금융투자, 하나캐피탈, 하나카드 등도 각각 23.5%, 15.8%, 6.1% 증익됐다.
#장면2 금리인상 ‘동전의 양면’?
이 같은 4대 금융지주의 호황세는 이어질 수 있을까. 전망은 나쁘지 않다.
1분기 톱에 오른 KB금융에 대해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1분기 예상을 상회한 실적과 향후 시장금리 상승 등을 감안할 경우 2022년 견조한 연간 실적이 전망된다”고 바라봤다.
신한금융도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신한은행의 3월 월중 NIM이 1.56%까지 상승하면서 2분기에도 분기 NIM은 최소 5bp 이상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당분간 가파른 마진 상승세가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대 이상의 실적을 보여준 우리금융도 탄력세가 만만치 않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은행의 당순익이 29% 증가했음에도, 그룹 손익에서 은행의 비중은 축소된 점이 비은행 계열사의 약진을 증명한다”며 자회사 인수 효과가 의미있게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이 5월 싱가포르, 6월에는 미주지역으로 해외 IR을 재개해 외국인 투자유치에도 나설 예정이라 2분기 역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나금융 또한 날씨 예상도는 ‘맑음’이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나금투의 증자효과가 IB부문을 중심으로 가시화되고 있으며, 캐피탈의 이익호조세도 지속되고 있어 비이자이익 기반 또한 탄탄한 상태”라며 “앞으로도 높은 이익가시성을 바탕으로 고수익성 창출역량 유지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글로벌 긴축 추세에 맞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가파르게 올리고 있는 점은 실적에 부담을 주고 있다. 금리인상으로 주택구매수요가 약화되면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수익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올들어 주택 매매 거래량이 전년에 비해 크게 줄었는데 이는 주담대 부문의 수익을 악화시키고 있다.
#장면3 ‘주담대’ 아니라도 ‘고고씽’
하지만 가계대출의 역성장을 기업대출이 만회하고 있는 형국이라, 큰 틀에서는 실적행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실제로 ‘리딩금융’ 타이틀을 달고 있는 KB금융의 1분기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과 일반대출이 각각 -0.8%, -2.1% 줄어들면서 전체 -1.4% 감소한 167조7000억원이었다.
그러나 기업대출은 중소기업 및 대기업대출이 각각 2.2%, 4.1% 성장하며 전체 3.4% 증가한 153조6000억원을 달성함에 따라 전체 원화 여신은 321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른 ‘이자이익’이 실적 상승세를 받치고 있다.
대신증권·IBK투자증권·하나금융투자 등 주요투자사들은 4대 금융지주 모두 실적개선의 주요 요인이 NIM 상승에 의한 수익이라 분석했다. 대출증가세는 둔화된 모습이나 NIM이 크게 상승하면서 높은 이자이익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는 얘기다.
(CNB=이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