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한동훈 등 언급하며 인터뷰 내내 검찰 비판
“한동훈 발언 위험...편하게 국민 들먹이면 안돼”
“검찰이 무소불위인 것은 상식…역사서 봐왔다”
문 대통령 '검수완박' 작심 발언에 이준석 '발끈'
문재인 대통령이 손석희 전 JTBC 앵커와의 인터뷰에서 검찰의 행태를 강하게 비판해 주목된다. 특히 여야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폐지)' 법안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와중에 퇴임을 앞둔 대통령이 검찰개혁에 대한 메시지를 던졌다는 점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CNB=도기천· 심원섭 기자)
JTBC는 문 대통령과 손 전 앵커의 대담 형식 인터뷰를 25일 저녁 80분간 보도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불리우는 한동훈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을 반드시 저지하겠다고 발언한 데 대해 “그러한 표현을 쓰는 것은 굉장히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손 전 앵커가 ‘(한 후보자는) 국민 피해를 막겠다는 명분을 얘기한것이라’고 말하자 “편하게 국민을 들먹이면 안된다. 국민을 얘기하려면 정말 많은 고민이 있어야 한다. 대한민국의 정의를 특정한 사람들이 독점할 수는 없다”고 강조하면서 “(한 후보자 발언은) 굉장히 위험한 표현”이라고 직격했다.
검찰의 기소권과 수사권 분리에 대해서는 “그렇게 가야 할 방향이며, 이 부분을 민주당이 더 완성해야겠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경찰의 잘못에 대해서는 검찰의 보완수사를 통해 바로잡을 기회가 있었는데, 검찰은 때때로 무소불위 아니었나. 대한민국에서 상식”이라며 “검찰의 정치화가 문제다. 검찰을 정치적으로 간섭하지 않는다고 해서 검찰이 탈정치화 되느냐. 그렇지 않다는 걸 역사에서 봐 왔다”고 강하게 검찰을 비판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검찰이 (범죄를) 덮고 기소하지 않으면 처벌할 길이 없다. 심지어 검찰 자신의 잘못은 누구나 알 정도의 ‘내 편 감싸기’를 해서 기소율이 0.1%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검찰이 잘못할 경우 책임을 물을 수 있어야 한다. 검찰이 정치적으로 독립할수록 무소불위의 권력이 되기 쉬운데 민주적 통제 방안을 고민하는 것은 당연하다” 거듭 강조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국회의 입법 상황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손 전 앵커가 ‘(문제는 민주당이) 이렇게 갑자기 강력 드라이브를 거는 것이 맞느냐는 것이다’라고 반문하자 문 대통령은 “그에 대해서는 의견을 말하지 않겠다. 이는 국회의 현안에 개입하는 발언이기 때문”이라고 말을 아꼈다. 검수완박에 대한 ‘속도조절론’에 대해서도 “국회 논의가 어떻게 되는지 지켜봐야 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조국 수사, 의도 있을 수도…고통에 마음 아파”
검찰 수사로 피해를 본 조국 전 법무부장관에 대해서도 ‘마음의 빚이 있다’며 당시 검찰의 수사행태를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윤석열 검찰'의 조 전 장관 일가를 둘러싼 수사에 대해 “뭐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면서도 “수사 시점이나 방식을 보면 너무나 공교로운 부분이 많아 어떤 목적이나 의도가 포함됐다고 볼 수도 있다”고 다소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특히 문 대통령은 “(조 전 장관 일가 수사에) 의도가 있다고 볼 수도 있다”고 말했으며, “조 전 장관에 대해 여전히 ‘마음의 빚’이 있느냐”라는 질문에 “그 사람(조국)과 가족들이 겪은 고통에 대해 마음이 아프다”고 답변했다.
이처럼 문 대통령은 인터뷰의 상당 부분을 검찰 부분에 할애하면서 자신의 검찰개혁 의지를 거침없이 내비쳤다.
국힘 반발 "문 대통령 신중하길"
국민의힘은 문 대통령의 이같은 입장 표명에 즉각 반발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방송 다음날인 26일 아침 B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은 국민의 선택 앞에서 겸허해야 한다”며 “특히 검찰 수사권 폐지 문제에 대해서는 문 대통령께서 좀 더 신중하게 말씀하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검수완박에 대해) 너무 선언적인 본인의 입장을 가질 문제가 아니”라며 “오히려 더 많은 논의를 활성화하고, 그리고 국민들의 뜻을 받드는 방향으로 의견을 내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CNB=도기천· 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