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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메타버스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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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선명규기자 |  2022.04.14 09:31:26

2018년 개봉한 스티븐 스필버그의 레디 플레이어 원에는 가상현실 '오아시스(OASIS)'가 등장한다. 캐릭터로 어디든 가거나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메타버스와 비슷하다. (사진=네이버 영화)

5명이 상주하는 메신저 방에서 경연이 벌어졌다. 메타버스란 무엇인가? 문제는 단순명료했다. A는 한 마디로 가장 쉽게 정의한 한 명에게 기프티콘을 쏜다고 했다. 출제자 본인이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답을 찾지 못해서 현상금을 건다는 것이었다. 얕은 실마리나 정답을 치킨 세트와 맞바꾸겠다는 값싼 제안인 셈이었다. 그깟 치킨이 뭐라고. 이때부터 직업도 전공도 생각도 다른 인물들의 말잔치가 아비규환 속에 펼쳐졌다.

“3차원 가상세계!” B를 향한 야유가 쏟아졌다. 누가 그걸 모르냐는 일갈이었다. 쏟아지는 파괴적 모양새의 이모티콘들이 원론적인 답변을 응징했다. ‘머니 게임’, ‘오징어 게임’처럼 인간의 본성을 짚는 장르에 관심 많은 C는 “일종의 역할 게임”이라고 했다. 참여 주체는 나이지만 완전히 내가 아닌 꾸민 상태로 등장할 수 있는 곳이 메타버스라는 근거를 들면서 “가면극”이라 해도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C에게서 힌트를 얻었는지 D는 맵을 전전하는 “캐릭터 게임”이라고 섣불리 말 한 뒤 이내 수정했다. 나의 대체자인 캐릭터로 어디든 활보하는 스티븐 스필버그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을 표절해 “오아시스”라고 답을 정정했다.

냉소적인 E는 “가상인줄 알면서도 애써 몰입하려는 인간들이 군집한 허상의 세계”라고 길게 써서 올렸다. 이후에도 많은 시답잖은 문장들이 판을 쳤지만, 나는 결국 답을 발견하지 못했다. 그래도 고민하는 정성이 고마워 모두에게 치킨을 돌렸다. 수지 타산이 상당히 맞지 않는 경연은 그렇게 일단락 됐다.

집단 지성의 힘을 빌린 이유가 있었다. 지난해(어쩌면 그보다 전일 수도 있겠다)부터 뉴스로 가장 많이 접한 단어(엄밀히 세어보진 않아서 순위가 다를 순 있겠다)가 메타버스였다. 정보통신, 자동차, 유통 등 할 것 없이 많은 산업계에서 이 단어가 일생일대의 구호처럼 흘러나왔다. 미래 먹거리나 트렌드 같은 부연을 달고서다.

고백하건대 메타버스 현상을 몇 차례 기사로 다루면서 짐짓 아는 체했지만 독자에게 전할 핵심적인 한마디를 찾지 못했다. 여러 메타버스 세계를 탐방(탐문이라 해도 좋겠다)하면서도 마음이 동하지도 않았다. C의 지적처럼 ‘가면극’처럼 여겨졌기 때문이다. 실재와 같은 가상세계라며 외는 주문이 조금이라도 풀리면 현실을 자각하는 시간이 찾아왔다.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

새롭지 않다는 의심도 지울 수 없었다. 메타버스 공간에서 벌어지는 환영회, 간담회, 포럼 등을 접하며 화상으로 대면하는 기존의 ‘줌’과 뭐가 다른 지도 모르겠다는 의구심이 들었다. 캐릭터들이 행사장에 앉아 영상을 지켜본 게 전부인 행사도 있었다. 저명한 석학과 전문가들이 메타버스의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와중에 “뭣 모르고 같이 박수치는 게 과연 옳은 가”하는 물음표마저 둥둥 떠다닌다. 그 해답을 찾으려 했건만. 얄팍한 치킨 세트로는 정곡을 찌르는 답을 없지 못했다.

메타버스란 무엇인가? 장삼이사도 알아듣게끔 한 문장으로 쓴다면 뭐가 좋을까? 메타버스를 모르진 않은데 안다고도 못하겠다. 메타버스를 적극적으로 개척하고 있는 이해당사자들은 과연 뭐라고 정의내릴 지 궁금하다.

(CNB=선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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