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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병두의 세상읽기] 인류 패러다임 바꾼 3D프린터…진화의 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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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구병두기자 |  2022.03.17 11:03:33

3D프린터는 디지털 설계도를 토대로 플라스틱, 목재, 스테인리스강 등등을 재료로 삼아 특정한 물건으로 가공하는 로봇 장치를 말한다. 최초의 3D프린터는 1980년대에 등장했으나 그 당시 성능은 투박하고 느리며 잦은 고장으로 인해 사용하기가 여간 불편하지 않았으며, 오직 플라스틱 출력만 가능했다.

그로부터 40여년이 지난 작금의 3D프린터는 원소 주기표를 온통 점령한 것처럼 거의 모든 원소를 재료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과거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출력물도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3D프린터는 아파트, 제트 엔진 그리고 회로기판 같은 복잡한 장비를 짧은 시간 안에 프린트해낸다. 제조 산업에 있어서 놀라운 혁신을 이루고 있다. 3D프린터의 주문형 속성은 제품의 재고라는 개념을 아예 없애버리고, 재고를 보유하는데 수반되는 것들도 함께 사라지게 만든다. 뿐만 아니라 공급망, 교통 네트워크, 물품 보관실 및 창고 등은 영원히 자취를 감추게 될지도 모른다.

이제 3D프린터의 발전으로 인해 전통적인 제조 산업은 위협받고 있다. 3D프린터는 다른 제조 산업에 비하여 갈수록 가격은 떨어지는 반면에 성능은 향상되고 있다. 이 분야에서도 무어의 법칙(Moore’s Law)이 적용된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 같다.

과거에 회로기판 설계자들은 성능이 다양하고 구조가 복잡한 신제품을 개발하는데 수개월씩 걸렸지만, 3D프린터를 사용함으로써 이제 단 몇 시간이면 시제품 제작이 가능하게 되었다.
또한 3D프린터는 에너지 산업 영역에도 진출해 신재생에너지 혁명에 기여하는데, 그것은 바로 가장 비싸고 중요한 배터리, 풍력 터빈, 태양전지 등의 핵심 제품들을 출력해내고 있는 것이다.

이 기술은 교통 산업 분야에서도 맹위를 떨치고 있다. 제너럴일렉트릭(GE)에 따르면 자사가 만든 터보프롭(turboprop) 엔진은 독립적으로 제작된 855개의 부품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런데 오늘날 3D프린팅 기술 덕분에 부품의 숫자는 12개로 줄었다. 그로 인해 엔진의 무게는 50킬로그램 정도 가벼워졌으며 연료 연소비율도 20퍼센트 이상 개선됐다.

 

대구광명초등학교 6학년 졸업생이 졸업식에서 3D프린터로 제작된 같은반 친구들의 얼굴을 만지고 있다. 이 학교는 경북대 크리에이티브팩토리를 통해 얼굴을 3D프린팅 기술로 제작했다. 이제 3D프린팅 기술은 ‘추억’의 영역까지 들어온 듯하다. (사진=연합뉴스)

3D프린터 기술 발전은 생명공학 분야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2018년 요르단의 한 병원은 신체 절단 환자에게 단돈 20달러 미만의 가격으로 24시간 내에 의족이나 의수를 만들어주는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3D프린터는 의족이나 의수뿐 아니라 사람의 내부기관을 제작하는 용도로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2002년에는 웨이크 포레스트 대학교(Wake Forest University)의 과학자들은 3D프린터를 이용해 혈액을 거르고 소변을 생산할 수 있는 신장 조직을 최초로 제작했다.

또 2010년 샌디에이고에 소재해 있는 바이오프린팅 기업 오레가노보(Oreganovo)는 최초로 인공혈관을 만들었다. 근래에 들어와서 프렐리스 바이오로직스(Prellis Biologics)는 3D프린터를 이용하여 인간의 모세혈관을 빠른 속도로 출력해내고 있다. 그런가 하면 이비바 메디컬(Iviva Medical)은 아예 인공신장을 통째로 찍어낸다.

전문가들은 2023년이 되면 3D프린터로 제작한 인공기관들이 의료 시장에 본격적으로 선보이게 될 거라고 예상한다. 앞으로 5∼10년 이내에 신체의 일부분이나 기관을 대체하는 산업이 발달할 것이고, 인간은 누구나 건강하고 행복하게 오래 살기를 원하기에 이를 거부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3D프린팅 기술은 건설 산업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3D프린터가 일으킨 충격파는 건설 산업 분야에서 더욱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다. 2014년 중국의 윈선(Winsun)이라는 기업은 3D프린터를 이용해 독신자용 주택 10채를 24시간 만에 건설해냈다. 2017년에 또 다른 중국 기업은 3D프린팅 기술과 모듈 공법을 결합해 57층짜리 고층 빌딩을 건설하는데 19일 만에 완공했다고 한다. 건축 법규를 지키는 범위 내에서 3D프린터를 활용해 1인 가구용 주택들을 10분의 1 비용으로 건설하고, 이를 업계 평균보다 3배 이상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한 것이다. 미국에서는 스마트 도시의 생성과 더불어 3D프린팅 도시도 함께 나타날 전망이다.

3D프린터는 빈곤과 싸울 수 있는 훌륭한 도구로 평가받기에 충분하다. 이 도구를 어떻게 사용하느냐는 것은 전적으로 우리 인간들 손에 달려있다. 신체 장기도 프린트하여 의료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춤으로써 평균수명을 늘리는데도 기여한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주택문제가 큰 이슈로 부각되는 국가에서는 그야말로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유인즉, 3D 프린팅 기술 발달에 힘입어 저소득 무주택자들이 새 주택을 현 시가보다 훨씬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 구병두((사)한국빅데이터협회 부회장/ 전 건국대학교 교육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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