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하루 10만명에 이르면서 대선을 코앞에 둔 여야의 셈법이 복잡하다. 오미크론 사태가 서로 누구에게 유리할지 불리할지를 따지며 촉각을 세우고 있다. CNB가 3가지 경우의 수를 가정해봤다. (CNB=도기천·심원섭 기자)
가설1 민주당에 불리, 국힘에 유리
오미크론 변이 유행이 정점에 이르러 신규 확진자가 조만간 수십만 명에 이를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지난 15일부터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한 여야는 연일 긴장하고 있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는 ‘코로나19 유행 예측 보고서’에서 현재 확산세가 이어질 경우 투표일인 3월 9일경에는 하루 최대 36만명의 확진자가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총선 때는 ‘K방역’이 광범위한 지지를 받으면서 압승했으나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고 보고 있다.
개학을 앞두고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진 점, 영업 시간 제한에 따른 자영업자들의 불만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점을 들어 민심 이반을 우려하고 있다.
여의도 사정에 밝은 한 정치평론가는 17일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오미크론은 세계적 추세이기 때문에 선거에 큰 영향은 없겠지만 자영업자들의 불만이 워낙 커진 상황이라 집권 여당에게 악재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며 “따라서 급속한 감염 확산세는 여당인 이재명 후보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망했다.
가설2 민주당에 유리, 국힘에 불리
반면 코로나 확산세가 되레 야당인 국민의힘에게 불리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보수 성향 유권자들이 많은 고령층이 감염을 우려해 투표소에 나오지 않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또 윤석열 후보 지지율이 높은 20대의 투표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물론 격리 대상자는 투표일 오후 6시~7시30분 사이 별도로 투표할 수 있지만 체력적·심리적 부담으로 투표를 포기할 가능성이 있다. 역대급 치열한 선거로 꼽히는 18대 대선에서 108만표, 16대 대선에서 57만표, 15대 대선에서 39만표 차로 승부가 결정된 것을 감안하면 수십만, 수백만 명의 누적 확진자 수는 충분히 투표 결과를 좌우할 수 있는 규모라고 할 수 있다.
가설3 여야 모두에게 영향 없다?
하지만 일부 여론 전문가들은 외출 제한자들의 투표 여부가 전체 투표율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지 않고 있다.
한 정치평론가는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코로나19 상황이 갑자기 발생한 것도 아니고 지난 수년 동안 진행돼 오는 상황에서 정부의 방역 판단에 대한 반응은 이미 여론에 반영이 됐기 때문에 갑자기 여야에 더 좋거나 나쁘게 작용하는 등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 같다”고 관측했다.
한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통화에서 “코로나 19 확산으로 인해 유권자들이 다소 움츠리기는 하겠지만 워낙 선거 관심도가 높고 거대 양당 후보들이 박빙의 상황이라 양 진영이 결집하고 있어 웬만하면 투표장으로 나올 것 같다. 지난 2020년 총선 당시에도 코로나가 상당히 번지는 초기였지만 오히려 투표율이 올랐다”고 주장했다.
(CNB=도기천·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