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0년까지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
국가별 특성 고려, 전세계 사업장 대상
S(사회) 분야에는 ‘안전’이 핵심 키워드
현대모비스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은 ‘환경과 안전’에 방점이 찍혀있다. 국내 최대 자동차부품 전문기업으로서 친환경 에너지를 개발하고, 인간의 발이 된 자동차가 자칫 인간을 해치는 무기가 되지 않도록 교통안전과 관련된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 (CNB=도기천 기자)
현대모비스는 현대자동차그룹의 핵심 계열사다. 1977년 기계회사 현대정공으로 출발해 2000년 11월 지금의 현대모비스로 사명을 변경하면서 자동차 부품 전문회사로 거듭났다. 국내외에서 운행 중인 현대·기아자동차 6500만여대, 250여 차종의 부품을 공급하고 있는 국내 최대, 글로벌 6위 자동차 부품생산 기업이다.
특히 몇 년 전부터는 세계 최초의 수소전기차 모듈 양산 설비를 갖추고 현대차그룹의 수소전기차 핵심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연료전지 스택과 구동모터, 전력전자부품, 수소연료공급 장치 등이다.
수소와 전기가 인류의 가장 중요한 친환경 에너지라는 점에서 현대모비스는 존재 자체가 ESG의 ‘E’에 해당된다.
ESG는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의 머리글자를 딴 단어로, 기업활동에 친환경, 사회적 책임 경영, 지배구조 개선을 도입해 지속가능한 투명경영을 하자는 의미다.
이는 곧 기업의 경쟁력과도 직결된다. 친환경·사회적 경영을 통해 궁극적으로 회사를 성장시키자는데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수소전기차 부품 생산…존재자체가 ‘E’
현대모비스는 지난 4월 ESG추진사무국을 신설해 ESG 비전과 목표를 구체화했다. ‘책임 있는 혁신, 청정 기술을 활용한 모빌리티 구현’이라는 비전 아래 7대 지향점과 14개 중점 과제를 설정한 것.
7대 지향점은 환경 부문(탄소중립화 추구, 제품 환경성 관리, 자원순환 촉진), 사회 부문(사람 중심의 사업장 구축, 지역사회 참여 활성화), 지배구조 부문(책임 있는 공급망 관리, ESG관리체계 고도화)으로 나뉜다.
이중 환경 부문의 실천 로드맵은 ‘RE100(Renewable Energy 100%)’ 프로젝트다. RE100은 2050년까지 기업 사용 전력량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자는 글로벌 캠페인이다. 현대모비스는 2050년보다 10년 앞당겨 2040년까지 RE100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국내 자동차 부품회사 중에선 최초의 시도다.
우선 첫 단계로 사업장이 위치한 국가별로 전력 소비 현황을 분석해 재생에너지 전환 시나리오를 수립했다.
이 시나리오에 따르면 이미 100% 재생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는 슬로바키아와 스웨덴 사업장을 비롯, 재생에너지 전환율이 높은 해외사업장을 중심으로 2030년까지 65% 전환을 추진한다. 재생에너지 전환이 비교적 까다로운 국내 사업장을 포함한 나머지 국가의 사업장은 2040년까지 100% 전환을 달성할 계획이다.
재생에너지 전환 방식은 각 국가별 규제와 사회환경을 고려했다.
에너지 조달 방법은 직접 생산과 외부 구매 방식이 있는데, 직접 생산은 태양광 발전, 풍력 발전 등 기업이 자가용 재생에너지 설비를 설치해 사용하는 방식이다. 외부 구매는 재생에너지 사업자와 전력구매계약(PPA, Power Purchase Agreement)를 맺거나 재생에너지로 전기를 공급한다는 인증서(REC, Renewable Energy Certificate)를 구매하는 등 간접적으로 에너지를 조달하는 식이다.
현대모비스는 올해부터 국내 사업장에 태양광 설비 투자를 시작해 미국, 멕시코, 인도 등 태양광 설치가 가능한 사업장을 선별해 자가발전 방식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풍력 등 재생에너지 사업을 발굴하고, 재생에너지 사업자와 우선적으로 전력 구매계약(PPA)을 맺거나 인증서(REC)를 구매하는 등 국가별, 지역별 에너지 시장 환경에 따라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한편으로는 글로벌 IT 인프라도 RE100 추진에 활용한다. 현재 현대모비스는 국내외 주요 사업장에서 용도별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를 서로 연동해 RE100 실행을 체계화할 계획이다.
현대모비스는 RE100 외에도 정부 주도로 추진되고 있는 ‘한국형 무공해차 전환 100(K-EV 100)’ 캠페인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오는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회사가 소유·임차하고 있는 차량을 모두 전기차나 수소전기차로 전환할 예정이다. 친환경차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사업장 내 충전 인프라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같은 다양한 친환경 경영 활동들은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를 통해 보고된다. 동시에 TCFD(Task Force on Climate-Related Financial Disclosures,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 공개 협의체)에서 요구하는 정보공개 지표를 지속가능성 보고서에 공시해 투명하게 알린다.
첨단기술로 ‘어린이 교통안전 앱’ 개발
여기까지가 ESG의 E(환경)에 해당된다면, S(사회) 분야에서는 ‘안전’이 핵심 키워드다. 수많은 노동자들이 여러 생산공장에서 작업하고 있는 만큼, 안전이 최우선 과제이기 때문.
현대모비스는 현재 90%가 넘는 국내외 사업장에서 ISO45001(안전보건경영시스템 국제인증)를 취득하는 등 체계적인 시스템과 관리 역량을 확보한 상태다. 또 협력사와 대리점에도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무상 안전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최근 개발한 어린이를 위한 교통안전 교육용 애플리케이션 ‘학교가는 길’은 기업의 사회적 공유 정신을 담고 있다.
이 앱은 현대모비스의 최첨단 시선 인식 기술을 기반으로 탄생했다. 어린이에게 등하굣길에서 경험할 수 있는 가상의 위험 교통 상황을 보여준 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의 전면 카메라로 눈동자 움직임을 분석하는 시선 인식 기술을 활용해 어린이가 이를 실제로 정확하게 인지했는지 확인하도록 설계됐다. 신도심, 구도심, 농촌, 공장가 등 총 4가지 유형의 등굣길 콘텐츠를 갖추고 있으며 앱을 통해 수집되는 빅데이터를 분석해 맞춤형 교통안전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운전자 동공을 인식해 시선을 추적하고 눈·코·입을 통해 실시간으로 운전자 상태를 파악하는 기술인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에서 영감을 얻어 앱을 개발했다고 한다. 앞으로 지역별, 학교별, 학년별 교통사고 유발 포인트를 찾아낸 뒤 학교에 이러한 정보를 전달할 계획이다.
이밖에 거버넌스(G) 분야에서는 협력사와의 지속가능성 강화, 조직 개혁 등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월 열린 정기 이사회에서 기존 투명경영위원회를 지속가능경영위원회로 확대 개편했다. 대표이사와 사외이사 전원으로 구성돼 독립성을 보장했으며, ESG의 지휘부 역할을 하도록 했다.
또 지난해 처음으로 400여 협력사와 함께 ‘공급망 ESG 지속가능성 리스크’ 진단을 실시했다. 책임있는 공급망 관리를 위해서다. 현대모비스가 제공한 진단 항목을 통해 ESG 항목별 평가를 진행했고, 평가 결과를 토대로 일부 협력사를 대상으로 현장 진단을 추가로 실시하기도 했다.
“ESG는 지속가능성장의 필수요건”
이처럼 ESG경영에 힘쓴 결과, 현대모비스는 최근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 월드 지수(DJSI World)’에 새롭게 포함됐다. 지난 1999년 처음 평가가 시작된 DJSI는 경제적 성과뿐만 아니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측면의 성과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지속가능성 평가·투자 지수로 기업의 지속가능경영 및 책임투자 기준으로 활용된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CNB에 “ESG가 뉴 노멀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글로벌 경영 트렌드로 부상한 만큼,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지속가능한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며 “각종 ESG 평가 지표를 지속가능성 보고서에 공시해 이해관계자들과 투명하게 소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CNB=도기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