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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CEO] ‘젊은피’ 이은형 하나금융투자 대표 “ESG는 선택 아닌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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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도기천기자 |  2021.10.26 09:28:49

역대 최대 실적…‘초대형 IB’ 성큼
하나금융지주와 글로벌 원팀 전략
‘소통’ 무기로 ESG 혁신경영 속도

 

이은형 하나금융그룹 부회장 겸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 (하나금융투자 제공)
 

40대 학자 출신 CEO, 중국통, 역대급 실적의 주인공, 소통의 달인… 이은형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를 나타내는 수식어는 한둘이 아니다.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을 겸임하고 있는 이 대표는 그룹 내에서 글로벌 전문가이자 ‘젊은 피’의 대명사로 통한다. 이런 그가 올해를 ‘ESG 원년’으로 선포하고 혁신의 고삐를 죄고 있다. 사회적 책임 경영을 통해 하나금투를 글로벌 증권사로 성장시키겠다는 그의 꿈은 어디까지 온걸까. (CNB=도기천 기자)




법고창신(法古創新).

이은형 대표가 지난 3월 자필로 쓴 취임사에 적힌 글귀다. 옛것을 본받아 새것을 창조하자는 뜻이다. 이는 하나금융지주에서 쌓은 자신의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하나금융투자를 혁신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 대표는 ‘학자 출신 CEO’라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중국 지린대에서 경제학 박사를 받고 동북아연구원 교수, 베이징대 고문교수로 활동하다 2011년 하나금융지주에 영입돼 글로벌전략담당 부사장을 맡았다. 작년에 하나금융지주 국외사업부문 부회장으로 승진했으며, 올해 3월부터 하나금투를 이끌고 있다. 이런 점에서 이 대표는 하나금융지주-하나금융투자를 ‘원팀’으로 이끌 최적격자라는 평을 받는다.

 


새내기 증권맨, 실적으로 답하다



실제로 그는 10여년 간 하나금융에서 글로벌 사업을 이끈 경험을 바탕으로 하나금융지주-하나금융투자 간 협업을 통해 괄목한만한 성과를 일궜다. 하나금융그룹의 해외네트워크를 활용해 하나금투와의 시너지를 강화하고, 새로운 사업 모델을 구축한 것.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굵직한 기업공개(IPO) 공동주관사로 참여하는 등 투자은행(IB) 부문에서도 성과가 두드러졌다. 3개월 만에 1000억원 판매를 돌파한 증여랩 등 금융상품 판매도 성공적이었다.

 

하나금융투자 여의도 사옥. (하나금융투자 제공)

이 결과 하나금투는 이 대표 취임 후 역대급 실적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상반기 순이익만 2760억원을 달성, 전년대비 무려 60%나 증가했다. 하반기에도 이런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기간 보다 43%나 증가한 4095억원에 이른다.

이 대표가 1974년생으로 증권업계 최연소 CEO인데다 증권사 재직 경험이 전무하다는 점에서, 취임 당시 일각의 우려가 있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기우에 불과했던 것이다.

이 대표는 이제 ESG 전략을 본격화해 사업혁신과 사회적 책임경영이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ESG는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의 머리글자를 딴 단어로, 기업활동에 친환경, 사회적 책임 경영, 지배구조 개선을 도입해 지속가능한 투명경영을 하자는 의미다.

이 대표는 ESG 경영을 통해 고객들에게 친환경 기업임을 알리고 투자자로부터 지속가능한 기업임을 인정받아, 하나금투를 글로벌 대형 증권사로 성장시키겠다는 포부를 품고 있다.

 


“ESG·실적은 한몸” 경영 전면에



이는 하나금융지주의 ESG 중장기 계획과 맞물려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2030년까지 총 60조원 규모의 ESG 금융 조달과 공급을 골자로 한 ESG 중장기 추진 목표 ‘2030 & 60’과 ‘ZERO & ZERO’를 지난 4월 발표한 바 있다. 여기에는 2050년까지 그룹의 모든 관계사가 참여해 탄소중립을 달성하고, 석탄 프로젝트금융(PF) 잔액을 ‘제로’로 만든다는 계획이 담겼다.

 

하나금융투자는 2050년까지 석탄 프로젝트금융(PF) 규모를 ‘제로’로 만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즉, 탄소배출 기업에게는 투자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사진은 하나금투의 친환경 캠페인 이미지. (하나금융투자 제공)

이에 이 대표는 취임 직후인 지난 5월 글로벌그룹을 신설하고, 대표이사 직속으로 ESG 본부를 설치했다.

또한 업무용으로 사용 중인 법인차를 모두 친환경 차량으로 교체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법인차 브랜드는 현대차부터 테슬라까지 다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하주차장에는 전기차 충전 시설도 구축했다.

국내외 펀드 라인업에 있어서도 ESG 상품을 전면에 내걸었다. 글로벌 ESG 평가기관들과 협력해 ESG등급이 높은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를 대표판매상품으로 추천하고 있다.

이 대표 개인의 선행도 눈에 띈다. 이 대표는 지난 4월 사회복지단체인 ‘사랑의 달팽이’에 청각장애인들을 위해 써 달라며 1731만원을 사비로 기부했다. 이는 하나금투 직원의 숫자(1731명)와 동일한 금액이다. 그의 선행은 사랑의 달팽이 측의 소셜미디어서비스(SNS)를 통해 뒤늦게 알려졌다.

 


“지속가능성장은 소통에서 비롯”



이 대표는 ESG의 최대무기로 ‘소통’을 내세우고 있다. 격없는 대화와 토론이 ESG문화를 활성화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특정한 날에만 캐주얼데이를 실시하는 것과 달리 완전한 복장 자율화를 도입했다. 정장과 구두를 벗어 던지고 수평적 소통을 이루자는 취지다.

회의 분위기도 개방형으로 바꿨다. 페이퍼리스 제도를 도입해 회의 때 사용하는 각종 자료를 종이문서에서 전자문서로 대체했다. 임직원들은 종이 서류 없이 회의에 참석해 자유로운 토론을 벌인다.

‘도시락 미팅’ 또한 이 대표의 수평적인 소통 방식 중 하나다. 부서장뿐 아니라 젊은 직원들과 함께 도시락을 먹으며 의견을 나누고 있다.

이렇듯 이 대표는 취임한 지 불과 7개월 만에 증권업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CEO가 됐다. 자신을 향한 금융시장의 우려를 호실적과 리더십으로 증명한 것이다.

 

하나금융투자의 랩어카운트(Wrap Account·종합자산관리) 증여랩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우수기업만 골라 투자한다는 점이 부각돼 출시 3개월만에 1000억원 판매를 돌파했다. 이는 'ESG가 곧 경쟁력'임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하나금융투자 제공)

이 대표의 다음 목표는 하나금투가 자기자본 5조원 이상의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자리잡는 것이다. 지난 3월말 기준 하나금투의 자기자본은 4조4657억원인데, 현재 지주사를 상대로 5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등 몸집을 키우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이 대표에 대한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신뢰가 두터운 만큼 그룹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을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앞서 이 대표는 취임사를 통해 “초대형IB 다음 단계로의 도약을 위해 하나금투를 대형증권사 반열에 올려놓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 대표의 도전은 이 약속을 향해 순조롭게 나아가고 있는 듯하다. 이제는 한 단계 더 나가 ESG가 ‘선택이 아닌 경쟁력’임을 확실히 보여줘야 할 때다.

(CNB=도기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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