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과 함께” 사회적 책임경영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잰걸음
중고거래서비스로 혁신금융 도전
30여년전 국민은행 행원으로 입사해 KB금융그룹의 주요 부문 임원을 두루 역임한 ‘전통 KB맨’ 이동철 KB국민카드 대표가 경영혁신과 ESG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서 주목된다. 특히 국민카드는 올 상반기에 사상 최대 순이익을 달성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이 대표의 끝없는 혁신과 도전을 들여다봤다. (CNB=도기천 기자)
1990년 국민은행에 입사한 이동철 대표는 KB금융그룹의 요직을 두루 거친 그룹내 ‘전략통’으로 통한다. KB국민은행 전략기획 부장, KB금융지주 전략기획부 상무, 전략총괄 전무, 전략총괄 부사장 등을 거치며 주로 전략부문에서 수십년 간 잔뼈가 굵었다. 이런 경험을 자산으로 2018년 KB국민카드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이 대표의 리더십은 위기 속에서 더욱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코로나19 창궐로 소비가 크게 위축되는 상황에서 디지털 강화와 ESG 경영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KB국민카드는 올 상반기에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1년 전보다 54%나 급증한 2530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혁신금융의 뿌리는 ‘ESG 정신'
여기에는 두 가지 핵심전략이 주효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ESG 경영’과 소비자 입장에서 생각하고 만든 금융상품들이 실적을 견인했다.
대표적인 예가 중고거래 안심결제 서비스다. 이는 카드 포인트를 활용한 중고 물품 거래 시스템이다. 개인 간 중고거래가 급성장하자 재빨리 중고거래 시장 선점에 나선 것. 또 지난 4월에는 KB캐피탈 중고차 거래 플랫폼 ‘KB차차차’와 연계해 개인 간 중고차 거래에 카드 안전결제 서비스를 도입했다.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와 연계한 ‘겟백(Get100)’ 서비스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는 연 매출 3억원 이하 가맹점에게 가맹점 수수료 차감 없이 포인트로 지급하는 서비스다. 가맹점주는 적립된 포인트를 현금화하거나 물품 구매에 사용할 수 있다. 가맹점주에게 기존 2~3일 걸리던 매출 대금 지급 시기도 1~2일로 단축했다.
이 같은 다양한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실적 행진의 배경에는 KB금융그룹의 핵심 경영전략인 ‘ESG’가 자리잡고 있다.
ESG는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의 머리글자를 딴 단어로, 기업활동에 친환경, 사회적 책임 경영, 지배구조 개선을 도입해 지속가능한 투명경영을 하자는 의미다. 이는 곧 회사의 실적과도 직결된다. 경영 비리 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고객과의 소통을 중심에 놓기 때문이다.
이 대표의 경영전략은 이같은 ESG와 맞닿아 있다. 가맹점과의 상생 및 고객 입장의 서비스 제공 등 사회적 책임경영을 통해 KB만의 차별화된 플랫폼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전사적 탄소 줄이기 ‘필(必) 환경 캠페인’
이를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환경(E) 부문에서는 ‘기후 변화 대응’을 내걸고 탄소 배출 저감 운동을 전사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전 임직원이 페이퍼리스(Paperless), 노 플라스틱(No Plastic), 에너지 절약(Save Energy)을 실천하는 ‘필(必) 환경 캠페인’이 대표적이다. 또 정부 차원의 ‘한국형 무공해차 전환 100(K-EV100)’ 프로젝트에 발맞춰 2030년까지 영업용 차량과 장기렌터카·오토리스 차량을 모두 전기·수소차로 전환할 계획이다.
친환경 금융상품 라인업도 강화하고 있다. 친환경에 ‘나눔’을 더한 ESG 특화 상품인 ‘KB국민 EVO 티타늄 카드’가 대표적이다. 카드 이용을 통해 친환경 소비에 동참하고 환경단체 기부도 가능한 상품이다. 예를 들어 전기·수소차 충전소 등 친환경 업종 이용 시 포인트가 적립되고 이 포인트로 공익재단에 기부하는 식이다.
올해 5월에는 친환경 신상품 ‘KB국민 그린 웨이브(Green Wave) 1.5℃ 카드’를 출시했다. 카드 사용을 통해 일상 속에서 저탄소∙친환경 소비를 실천하고, 다양한 환경 관련 공익 활동에도 동참할 수 있다.
실물카드의 재질을 친환경 소재로 바꾸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탄소 배출량이 적은 ‘에코젠 시트’ 등 친환경 소재를 활용한 실물카드를 보급하고 있으며, 모바일카드로 발급받으면 매월 포인트가 추가 적립된다.
이밖에도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탄소다이어트 친환경 다회용 컵 사업’, 교실 숲 조성 사업인 ‘스쿨챌린지’,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숲 조성 사업’ 등 친환경 사회공헌을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
성장의 핵심전략은 ‘상생’
사회(S) 부문에서는 ‘사회를 위한 책임경영 내재화’를 내걸고 상생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 2월부터 코로나19로 어려움에 처한 영세∙중소 가맹점을 대상으로 결제 대금과 대출 원금 상환 유예 등 금융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친환경 및 사회적 가치 창출에 사용되는 특수목적채권인 ‘ESG 채권’의 규모도 갈수록 늘리고 있다. 지난해 2500억원 규모로 발행한데 이어 올해 2월 1500억원, 5월 3170억원, 6월 1300억원의 ESG채권을 발행했다.
600만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신용평가 서비스도 개발했다. 이는 가맹점 카드 매출 데이터와 상권 경쟁력 등 내·외부 데이터를 종합해 사업자의 신용등급을 과학적으로 산출하는 서비스다. 그간 수익 산출이 모호해 대출 등에 어려움을 겪었던 개인사업자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부여한 셈이다.
이밖에 △장애 청소년 대상 사회공헌 프로그램인 ‘점프’와 ‘봄(Seeing & Spring)’ △예비초등학생 책가방·학용품 지원 △다문화·새터민 가정 어린이 맞춤형 한국어 교육 지원 △비대면 청소년 금융교육 △아동권리 보호를 위한 후원 등 아동·청소년들의 복지 향상과 교육 지원을 위한 사업들도 다양한다.
환경, 사회적 책임 2개 부문에서 선정된 주요 과제들은 분기별로 추진 현황을 점검해 KB금융지주의 ‘ESG 위원회’에도 정기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혁신과 ESG,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ESG의 또다른 한 축인 지배구조(G) 부문은 매년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SG)’의 ESG 평가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카드업계 최초로 지배구조 부문 ‘A+’ 등급을 획득했다.
여기에는 연2회 경영진 워크숍을 통해 회사 전략 수립 과정에서부터 사외이사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는 등 투명하게 이사회를 운영해 온 점이 주효했다. 또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진 사외이사로 이사회를 구성하고, KB금융지주와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KB금융그룹의 체계적인 지배구조 정책이 이사회 전반에 반영되도록 한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CNB에 “ESG 선도 기업으로 발돋움 하기 위해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은 물론 친환경 경영과 사회적 동반성장 지원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민카드의 지속성장과 관련, “ESG가 기업성장의 기반이 되는 시대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가령, 플라스틱 포장재를 과도하게 사용하는 기업은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받지 못하고, 반대로 기후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하는 기업은 매출이 오르고 있다”며 “특히 서민금융의 핵심인 카드사는 다른 업종보다 더욱 사회적 책임경영이 요구되며, 이런 점에서 국민카드의 성장을 ESG와 별개로 설명하기 힘들다”고 분석했다.
(CNB=도기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