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의과학대학교 분당차병원 암센터 김찬ㆍ전홍재ㆍ천재경(혈액종양내과), 김우람(외과) 교수팀이 암세포를 탐지하는 센서 역할을 하는 단백질 스팅(STING, STimulator of INterferon Genes)을 이용해 대장암 면역 항암제의 내성을 극복하는 치료법을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제 면역항암치료학회(SITC)의 공식학술지인 종양면역치료저널 최신호에 게재됐다.
이번 실험을 통해 대장암 세포가 T세포(면역세포) 중 암 공격력이 뛰어난 CD8 T세포를 무력화하고, 암세포의 성장을 촉진하는 면역억제세포를 암 내부로 끌어들인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CD8 T세포는 대장암 세포로 인해 면역관문단백질인 PD-1, LAG-3 등이 과다발현 되면서 암세포를 공격하는 힘이 무력화 됐다. 또 암 내부의 면역반응을 방해하고 암혈관을 촉진하는 M2 대식세포는 정상에 비해 8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면역세포에 존재하는 단백질인 스팅은 암세포를 탐지해 면역세포가 암 세포를 공격하도록 준비시키는 센서 역할을 한다. 연구진은 대장암이 전이된 생쥐에게 스팅 약물을 투여해 대장암 성장이 41% 억제되고, 암으로 인한 복수가 56% 감소된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암 내부의 비정상적인 혈관이 38% 줄고, 킬러세포인 CD8 T세포는 2배 증가, 항암기능 향상으로 생쥐의 생존기간이 약 2배 늘어났다. 스팅 약물 효과는 빠른 시간 내에 나타나기 시작해 장기간 유지됐다.
스팅 약물을 단독으로 사용하면 다양한 내성 관련 면역조절 유전자(PD-L1, COX2, IDO 등)가 유도되는 현상이 있어 효과적으로 암세포를 제거하지 못한다. 암이 완전히 사라지는 완전관해는 10% 안팎에 불과하다.
이에 연구팀은 내성에 관여하는 PD-1, COX2 등의 면역조절 단백질이 동시에 차단될 수 있도록 PD-1 면역관문억제제와 COX2를 억제하는 소염제 셀레콕십(celecoxib)을 병용하는 삼중병합치료를 시행했다. 그 결과 40%에서 암세포가 완전히 사라졌고, 재발 없이 장기 생존했다. 특히 대장암이 완전히 사라진 경우 생체 내에 암에 저항하는 면역메모리가 생겨 암세포를 다시 투여해도 완전하게 예방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책임자인 혈액종양내과 김찬 교수는 “대장암은 우리나라에서 매우 흔한 암이지만 면역항암제를 사용할 수 있는 경우가 3%에 불과하며, 나머지 97%의 환자에서는 면역항암제의 치료 반응이 없다”며 “그렇기 때문에 면역항암치료를 기대하고 병원에 찾아온 대부분의 대장암 환자들을 돌려보낼 수 밖에 없는 답답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대장암에서 면역항암제 내성을 극복할 수 있는 돌파구가 만들어졌기 때문에 앞으로 진행될 임상시험이 기대된다”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