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태기자 | 2021.06.14 09:51:19
문재인 대통령은 13일(현지 시간) 영국 7개국(G7) 정상회의를 마치고 다음 방문지인 오스트리아로 향하면서 SNS에 올린 글에서 이번 회의를 한국 근현대사의 비극과 연결시키며 소감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G7정상회의에서 두 가지 역사적 사건이 마음 속에 맴돌았다”며 1907년 헤이그에서 열린 만국평화회의와 한반도 분단이 결정된 1945년의 포츠담 회담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만국평화회의 당시) 일본의 외교 침탈을 알리기 위해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타고 헤이그에 도착한 이준 열사는 회의장에도 들어가지 못했다”, “(포츠담 회담에서는) 우리 목소리도 내지 못한 채 강대국들의 결정으로 운명이 좌우됐다”며 “대한민국은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 됐고 세계에서 가장 성숙한 국민들이 민주주의, 방역, 탄소중립을 위해 행동하는 나라가 됐다. 이제 우리는 우리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는 나라가 됐다”고 강조했다.
일본 제국주의에 강탈당한 1세기 전의 헤이그 회의와, 일제가 몰락했어도 우리의 운명을 우리 스스로 개척하지 못한 채 강대국의 칼질에 농락당해야 했던 76년 전의 비극을 현재의 강성한 대한민국의 모습과 대비한 문장이었다.
문 대통령은 각국 정상과의 만남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우선 일본 스가 총리에 대해서는 “한일관계에서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회담으로 이어지지 못한 것을 아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는 백신개발 협력에 대해 의견을 나눴고,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는 수소경제 협력, 유럽연합(EU)의 샤를 미셸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우르즐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과는 그린·디지털 협력에 공감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도 첨단기술과 문화·교육 분야 협력을 다짐했다. 파스칼 소리오 아스트라제네카 회장과는 백신생산 협력을 논의했다”며 “(만남들이) 매우 의미 있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국격과 국력에 맞는 역할을 약속했고, 특히 선진국과 개도국 간의 가교 역할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많은 나라가 우리와의 협력을 원한다. 참으로 뿌듯한 국민들의 성취”라며 “정상회의 내내 국민을 대표한다는 마음으로 임했다. 대한민국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