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가 지원하는 (재)문화엑스포(이사장 이철우 경북도지사) 경주엑스포대공원의 방만한 운영이 도를 넘고 있다. 매년 많게는 수십억 원의 손실을 보면서도 혈세가 아까운 줄 모르고 펑펑 써대고 있다.
지난해 11월 12일 경북도의회 문화환경위원회가 엑스포를 상대로 실시한 행정사무감사를 보면, 2016년부터 4년간 당기 순손실은 2016년 33억원, 2017년 3억8000만원, 2018년 35억원, 2019년 46억원에 달했다. 반면 직원 급여 지출액은 2018년 5억9000만원에서 2019년 8억4900만원으로 1년 만에 약 2억5000만원 대폭 상승했다.
엑스포 관계자는 당시 행정사무감사에서 "인사위원회를 통해 8급에서 7급으로 승진자들이 생겼으며, 2019년이 국제행사 기간이어서 초과근무수당으로 1인당 월 50만원 정도 생기다 보니 전체 인건비가 상승했다"고 해명했지만, 설득력이 없다.
2019년 당기 순손실 46억원은 최근 4년 사이 가장 큰 폭의 손실이다. 만약 개인 기업이었다면 이런 막대한 손실의 경우 임금 동결 등 자구 노력이 뒤따랐을 것인데 엑스포는 오히려 직원들의 급여를 대폭 올렸다. 급여 인상률이 18%가량에 이르는 직원도 있다고 하니 기가 찰 노릇이다.
같은 기간 역대급 손실에도 엑스포의 류희림 사무총장은 제네시스 G80 3.3을 몰고 다니면서 매달 145만원을 업무용 차량에 쏟아부었고, 기본 연봉 8400만원에 복리후생비와 성과금, 상여금 등으로 억대에 가까운 돈을 챙겼다. 지출을 줄여서 허리띠를 졸라매도 어려울 판국에 너도나도 흥청망청 돈을 써댔다. ‘혈세 먹는 엑스포’라고 비난을 듣는 이유다.
“엑스포에서 계속 요구하는 금액대로 경상북도에서 자꾸 지원해줌으로 인해 도덕적 불감증으로 인한 문제가 발생한 거예요. 평균 재정자립도는 11% 예요. 그런데 계속 행사성 사업만 합니다. 인건비를 계속 요구합니다.”
이번 행정사무감사에 앞서 1년 전인 2019년 12월 2일 경북도의회 예결위 회의 당시 황병직 도의원(영주시, 무소속)의 지적사항인데, 엑스포의 방만한 운영은 한결같다. 엑스포 류희림 사무총장의 발언처럼 “관람객이 오든 안 오든 월급이 다 나오고, 때 되면 호봉직은 월급이 올라가”면서 1년 새 혈세만 더 거덜 냈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다들 어렵다. 죽지 못해 사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개중에는 견디다 못해 극단적인 선택도 했다. 그만큼 힘들다. 그런데 다른 한쪽에선 매년 수십억 원의 손실에도 마땅한 자구 노력 없이 혈세를 가지고 최고급 차를 타고 다니면서 억대에 가까운 연봉을 챙기는 건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 경북도가 혈세 먹는 괴물을 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