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트·소재 등 차를 뜯어 배치
사이드 미러로 찰칵하면 ‘셀피’
삼척 해변서 ‘차박’ 경험 연출
모이지 말고 움직임도 줄이고 마스크 없이는 대화도 금해야하는 ‘자제의 시대’. 출타는 왠지 눈치 보입니다. 그래서 CNB가 대신 갑니다. 재밌고 새롭고 어쨌든 신선한 곳이라면 어디든가서 발과 눈과 손과 귀에 담은 모든 것을 전해드리겠습니다. ‘가보니 알게 된’ 또 다른 오감의 영역이 안방으로 배달 갑니다. 이번 편은 도심에서 신형 전기차로 ‘차박’을 해본 이야기입니다. <편집자주>
화면에 다가가니 서울서 맹방해변으로
전국 미세먼지 농도가 균일하게 ‘좋음’을 보인 지난 11일. 서핑족이 들끓는 강원도 삼척 해변에 책상다리를 하고 앉았다. 둥그스름하게 열린 차 트렁크 뒤로 바다가 액자처럼 잡혔다. 푸르거나 하얀 물이 넘칠 듯이 담겼다. 허나 그것은 그림이 아니다. 파고가 꿈틀거리며 움직거렸다. 그 잔잔함에 걸맞은 음악도 재생됐다. 느리지만 지루하지 않은 경쾌함이다. 극도의 호젓함을 느낄 무렵, 누군가 말을 걸어 착시에서 돌아왔다. “늦은 오후가 되면, 이 영상은 노을이 지는 풍경으로 바뀝니다” 불현듯 곁에 다가온 안내 직원이 웃으며 서있었다.
그럴 듯한 설정이다. LG유플러스와 현대자동차가 강남역 인근 복합문화공간 일상비일상의틈(이하 틈)에서 여는 ‘아이오닉5’ 팝업 전시의 주제는 “색다른 일상의 틈을 여는 여행”이다. 큰 기대는 접고 상상력을 펼치면 그 틈이 보인다. 번잡한 도심에서 한가로운 동해 바닷가로 가는 길이다. 이곳 2층에 걸린 대화면에는 맹방해변의 현재 모습이 나온다. 실시간이다. 힘찬 서퍼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의자에 앉으면 영상이 전환된다. 그렇게 차박은 시작된다.
뒷좌석을 평평하게 접은 차에 이내 내가 실린다. 시점의 전환을 통해서다. 그곳에 편히 앉아 물결치는 바다를 눈에 담는 것이다. 소소한 무대 장치와 연출이 사실감을 높인다. 눈 옆에 실제 서핑보드가 놓여있고 남국의 정취가 담긴 음악이 변화하며 흐른다. 이들이 한데 뒤섞이면 이 전시는 시청에서 체험으로 바뀐다.
친환경 전기차와 트렌드의 접목
그 체험을 이끄는 매개는 현대차의 신차 ‘아이오닉5’이다. 이 전기차를 트렌드에 맞게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여럿 제시한다. 사방이 막힌 건물에서 돌연 차박의 경험을 제공하는 것처럼.
가령, 이 차로 ‘셀피’가 가능하다. 자동차로 무슨 수로 사진을 찍느냐면, 비밀은 사이드 미러에 있다. 거울이 아니다. 그 자리에 카메라가 있다. 차 내부 모니터와 연결됐다. 따라서 안쪽 문고리 위에 부착된 화면을 보면 차의 옆에서 뒤로 이어지는 장면이 훤히 나온다. 현대차 측은 이를 통해 “사각지대를 크게 줄이며 안전성을 향상 시켰다”고 밝혔다.
4층 스튜디오에 이 디지털 사이드 미러와 보다 큰 화면이 부착됐다. 여기서 방문객은 스스로 사진을 찍고 핸드폰으로 전송받을 수 있다.
최근 화두인 ‘친환경’ 요소도 한눈에 볼 수 있게 했다. 궁금증을 풀어준다. 이 차에 녹아든 자연 친화적 재료를 실제 전시된 완성차 옆에 펼쳐놨다. 근원을 찾아 역주행 하듯이.
시트 제작에 들어간 폐플라스틱과 사탕수수, 도어 가니시(장식)에 적용된 재활용 가능한 페이퍼렛(paperette) 등이 전시되는 것이 대표적이다.
‘틈’에서 만난 대학생 김은수 씨는 “최근 친환경을 내세운 제품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자연에 무해한 어떤 성분이 어떻게 들어갔는지 직접 눈으로 볼 수 없어 와 닿지 않았다”며 “염색용으로 추출되기 전인 아주 작은 씨앗이 어떻게 자동차에 쓰였는지 등의 과정을 확인할 수 있어 의문이 해소됐다”고 했다.
MZ세대 특히 열광
차에서 쉬고, 부품 일부로 사진을 찍는 등 이곳은 설정의 연속이다. 시작부터 그러하다. 입장과 동시에 항공권을 준다. 코로나 탓에 해외여행 못가는 실정을 반영이라도 한듯 하다. 티켓에는 출국장 번호와 비행편 등이 새겨졌다. 큰 의미가 있는 건 아니고, 전시기간(4월27일~5월26일) 따위가 적힌 것이다.
그 종이를 받아들고 입구 옆에 있는 ‘탑승장’으로 가면 곧장 비행기 내부로 이어진다. 실제 여객기 객실처럼 꾸몄다. 창밖으로 푸른 하늘이 보인다. 좌석은 ‘아이오닉5’의 실제 시트다. 얼마나 편한지 느껴보라고 마련한 '릴렉션 컴포트 시트 체험존'이다. 그냥 앉으면 싱거웠을 터다. 여행가는 느낌을 고조시키는 과정이 앙증맞은 재미를 더했다.
트렌드와 얘깃거리를 적절히 섞다보니 젊은 층에서 특히 반응이 크다. LG유플러스에 따르면 전시 시작 이후 6일 만에 5600여명이 찾았는데, 전체 방문객 중 70%가 MZ세대였다.
장준영 LG유플러스 CX마케팅담당은 “코로나로 변화된 일상, 환경이란 주제로 고객행사를 진행해보니 MZ세대들이 관심을 넘어 직접 참여하고자 하는 적극적인 모습에 주목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취향을 발견하는 공간인 ‘일상비일상의틈’에서 지속가능한 환경과 같은 MZ세대들이 좋아하는 ESG 활동을 테마로 고객참여를 높이고 그들이 열광하는 브랜드와도 제휴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CNB=선명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