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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핫실적①]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보복 소비’에 모처럼 웃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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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수찬기자 |  2021.04.20 09:51:50

억눌린 소비심리 한꺼번 폭발
코로나 이전보다도 매출 늘어
올해 전망 밝지만 방역이 난제

 

(왼쪽부터) 서울 중구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본점과 신세계백화점 본점, 서울 압구정 현대백화점 본점 모습. (사진=각 사)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산업 전반이 재편되고 있다. 내수시장은 여전히 한겨울이지만 언택트(비대면) 업종은 기지개를 펴는 등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이에 CNB가 주요 기업들의 ‘1분기 성적표’를 토대로 앞날을 내다본다. 이번 편은 반등하고 있는 백화점업계 ‘빅3’다. <편집자주>



코로나19로 매출이 반 토막 났던 백화점 업계가 모처럼 웃고 있다. 백신 접종에 대한 기대감과 장기간 억눌렸던 소비심리가 맞물리면서 백화점에 인파가 몰렸고, 이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가져왔다.

주요증권사들이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빅3’ 백화점들의 올해 1분기 매출을 잠정집계한 바에 따르면, 코로나19로 극심한 부진을 겪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평균 20% 이상 늘어났다. 특히, 영업이익은 세자릿수 신장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부터 실적 반등에 성공하며 완전한 회복세에 진입한 모양새다.

교보증권은 롯데쇼핑의 롯데백화점 부문 1분기 매출이 692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12.5%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대신증권은 1월 매출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14% 하락했지만, 2월은 38%, 3월은 50% 이상 매출이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49% 증가한 1299억원을 낸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날아올랐다.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늘어난 3995억원으로 예측됐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분기(3750억원)보다도 늘어난 수치다. 특히 3월 매출만 1371억원으로 전년 대비 50%나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33억원)보다 무려 22배(2200%) 급증한 764억원을 기록했다.

현대백화점도 호실적을 거뒀다. 교보증권은 현대백화점의 1분기 백화점 사업 매출액을 5100억원으로 예상했다. 전년 동기 3930억원보다 약 22.9% 성장한 수치다. 신세계와 마찬가지로 코로나 이전인 2019년(4771억원) 1분기에 보다도 6.9% 늘었다. 영업이익은 267% 증가한 548억원으로 분석됐다.

특히 현대백화점의 경우, 최근 개장한 여의도 ‘더현대 서울’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 더현대 서울은 개장 이후 한 달 만에 총매출 1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봄을 맞이해 대다수의 브랜드가 온·오프라인에서 프로모션, 이벤트를 진행했고, 이는 사람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했다. 사진은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고객들이 골프 등 스포츠 의류 할인 품목을 고르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보복소비·계절효과…쌍끌이 매출



백화점업계의 실적 개선 이유로는 우선 ‘보복소비 심리’가 꼽힌다. 오랫동안 재택근무와 ‘집콕’ 생활을 이어온 소비자들이 억눌려 있던 소비 심리를 폭발시켜 적극적으로 구매 활동에 나섰다는 것.

이는 통계청 발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백화점 판매(불변지수 기준)가 전년보다 33.5% 증가했다. 이는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듬해인 1996년 2월(52.9%) 이후 최고 증가율이다. 설 명절 영향으로 선물용 상품의 판매가 늘고, 등교가 재개된 영향이다.

보복소비 현상은 생필품보다 사치품(명품), 기호품(패션·잡화) 부문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매출이 급격히 높아진 부문 모두가 ‘고마진 상품군’이어서 백화점 업계는 쾌재를 부르고 있다.

1분기 해외명품 신장률은 롯데백화점 53%, 신세계 55.1%, 현대백화점 64.6%를 기록했다. 명품 카테고리는 할인 행사에서 제외되는 브랜드임에도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코로나 영향에도 ‘명품은 무풍지대’라는 인식이 공식화되는 모습이다.

그간 부진했던 패션, 잡화, 스포츠 등 부문도 매출 신장을 견인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여성패션과 남성스포츠 매출이 각각 80%, 67% 늘었다고 밝혔으며, 신세계와 현대 역시 여성패션 매출이 각각 85.0%, 112.9% 늘며 실적 상승을 주도했다.

계절적 요인도 한몫했다. 봄을 맞이해 대다수의 브랜드가 온·오프라인에서 프로모션, 이벤트를 진행했고, 이는 사람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했다. 봄 정기세일은 소비자들의 소비 심리를 파악할 수 있는 ‘바로미터’로 알려져 있는데, 백화점 3사가 진행하는 봄 정기세일의 첫 주말인 지난 2~4일의 매출은 롯데 46%, 신세계 63%, 현대 71% 등으로 모두 전년 동기간(4월3~5일)보다 늘었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백화점 업계의 매출 급증 현상에 대해 “코로나 이전인 2019년 대비해서도 10% 내외 수준으로 매출이 성장한 것이기 때문에 단순히 기저효과라고 볼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의류 매출 반등을 위해 일부 사업자의 프로모션(할인행사 등)이 진행된 영향으로, 2019년보다 매출이 성장했음에도 이익 수준은 2019년보다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2분기 실적도 견고할 것이라 전망이 나오지만, 코로나 4차 대유행 팬데믹 우려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사진은 신세계백화점 본점 입구에서 방역업체 직원들이 방역작업을 하는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2분기도 훈풍…팬데믹, 여전히 걸림돌



백화점 업계의 2분기 실적도 견고할 것으로 전망된다. 방역 정책이 크게 변경되지 않았고, 보복소비 심리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특히 야외활동이 본격화되면서 백화점의 주력 상품인 여성패션과 아웃도어, 스포츠 품목이 고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키움증권은 소비경기 회복, 견조한 명품 수요, 패션·잡화 수요 회복 등으로 올해 내내 백화점 업체들의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패션 소비 수요가 매우 낮았기 때문에 올해 2분기부터 미뤄놨던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CNB에 “코로나 확산이 정점을 찍었던 지난해에는 생필품 수요가 급증하며 대형마트와 이커머스의 실적이 상승했지만, 올해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고가 상품인 가전, 가구, 명품 등의 수요가 회복되면서 수익성도 크게 개선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문제는 코로나 4차 대유행 우려가 커졌다는 점이다. 최근 일일 확진자 수가 평균 600명 후반대를 기록하며 소비자들의 소비심리가 다시 얼어붙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일일 확진자가 1000명에 육박했던 지난해 8월 당시 백화점 업계의 매출은 25% 이상 줄었다.

이미 백화점에서는 시식이나 시음, 견본품 사용 등이 금지되고 이용객들이 쉴 수 있는 휴게실, 의자 등 휴식 공간을 이용할 수 없다. 심지어 롯데는 대규모 마케팅을 펼치기 어려운 점을 감안, 신규 백화점인 동탄점의 개점일을 6월에서 하반기로 미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CNB에 “4차 대유행 우려에 모든 백화점 업계가 방역을 강화하고 있으며, 온라인 사업에 더 집중하자는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CNB=김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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