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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블록체인 게임에 지나친 ‘희망 회로’ 돌리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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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수찬기자 |  2021.04.01 10:03:27

더 샌드박스의 NFT 거래 플랫폼 '대시보드'. (사진=더샌드박스)

“블록체인 게임이 대세가 된다면서? 그럼 코인에 투자하는 게 답 아닌가?”

모든 소득을 예금과 적금에만 붓는 친구가 물었다. 투자라곤 생전 하지도 않던 친구의 물음에 말문이 막혀, 어디서 그런 정보를 들었냐고 되물었다.

기사를 봤단다. 주요 게임사들이 블록체인 관련 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한 것을 보고, 블록체인 게임이 대세가 될 것이라는 강한 확신이 든다는 것이다. 친구는 그동안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를 하지 않아 자산 상승의 혜택을 받지 못했다며, 코인을 통해 불로소득의 맛(?)을 느껴야겠다고 했다.

그럴싸한 소리지만, 지나친 ‘희망 회로’에 지나지 않았다. 블록체인 게임 개발과 코인의 연관성이 증명되지도 않았고, 하루 만에 몇 토막 이상의 손실이 나는 곳이 코인 시장이니까 말이다. 투자의 책임은 본인에게 귀속된다지만, 걱정이 들어 일단 만류했다.

실제로 게임업계가 블록체인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카카오게임즈와 네오위즈, 위메이드트리 등이 이미 블록체인 게임을 내놓거나 개발을 시작했다. 주요 게임사 중 일부는 블록체인 게임 개발사의 지분을 취득하면서 계열사로 편입시키기까지 했으며, 거래소 사업에 집중하는 곳도 있다.

블록체인 게임 개발사들은 NFT(Non-Fungible Token) 기술에 집중한다. NFT란 대체 불가능한 토큰이라는 뜻으로, 희소성을 갖는 가상자산(토큰)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지만, 기존의 가상자산과 달리 별도의 고유한 인식 값을 부여하고 있어 상호교환이 불가능하다. 이 기술을 사용하면 게임 아이템과 디지털 예술 작품 등을 토큰화해 하나의 재산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카카오의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 기반으로 개발 중인 모바일게임 파이브스타즈. (사진=스카이피플 제공)

그러나 NFT를 활용한 블록체인 게임의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 게임물관리위원회가 사행성을 조장할 수 있다는 이유로 등급분류를 거부하고 유통을 허가하지 않고 있기 때문. 게임위는 “우연적인 방법으로 결과가 결정되고 그 결과 획득한 토큰 형태의 아이템을 이더리움 네트워크에 전송할 수 있어 기기 및 장치를 통해 사행성을 조장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아직도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생성되는 가상자산이 현금화돼 거래되는 것을 우려하는 눈치다.

범용성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NFT 거래는 ‘메타마스크’라는 크롬 브라우저용 플러그인으로 사용되는데, 대부분 이더리움으로 결제한다. 거래소에서 코인을 사고파는 것에만 익숙했던 이용자가 쓰기에는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다. 거래소를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던 일반 유저에게는 엄청나게 불편할 수 있다.

기술적인 문제도 있다. 서버를 대체할 기술도 마땅치 않으며, 속도도 느리다. 데이터 용량이 커질수록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한계가 명확해질 것이다. 현재의 기술로는 완벽한 블록체인 게임을 구현하기 어렵다.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NFT 기술은 기존 산업에서 인정하고 수용할만한 잠재적 가치는 충분히 있다. 그러나 현재 시점에서 게임과 블록체인의 결합은 시기상조다. 현재의 인기는 버블 수준을 넘어 과포장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새로운 시도지만, 수용자 입장에서 게임 아이템(디지털 자산)의 유일무이성을 강조하는 것만으론 부족하다.

가장 중요한 점은 ‘게임의 재미’다. 게이머들은 새로운 기술에 관심이 없다. 그저 게임이 재미있느냐 없느냐에만 집중할 뿐이다. 가치를 부여하는 것은 나중 일이다. 일단 게임의 완성도를 높일 궁리부터 하는 게 급선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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