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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게임사들 호실적에 웃지만…넘어야 할 ‘2개의 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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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수찬기자 |  2021.03.04 09:34:55

‘코로나 반사이익’ 역대급 실적
대기업-중견사 격차 더 벌어져
모바일게임 편중현상 극복과제
사업다각화로 ‘큰 그림’ 그려야

 

국내 게임업계가 언택트 훈풍에 힘입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사진은 지난 2019년 열린 게임 축제 지스타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게임업계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며 활짝 웃었다. ‘3N’으로 불리는 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의 연매출 총합은 8조원에 달했으며, 중견‧소형 게임사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뛰어난 성적표를 받았지만, 앞으로 넘어야할 산도 높다. CNB가 주요 게임사들의 앞날을 예측해봤다. (CNB=김수찬 기자)

 


국내 게임업계가 언택트 훈풍에 힘입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빅3’로 불리는 넥슨과 넷마블, 엔씨소프트는 도합 연매출 8조원이라는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으며, 나머지 주요게임사들도 호실적을 기록했다.

우선 넥슨은 국내 게임사 최초로 연매출 3조원 시대를 열었다. 넥슨의 지난해 연매출은 3조1306억원, 영업이익은 1조19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씩 늘었다.

넷마블은 넥슨에 이어 2번째로 많은 2조4848억원의 매출과 272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2019년 대비 각각 14%, 34% 증가한 수치다.

엔씨소프트도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매출 2조를 돌파하면서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엔씨의 지난해 매출은 2조4162억원, 영업이익 8248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42%, 72% 성장했다.

 

빅3인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과 컴투스, 카카오게임즈, 펄어비스 등 중견 게임사도 굳건한 실적을 보였다. 각사 로고.

중견 게임사들도 대부분 굳건한 실적을 보이면서 괄목할만한 성적을 거뒀다.

‘3N’의 뒤를 이은 게임사는 컴투스다. 컴투스는 지난해 5089억원의 매출과 112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과 비교해 영업이익은 10%가량 감소했지만, 매출은 8.4% 증가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무서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4955억원으로 전년 대비 27% 성장했으며, 영업이익은 666억원으로 90% 증가했다.

펄어비스는 지난해 매출 4888억원, 영업이익 157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9% 하락했지만, 영업이익은 2% 증가하면서 내실을 다졌다.

게임빌도 눈에 띄는 매출 성장세를 보여줬다. 게임빌의 지난해 매출은 13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8% 상승했다.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양극화’ ‘쏠림 현상’…두 개의 벽



뛰어난 실적을 거뒀지만, 해결과제도 존재한다. 바로 ‘대기업-중견기업 간 양극화’와 ‘특정사업 분야 쏠림 현상’이다.

가장 두드러지는 부분은 대-중소기업 간 매출 격차다.

대형 게임사 중심의 시장 성장세에 따라 양극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지난해 연간 매출 실적을 살펴보면 빅3(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의 연매출은 8조316억원으로, 상위 10개 게임사의 매출 총합(10조6464억원)의 75%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10개 게임사 중 비상장사인 크래프톤과 스마일게이트의 실적은 빠졌다)

이와 달리 중소 게임사들은 코로나19 이후 매출 감소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0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5인 미만으로 구성된 게임 제작·배급 업체(131개사)의 경우 52.9%가 지난해 매출이 줄었다. 해외 진출 및 유통에 어려움을 겪는 데다 외부의 투자 지원도 줄면서 사업 활동이 크게 위축됐다는 것.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CNB에 “여느 산업군과 마찬가지로 게임업계 역시 대기업의 성장세가 가팔라지면서 격차가 벌어지는 추세”라며 “그나마 다행인 점은 컴투스, 카카오게임즈 등 중견 게임사의 성장이 도드라지면서 ‘허리’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게임 시장의 플랫폼별 비중 추이. (2020대한민국 게임 백서 갈무리)
 

매출이 특정 분야에 집중된 점도 문제다.

모바일 MMORPG(다중접속역할 수행게임)에 과도하게 집중한다는 것이다. 현재 구글의 애플리케이션 마켓 구글플레이에 따르면 매출 순위 1~10위 상위권 게임 중 7종이 MMORPG다. 넥슨의 ‘V4’, ‘바람의나라: 연’,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 ‘리니지2M’, 넷마블의 ‘세븐나이츠2’ 등이 대표적인 예다. 중국 전략게임 ‘라이즈오브킹덤즈’와 어드벤처 게임 ‘원신’만이 비 MMORPG 장르로 매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엔씨의 리니지 시리즈는 2년이 넘게 매출 1~2위를 지키면서, MMORPG의 대표 수익 모델로 자리 잡았다. 실제로 엔씨의 지난해 모바일 게임 매출액은 1조6748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 대부분 매출이 리니지 IP(지식재산권)에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업계는 모바일 MMORPG가 안정적인 수익원임에는 분명하지만, 게임의 인기 유지 여부를 장담할 수는 없다고 분석한다. 장기적으로 매출원이 한정될 수 있다는 리스크 때문에 수익 다각화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CNB에 “‘잘 만든 MMORPG 하나가 캐주얼 게임 5개보다 낫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MMORPG는 게임사의 ‘캐시카우(수익창출원)’로 자리 잡았다”며 “성장과 사냥, 경쟁을 통해 재미를 얻는 국내 유저 덕분에 MMORPG의 광풍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게임의 인기가 오래 지속될 수 없기 때문에 기존작들의 성과를 높이거나 신작 발매로 수익 다각화 전략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물들어올 때 노 젓자” 다양한 장르 신작 예고



게임업계는 모바일 집중 현상을 분산하기 위해 다양한 장르의 신작을 대거 준비 중이다.

엔씨는 평균 2~3년에 하나 정도의 게임을 출시해왔지만, 올해는 이례적으로 신작을 쏟아낸다. 젊은 이용자들이 선호하는 그래픽을 갖추고, 무협과 스포츠 등 다양한 소재로 출시될 계획이다. 상반기 중에는 신작 모바일 게임 ‘블레이드&소울2’, ‘트릭스터M’, ‘프로야구 H3’ 등을 국내에 출시한다. 또한, 리니지2M을 해외 지역(대만, 일본)에 서비스함과 동시에 해외 매출 비중을 높일 예정이다.

넥슨은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커츠펠’, ‘코노스바 모바일 판타스틱 데이즈’ 등 콘솔과 PC 등 다양한 플랫폼을 넘나들며 크로스 플레이가 가능한 게임을 내놓을 예정이다. 넷마블은 ‘블레이드& 소울 레볼루션’의 해외 서비스, ‘제2의 나라’, ‘세븐나이츠 레볼루션’, ‘마블 퓨처 레볼루션’ 등을 통해 신작 라인업을 알차게 준비했다.

 

국내 주요게임사들은 2021년까지 대형 신작을 연이어 출시할 계획이다.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넷마블 ‘세븐나이츠 레볼루션’, 넥슨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엔씨소프트 ‘블레이드앤소울2’, 카카오게임즈 ‘오딘: 라이징 발할라’. (사진=각사)

컴투스는 ‘서머너즈’ IP 기반 신작으로 국내외 시장을 공략하고, 중국 현지 사업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카카오게임즈는 PC, 모바일, 캐주얼, RPG 등 다양한 장르와 플랫폼을 아우르는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내놓는다. 게임빌 역시 ‘아르카나 택틱스:리볼버스’, ‘프로젝트 카스 고’, ‘로엠’ 등을 선보이면서 해외 매출 비중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게임 편중을 벗어나 사업 다각화도 추진 중이다. 엔씨소프트의 경우 엔터테인먼트 분야로 영토를 확장하고 있으며, 넥슨은 금융 플랫폼과 연결해 신사업을 추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CNB에 “게임사들은 장르 편중 현상을 인지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신작 출시 전략을 미리 짜 놓았을 것”이라며 “타 산업 간의 시너지를 위해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는 것도 수익 다각화 전략 중 하나”라고 밝혔다.

(CNB=김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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