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생(生)방송. ‘날 것 그대로의 방송’이라는 의미다. 촬영과 동시에 방영되기 때문에 편집이 불가능하며, 당연히 녹화방송보다 출연자의 실수 및 방송사고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방송사고가 발생할 경우 진행자들은 ‘생방송의 묘미’라며 수습에 나선다. 그러나 용인할 수 없는 말실수는 수습할 수 없다. 이미 나온 말이기에 주워 담기 힘들다.

대다수가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홈쇼핑 업계의 경우가 대표적인 예다. 최근 GS홈쇼핑에 출연한 게스트는 생방송 중 제품을 홍보하면서 “‘그것이 알고 싶다’ 끝났나요?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에요”라고 말해 시청자들을 분노케 했다. 같은 시간대에 방송 중인 SBS의 ‘그것이 알고싶다(그알)’의 시청자를 붙잡기 위해 다소 무리한 발언을 한 것이다. 당시 그알에서는 아동 학대 살인 사건인 ‘정인이 사건’이 방송되고 있어 더욱 공분을 샀다.

시청자의 질타가 쏟아지자 게스트는 SNS를 통해 사과문을 올렸다. GS홈쇼핑 역시 해당 프로그램의 잠정 중단을 결정하고 사과에 나섰다. 그럼에도 여론은 잠재워지지 않았고, 게스트의 SNS에는 과도한 악플이 달리기도 했다. 홈쇼핑 방송을 심의하고 규제하는 기구인 방통위에도 관련 민원이 접수될 정도로 분노가 이어졌다.

이처럼 여러 홈쇼핑 생방송 중에 게스트의 발언이 문제가 돼 논란이 된 경우는 파다하다. 롯데홈쇼핑, 홈앤쇼핑, CJ오쇼핑, 현대홈쇼핑, NS홈쇼핑 등 대부분 주요 홈쇼핑사들이 성 고정관념 조장 발언과 허위‧과장 광고성 발언, 결합 쌍둥이(샴쌍둥이) 희화화 발언 등으로 방통위로부터 행정지도 처분을 받은 적이 있다.  

홈쇼핑 방송은 공익성‧공공성을 중시하는 ‘방송법’ 규제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사후 심의를 받을 수 있고, 위반 정도가 심하면 방송 재승인 과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이 때문에 홈쇼핑업계는 자정 노력 강화를 위해 각별히 조심한다.

그러나 ‘라이브 커머스(라이브 방송)’와 관련해서는 관련 규제가 없다. 방통위를 비롯해 한국소비자원 등에서도 구체적인 지침이 없는 상황이다. 심의와 표현, 상품소개 형식 등이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비교적 자유로운 진행이 가능하다. 폭언 및 혐오 발언 등 도를 지나친 행위만 아니라면 대부분 용인되는 수준이다.

유통업계 대부분이 라이브 커머스에 집중하며, 시장이 급성장하는 만큼 부작용은 늘어날 수 있다. 더욱이 ‘라이브’라는 특성상 제작진들과 출연진들의 실수는 기업에 치명타로 작용할 확률이 높다. 유통업계 라이브 커머스 담당자들은 홈쇼핑 업계를 반면교사 삼아 철저한 심의 교육과 함께 상품 표현에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