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덕기자 |
2021.02.03 10:07:41
광주광역시 남구가 백운광장 일대에 가설건축물을 설치해 음식점과 문화공간 등을 입점 시키는 ‘스트리트 푸드존’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이 지역상권 형성에 따른 또 다른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3일 광주시와 남구청에 따르면, 남구청은 푸른길 주변 주월동 1288-1번지 일대 광주시유지에 사업비 21억원(국.시비 포함)을 투입, 면적 465.6㎡ 길이 310m 규모의 ‘스트리트 푸드존’을 설치, 상권을 활성화시키고 휴게‧문화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남구청은 사업 추진 배경으로 백운광장 일대가 남구의 유일한 상업지역으로 남구발전의 중심축을 이루는 중요지역이지만 5거리 교차로로 인해 보행로 단절, 푸른길 단절, 상권 단절로 중심지역으로써의 기능이 쇠퇴하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스트리트 푸드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즉 백운광장과 푸른길 공원, 인근 상권을 하나로 연결, 사람이 모일 수 있는 환경과 공간을 조성해 중심상권으로써의 기능을 강화하고, 주민참여를 통한 도시재생과 주민 일자리와 소득창출, 주변상권을 활성화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남구청은 오는 11월말까지 가설건축물 44개의 점포를 설치하고 휴게음식점 28곳, 문화공간 12곳, 기타 4곳을 임대료와 관리비를 부과하는 월세 형식으로 점포운영자를 입점 시킬 계획이다.
하지만 지자체 주도의 인위적인 상권 형성에 따른 특혜 시비와 재산상 피해 등 부정적인 반응도 나타나고 있어 자칫 영업권과‧재산권 침해를 우려하는 기존상권 상인들과의 갈등은 향후 남구청이 풀어야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남구청은 ‘스트리트 푸드존’ 은 패스트푸드 위주의 음식점들이 입점해 기존 상업지 음식점과 메뉴 등이 겹치지 않아 인근의 상권에 피해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상권이 활성화 될 경우, 상권 쏠림현상으로 인해 사업 대상지 주변의 땅값 상승 특혜와 인근의 봉선동, 주월동 등에 형성된 기존 상권이 위축될 수 있어 매출하락과 재산권 침해 등의 반발도 우려된다는 것.
이 지역 A부동산 관계자는 CNB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상인들은 푸드존 일대가 유동인구가 많아지면 그쪽(푸드존)으로 이전을 하지 않겠냐. 그러다보면 그쪽은 상대적으로 땅값과 임대료 등이 상승해 또 다른 특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당장은 아니지만 수개월내로 그쪽 상권이 활성화된다면 봉선동과 주월동의 기존 상권은 어려워질 것 같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공정한 경쟁에 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위적인 상권 형성보다는 그 부지를 광주시가 추진하고 있는 ‘도시바람길숲 조성’과 ‘미세먼지차단숲’ 과 같은 도심 공원화사업으로 시민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 조성이 훨씬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부동산 관계자도 “‘스트리트 푸드존’ 일대가 기존 상업지 음식점과 메뉴 등이 겹치지 않더라도 남구청 계획대로 주변상권이 활성화될 경우 불과 수백 여 미터 이내의 봉선동과 주월동에 형성된 기존 상권은 상대적으로 쇠락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면서 “지자체가 인위적으로 상권을 형성시킨다는 것은 시장논리에 반하는 정책 같다”고 지적했다.
이는 어느 한 지역이 안정된 상권으로 형성되기까지는 초창기 이곳에서 장사를 시작한 상인들의 많은 노력과 자본투자 등이 합해진 시장논리에 의한 결과물인데 이 같은 시장논리를 지자체가 인위적으로 바꿀 경우, 겨우 상권이 안정돼 살아가는 상인들에겐 삶의 터전이 흔들리는 또 다른 피해가 생겨날 수 있다는 것이다.
‘스트리트 푸드존’ 예정지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상가 건물주들을 제외한 인근 주택 주민들은 ‘스트리트 푸드존’ 사업에 대해 영업을 개시하면 몰려들 사람들의 소음과 주차난 등을 이유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현 노면 주차구역까지 사업지로 포함돼 남구청이 인근 사유지를 공용 주차장 용도로 구입할 예정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평당 2500여만원을 주고도 땅을 구입하기도 어려운 실정인데 남구청 계획대로 공용주차장 확보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부동산 전문가들의 지적에 대해 남구청 관계자는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스트리트 푸드존’ 은 패스트푸드 위주의 음식점들이 입점해 기존 상권 음식점과 메뉴 등이 겹치지 않아 인근의 상권에 피해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30여곳의 휴게 음식점이 들어선다고 인근 상권이 타격을 받을 정도로 ‘핫 플레이스’ 거리로까지 형성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해 남구청의 사업목표인 ‘주변상권 활성화 목표’와는 다소 온도차가 느껴지는 해명을 내놨다.
또 ‘핫 플레이스’ 거리로까지 형성되기는 쉽지 않을 것‘ 같은 사업을 굳이 할 필요가 있느냐는 질문에 남구청 관계자는 “향후 시간이 지나면 ‘핫 플레이스’ 거리로 떠오를 수 있지 않겠냐”는 상반된 답변을 내놔 “지자체 주도의 인위적 상권형성이 또 다른 특혜와 인근 상권 쇠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부동산 관계자들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한편 CNB뉴스는 2023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조만간 착공될 백운광장 일대의 도시철도2호선 공사와 지하차도 공사로 인해 이 지역이 교통 혼잡이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스트리트 푸드존’ 사업과 맞물려 가중될 교통 혼잡에 대한 남구청의 대응방안과 주차대책에 대해 후속 보도할 예정이다.
(CNB=박용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