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25.10.10 11:16:11
일주일간의 추석 연휴를 마친 9일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정부에 대한 긍정 평가와 동시에 내란 청산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여전히 많았다”고 강조한 반면, 국민의힘은 “정부 여당이 성급하게 추진하는 사법개혁 등에 대한 피로감으로 국민적 불편·불만·불안이 상당하다”고 맞서는 등 여야가 전한 ‘명절 민심’이 극명하게 갈렸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이날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을 통해 “‘내란범들은 확실하게 처벌해야 한다’ ‘내란 당은 빨리 해체시키지 않고 뭐 하느냐’ 등 윤석열 전 대통령과 국민의힘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크다”고 전해 지난해 12·3 불법 계엄 사태를 환기해 연휴 이후 몰아붙일 각종 개혁 드라이브에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의중을 드러냈다.
그리고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도 이날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재명 정부 4개월에 대한 추석 민심 평가는 ‘앞으로의 4년을 더욱 기대하게 만든 대한민국 정상화의 시간’이었다”며 “민주당은 더 잘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겸손하게 집권 여당의 책무를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전 최고위원은 “완전한 내란 종식은 국민의 명령이자 특검의 출범 이유임에도 국민의힘은 뻔뻔하게 특검법 필리버스터 등 조직적으로 특검 수사를 방해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내란 청산, 민생경제 회복을 흔들림 없이 이행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호남을 지역구로 둔 ‘정치 9단’ 박지원 의원도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지역구 주민들이) ‘이재명 대통령이 잘한다’고 높은 평가를 하면서도 ‘혹시 윤석열이 다시 나오는 것 아닌가’라며 내란 청산에 대해 의구심이 많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현재 시대정신과 국민적 요구는 내란 종식과 3대 개혁이다. 물 들어왔을 때 개혁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다”면서도 “속도 조절을 해 일부 민심도 잘 감안하라는 건설적인 충고도 있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수도권 한 재선 의원은 “나라가 나라다워지는 것 같아 기대되는 것은 물론, 이구동성으로 ‘확실히 윤석열 정권보다는 좋아졌다’는 얘기들을 많이 한다”면서 “전통시장에 가면 민생회복 소비쿠폰 효과가 크다는 얘기도 많이 하지만 정쟁하지 말고 민생도 신경 써달라고도 했다”고 전하면서도 “물론, 개혁과 내란 종식이 필요하지만 속도 조절을 얘기하는 사람도 더러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국민의힘은 “추석 연휴 기간 청취한 민심이 이재명 정부의 사법개혁·경제 실정을 성토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하면서 특히 교착 상태에 빠진 한미 관세 협상,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사태에도 강행된 이 대통령 부부의 예능 출연과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의 국정감사 출석 여부 논란 등을 걸고넘어졌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물가 상승으로 인한 민생 불안을 전하며 “제발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만 챙기지 말고, 국민 삶을 챙기기 바란다”고 직격하면서 “특히 냉장고가 아닌 관세를 부탁한다. 국가 위기에 보이지 않는 대통령, 경제·외교·안보를 무너뜨린 대통령, 재난을 배경으로 한 먹방에 진심인 대통령에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는 한미 관세 협상을 논의하기 위한 여야정 협의체 구성도 제안하면서 “정부 여당이 관세 협상 내용을 상세히 공유한다면, 국민의힘은 함께 힘을 보태겠다”고 먼저 손을 내밀면서 날로 급증하는 국가 채무를 걱정과 함께 국가 재정건전성 제고를 위한 재정 준칙 도입도 요구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도 이날 기자와 만나 “이 대통령이 예능에 나와 누룽지쌀 피자를 맛있게 먹고 있을 때 국민은 1년에 30%나 오른 쌀값 때문에 비명을 질렀다”며 “이 대통령이 예능 촬영을 하고 있을 때 전국 709개 행정 시스템이 마비돼 있었고 프로그램이 방영되던 순간에도 복구율은 20%대에 지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민주당 전 최고위원은 “K푸드에 관심 갖도록 하는 건 대통령의 당연한 책무로서 이 대통령 내외의 ‘냉부해’ 출연은 K푸드 세계화를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면서 “국민의힘은 민족 대명절에도 정쟁에 불을 지피는 등 저질 선동에 골몰하고 있어 차라리 당명을 ‘국민의짐’으로 바꿔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