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옥환기자 |
2021.01.25 14:55:57
최근 르노삼성자동차가 ‘서바이벌 플랜’이란 고강도 구조조정 계획을 내놓은 가운데 르노삼성차 협력업체 상당수가 수요선 다변화를 통한 자구 노력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상공회의소(부산상의)는 25일 ‘르노삼성차 구조조정 발표에 대한 부울경 협력사 동향’ 조사 자료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르노삼성차 협력사 60개사다.
자료에 따르면 협력업체 대다수가 ‘2019 임금단체협상(임단협) 장기화’와 지난해 코로나19 과정을 거치며 평균 20% 정도 인원을 감축했고 매출은 20~30%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구조조정 발표에 대해선 협력사 일부는 긍정적 효과를 예상한 곳도 있었으나 대다수는 ‘수익성 개선을 강조한 구조조정이 단가 인하 압력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있다고 답했다.
부산에 소재한 A모 협력사는 “르노삼성차의 구조조정이 끝나면 다음 차례는 협력업체 단가 인하가 예상된다”고 답했다. 또 창원시 소재 B모 협력사 역시 “수익성 관리 차원에서 협력사에 단가 인하 압력이 가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향후 르노삼성차의 물량 회복 전망에 대해서도 협력사들은 대체로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특히 강서구 소재 부산공장 특성상 신차가 많지 않은 데다 전기차 라인 없이 없는 것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쟁력을 담보하기 힘들다는 답변을 했다.
창원시에서 부품을 공급하는 C모 협력사는 “르노삼성차가 전기차 라인업을 제대로 갖추지 못해 자동차 트렌드 변화에 뒤쳐져 있다”며 “정상화를 위해선 단기적인 물량 확보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 내연기관 중심의 생산 라인업을 탈피해 미래차 경쟁력을 확보하는 쪽으로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르노삼성차에 대한 장·단기적 경영 회복 전망이 회의적인 가운데 협력사 상당수는 수요선 다변화 전략으로 자체적인 위기 극복 솔루션을 만들어 가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 소재 D모 협력사는 “르노삼성차의 로그 위탁생산이 종료된 뒤 닛산으로 직수출 비중을 높여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친환경 전기차 분야로 수출을 확대하는 기업도 있었다. E모 협력사는 글로벌 브랜드의 전기차 부품 수출 비중을 늘리고 있다고 답했으며 F모 협력사는 미국 테슬라에도 제품을 납품하는 등 르노삼성차 협력사의 글로벌 공급 참여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부산상의 관계자는 “르노삼성차의 구조조정은 지역 협력사의 어려움으로 직결되는 만큼 협력사 피해를 최소화하고 구조조정이 지역 고용시장에 혼선을 초래하지 않도록 지원기관의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며 “수요선 다변화를 위한 협력사의 움직임이 본격화하는 만큼 체계적인 지원으로 동남권 지역 부품 협력사들의 글로벌 공급망 참여를 확대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