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태기자 | 2020.11.13 10:16:53
한국의 활로를 남부 아시아 나라들과의 연대를 통해 개척해 나가려는 문재인 정권의 구상인 신남방정책이 12일 한·아세안 정상회의를 계기로 '신남방정책 플러스‘ 전략으로 업그레이드됐다. 기존의 신남방정책에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기조를 담은 '신남방정책 2.0'인 셈이다.
신남방정책은 문 대통령이 2017년 11월 인도네시아·베트남·필리핀 순방 때 처음 내놓았다. 사람·평화·상생번영의 가치를 중심으로 한국과 아세안이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방면에서 전면적 협력의 시대를 열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19 확산으로 아세안 여러 나라의 사정에 변화가 생기면서 신남방정책도 그에 맞춰 조정할 필요가 생겼다. 아세안 회원국 대부분이 방역 등 보건의료 분야에서 어려움을 겪은 탓에 이들 국가의 수요를 반영하는 전략적 수정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12일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코로나 아세안 대응기금과 필수 의료물품 비축 제도 지지를 밝히는 등 발언의 상당 부분을 코로나19 대응 협력에 할애했다.
문 대통령은 12일 "연대와 협력의 아세안 정신으로 코로나 위기를 함께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은 코로나 아세안 대응기금과 필수 의료물품 비축제도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화상으로 개최된 제21차 한·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해 "예기치 못한 도전을 겪을 때마다 연합으로 위기를 극복한 아세안 정상들의 지도력에 경의를 표하며, 한국도 아세안과 도움을 나누고자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에 따라 신남방정책 플러스 7개 과제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보건의료 분야 협력이다. 개도국 대상 백신 연구·개발 지원 및 공평한 백신 보급부터 의료 전문인력 양성에 이르기까지 포괄적인 지원으로 아세안과의 유대를 심화한다는 구상이다.
이 외에도 ▲ 한류 활용 쌍방향 문화교류 ▲ 한국 교육모델 공유 및 인적자원 개발 지원 ▲ 상호 호혜적이고 지속가능한 무역·투자기반 구축 ▲ 상생형 농어촌 및 도시 인프라 개발 지원 ▲ 공동번영의 미래 산업 분야 협력 ▲ 비전통 안보 분야 협력이 포함됐다.
한류와 디지털 경제 등 한국이 강점을 아세안 국가의 성장 여력과 결합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를 앞으로 어떻게 구체화할지가 과제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