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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친환경 포장재’는 정말 ‘친환경’일까

봇물 터진 ‘자연보호 마케팅’의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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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전제형기자 |  2020.10.30 09:44:45

경기도 안성공장에서 칠성사이다가 친환경 포장재로 만들어지는 장면. (사진=롯데칠성음료)

 

코로나19 사태로 소비자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식음료업계가 앞다퉈 친환경 포장재를 제품에 도입하고 있어 주목된다. 포장재의 종류와 디자인도 나날이 진화하고 있다. 하지만 환경단체들은 ‘친환경’이라고 해서 마구 사용했다가는 이 역시 환경오염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CNB가 기업들의 실상을 들여다봤다. (CNB=전제형 기자)
 


장면1. ‘친환경 용품’ 개발 나선 기업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6월 소재 기업 SKC와 손잡고 재활용 가능 페트병 라벨 ‘에코 라벨’을 도입했다. 음료 몸체인 페트병과 같은 재질인 PET를 라벨로 사용하고 인쇄 시 특수 잉크를 적용한 것으로, 소비자가 음용 후 별도로 라벨을 제거하지 않더라도 재활용 공정에서 라벨 인쇄층이 완전히 분리되면서 페트병과 함께 재활용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폐기물이 없어 환경오염 문제가 없고 재활용 PET량이 늘어나 친환경적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매일유업은 지난 9월 출시한 즉석음용(RTD) 분리유청단백 분말 제품 ‘셀렉스 스포츠 드링크’에 플라스틱 사용을 줄인 친환경 포장 소재 ‘TPA드림캡(Tetra Prisma Aseptic DreamCap)’을 적용했다. TPA 포장재는 햇빛이나 산소의 흡수를 최소화해 제품의 신선도를 오랫동안 유지하고, 무균 처리를 통해 상온 보관이 가능하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칸타타 콘트라베이스 콜드브루, 셀렉스 스포츠 웨이프로틴 드링크 초콜릿, 88 바나나·생초콜릿우유. (사진=각 사)

 

푸르밀은 지난 15일 프리미엄 가공유 ‘88바나나우유’ ‘88생초콜릿우유’ 2종을 출시하면서 패키지에 ‘친환경 SIG 콤비블록 무균팩’을 도입했다. 최근 코로나 사태 이후 위생적이고 유통기한이 길어 온라인 등에서 유통하기 편리한 타입의 멸균제품에 대한 수요가 계속됨에 따라 SIG콤비블록팩을 채택하게 됐다. 이 패키지는 유통기한이 6개월로, 그동안 적용해온 카톤팩, PET 패키지(유통기한 15일 이내) 대비 12배 이상 차이를 나타낸다. 더불어 국제산림관리협의회(FSC)에서 인증받은 친환경 패키지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 밖에 여러 식음료기업들이 다양한 종류의 친환경 포장재를 개발해 선보이고 있다.
 

플라스틱 제품 내 미세플라스틱이 생활 속으로 침투되는 과정. (사진=한국소비자원 유튜브 캡처)
 

장면2. 친환경에 꽂힌 이유는?



이처럼 식음료업계가 앞다퉈 친환경 포장재를 개발해서 내놓는 이유는 다양하다.

우선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소비자들의 건강에 대한 높은 관심도를 꼽을 수 있다. 건강 및 면역력 증대에 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인체에 무해한 재질을 원하고 있는 것.

 

이는 뒤집어 말하면 인체에 유해한 플라스틱 재질에 대한 대한 거부감이 커졌음을 의미한다. 실제 제조 과정에서 첨가되는 화학물질·유해물질이 ‘미세 플라스틱’으로 쪼개져 바다로 흘러 들어가 해양생물 몸 안에 있다가 최종적으로 인체에 유입될 경우 몸에 독성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세플라스틱은 1㎛(마이크로미터·100만 분의 1m)에서 5㎜ 크기의 작은 플라스틱 조각을 말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6년 기준 한국인 1인당 연간 플라스틱 소비량은 98.2kg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1950년대 이후 세계적으로 83억t(톤) 이상의 플라스틱이 생산됐는데, 이 가운데 75%인 약 63억톤이 쓰레기 형태로 배출되고 있다.

매년 바다로 떠내려가는 플라스틱이 무려 800만톤에 달하며, 바다에서 플라스틱 조각을 먹고 죽어가는 동물의 수는 바닷새 100만 마리, 바다거북 10만 마리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플라스틱은 대형 어류를 섭취하는 사람 몸속까지 침투해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또 지난 6월 세계자연기금(WWF)이 호주의 뉴캐슬 대학과 함께 내놓은 ‘플라스틱의 인체 섭취 평가 연구’ 보고서에 의하면, 사람들은 매주 평균적으로 2000여개의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한다. 무게로 환산하면 신용카드 한 장의 질량과 맞먹는 5g에 해당하며 연간 250g에 달한다.

이같은 환경파괴의 주범으로 꼽히는 플라스틱 재질에 대한 거부감이 상대적으로 친환경 소재에 대한 수요로 이어지고 있다. 육지를 넘어 해양까지 집어삼키고 있는 플라스틱과 이로 인해 죽어가는 어류 등 플라스틱이 기후변화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이 플라스틱을 대신하는 포장 용기를 원하게끔 만들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8년 8월부터 커피전문점 매장 내에서 일회용컵 사용이 금지됐다. (사진=환경부)

 

따라서 친환경 제품에 대한 니즈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정부의 환경파괴 제품에 대한 규제 강화도 이런 흐름에 한몫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롯데칠성은 올 4월부터 현재까지 트레비 레몬·델몬트 주스·옥수수수염차·밀키스·초가을우엉차·칸타타 콘트라베이스 등 총 6개 페트병 제품에 에코 라벨을 적용했으며, 이를 음료 전 제품으로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이와 함께 향후 비접착식 이중 절취선 라벨 제품의 도입 확대, 재활용 플라스틱 또는 재생 PET(rPET) 도입, 친환경 인증을 받은 빨대 도입, 포장재 종이 및 플라스틱 박스 재질 재생 원료 확대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매일유업은 지난해 RTD 컵커피인 바리스타룰스 제품 패키지에서 알루미늄 라벨을 제거, 분리수거가 용이한 소재로 변경했다. 뿐만 아니라 상하목장 우유와 플로리다 주스 등 PET 용기를 사용하는 제품은 패키지 경량화를 통해 플라스틱 사용량을 감축하고 있으며, ‘엔요100’ 제품에서 빨대를 제거해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을 44톤 저감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플라스틱 PET 용기를 경량화하거나 종이 소재로 대체하는 등 다양한 친환경 생산활동을 통해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을 약 342톤 가까이 저감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장면3. 역효과 우려는 없나?



한편 일각에서는 이런 흐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친환경 포장재라 하더라도 많아지면 환경 파괴하는 것은 마찬가지라는 것. 가장 친환경적인 것은 ‘일회용품을 쓰지 않는 것’이라는 얘기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친환경적인 일회용품은 없다. 가장 친환경적인 것은 일회용품을 쓰지 않는 것”이라며 “따라서 ‘친환경 일회용품이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일회용품의 문제점을 덮어버리게 되며, 소비자들에게 일회용품을 써도 된다는 신호를 보내는 부작용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식음료업계 한 관계자는 CNB에 “아무리 친환경이라 하더라도 일회용품 출시에 있어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그렇다고 텀블러를 포장재로 사용할 수는 없지 않겠나. 보다 친환경적인 재질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소비자들이 알아줬으면 하는 바램”이라고 밝혔다.


(CNB=전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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