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태기자 | 2020.09.18 13:24:07
9.19 남북정상 평화선언 2주년을 맞아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23일로 예정된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문 대통령은 17일 불교 지도자들을 만나 불교계의 남북평화 기원을 당부했다.
대통령은 “내일은 9.19 평양 공동선언 2주년이 되는 날이다. 불교계는 2018년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성공 기원 법회를 열어주셨고, 지난해와 올해에도 평화통일 염원 기도를 해 주셨다”면서 “만남과 대화에 대한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반드시 평화와 통일의 길로 나아갈 것”이라며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를 또 한 번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한 불교계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법회를 잠정 중단하는 등 협력적 자세를 취한 것에 대해 “1980년 5월 계엄령 때문에 열리지 못한 이후 40년 만에 처음으로 부처님 오신 날 봉축 법요식까지 뒤로 미루어주셨다”며 감사를 표한 뒤 “오는 24일 처음으로 열릴 정부-종교계 코로나19 대응 협의체에서 방역과 종교 활동 병행 방안을 비롯한 다양한 해법들이 나올 수 있을 것이므로 지혜를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24일부터 매주 목요일 총리 주재 ‘정부-종교계 코로나19 대응 협의체’
대통령이 언급한 ‘정부-종교계 코로나19 대응 협의체’는 지난 8월 27 한국 교회 지도자 초청 간담회에서 교계가 제안하고 문 대통령이 긍정적으로 수용한 것으로, 24일 국무총리 주재 아래 불교·개신교·천주교·원불교·유교·천도교·한국민족종교협의회 등 7대 종단 수장들이 참석해 열릴 예정이다.
참석자를 대표해 인사말을 한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이자 한국불교종단협의회 회장인 원행 스님은 "우직한 사람이 한 우물을 파서 크게 성공한다는 우공이산이라는 말이 있다"며 "이런 때 대통령과 사회 지도자, 불교계가 대중에게 더 낮은 자세로 보살행을 실천해야 한다"고 화답했다.
이어 그는 모두가 하나의 생명 공동체로 연결돼 있다는 '인드라망' 사상을 거론한 뒤 "세계 평화와 국민 안녕과 건강, 코로나 종식 그날까지 불보살님께 기도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합장을 했다.
또한 원행 스님은 문 대통령에게 위기 극복을 위해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자는 취지로 조계종 종정인 진제 대선사가 쓴 '만고휘연'(萬古徽然) 친필 휘호를 전달했다. 이는 '무한 세월 동안 영원히 광명하다'는 뜻이다.
간담회에는 원행 스님과 함께 대한불교천태종 총무원장 문덕 스님, 대한불교진각종 통리원장 회성 정사, 대한불교관음종 총무원장 홍파 스님, 한국불교태고종 총무원장 호명 스님 등 불교계 지도자 13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