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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굳게 잠긴 의정부시청 대문...3선 안병용 시장 행정과 닮은 꼴?

3선 당선 선물한 시민에 대한 보답이 출입통제시스템으로 상징된 '불통 행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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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진부기자 |  2020.09.11 09:13:08

 

경기도 의정부시청을 방문해 보면 특이한 장면을 볼 수 있다. 크고 넓은 본관 정문, 일명 대문(大門)은 어느 누구도 출입하지 못하도록 굳게 잠겨있는 반면, 본관 양쪽 끝 민원실의 작고 비좁은 입구, 즉 쪽문(閤)은 시민들과 공무원들로 북적인다.

더 이색적인 장면은 넓은 본관 정문은 안병용 시장만 이용한다는 점이다. 출퇴근 시, 점심시간에 또는 외출 시 실제로 그 본관 정문을 이용하는 사람은 단 한 사람, 의정부시장 뿐이다. 이쯤 되면 슬슬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다.

왜 의정부시의 주인인 시민들은 작고 좁은 쪽문으로 다니고, 시민들의 공복(公僕)인 시장은 대문으로 다니는 것이 허락된 것인가? 주객이 전도된 이 상황을 누가 만들었나?

그에 더해 시민들이 민원실 쪽문을 통해 본관으로 들어가려면 작은 민원실에서 2개의 검문(?)을 더 지나야만 한다. 의정부 시청을 통해 본관으로 들어가 본 시민들이라면 경험했겠지만, 실제 절차는 이렇다.

먼저 민원실 입구에서 코로나19 발열체크 후 본인확인을 위한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를 적고 통과되면, 본관으로 통하는 복도에 있는 창구로 가서 다시 본인 신분증을 맡기고, 신분이 확인되면 전화번호를 다시 알려주고, 출입카드를 받아야만 본관에 들어갈 수 있다. 거의 입국 절차를 방불케 한다. 물론 그 창구에서 어느 부서를 가는지도 정확하게 말해야 한다. 출입카드를 찍고 본관을 진입하면 밖에 있던 청경은 또 묻는다. "어디 가세요?" 이쯤 되면 시민이 시청에서 일을 보기도 전에 짜증과 피로가 엄습해 온다.

 

굳게 잠겨 있는 의정부시청 본관 대문. (사진= 김진부 기자)


그러나 정문을 통과할 수 있는 유일한 1인, 의정부시장은 발열 체크 없이 정문을 유유히 통과하고 주변의 깍듯한 인사를 받으며 상쾌하게 윗층 집무실로 향한다. 물론 시장이 정문을 통과해 인사를 주고받으며 집무실로 가는 것은 하나도 이상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일이다. 아니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이것이 이상해진 이유는 시민들은 안되고, 시장만 되기 때문이다. 즉 안병용 시장만 정문을 통과할 수 있게 만든 그 시스템 때문이다. 월급 주는 시민이 월급 받는 시장보다 푸대접을 받고 있다고 느끼게 만드는 그 시스템 말이다. 자, 그러면 누가 이렇게 만들었나? 이렇게 될 수 밖에 없는 그 시스템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불통의 원년으로 기억될 2018년 11월, 어떤 일이 있었나?

그 시스템을 알아보려면 아마도 안병용 시장이 의정부시민들의 지지로 3선 시장에 당선된 바로 그 해, 2018년 11월로 거슬러 올라가야 할 것 같다. 당시 시는 긴급 재난이나 재해를 위해 보관하고 있던 예산인 예비비 1억 2000만원을 들여 전국 기초지자체 중 최초로 청사 출입통제시스템, 스피드 게이트를 설치했다.

 

2018년 당시 시민들이 굳게 닫힌 의정부시청 본관 정문 앞에서 불통 시스템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사진= 김진부 기자)


당시 시민들과 언론 및 시민단체와 시의원들이 거센 반대를 했지만, 안병용 시장은 "뉴타운 반대단체 집단 시위, 빼벌주민 집단 시위, 장애인 차별 철폐연대 시장실 점거와 새누리 장애인부모연대(발달장애인 부모 연대) 무단 점거로 시청사를 찾는 시민들에게 불편을 주고 직원들의 정상적인 업무 추진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했다"며 "시청은 시민 모두의 공간으로 시장과 공무원은 공공재산인 청사를 쾌적하고 안전하게 관리할 의무가 있다"며 밀어부쳤다.

심한 통제는 늘 부작용을 초래한다. 안 시장이 3선에 당선된 해인 2018년은 의정부시에서 불통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 되고 말았다. 시민들을 위해 설치했다는 출입통제시스템, 스피드 게이트는 시민들에게는 '답답한 불통의 게이트'로 상대적 박탈감만 남겼다. 3선 시장으로 뽑아준 시민들에 대한 그 댓가가 '출입통제시스템'이라는 것은 아이러니하다. 이젠 더이상 시민단체나 시의원들이 이 시스템 때문에 시청 앞에서 피켓을 들고 시위하지 않는다. 모두가 익숙하게 좁은 민원실로 당연하다는 듯이 향해 입국절차(?)를 밟는다.

 

안병용 시장은 시민과 언론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하지만 나는 언론인으로서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에 펜을 들었다. 이러한 시스템 도입은 결국 '형식이 내용을 좌우한다'는 원칙처럼 '불통시스템'이라는 형식이 결국 '불통행정'이라는 내용으로 자연스럽게 발전해 나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근 의정부시가 수백억 예산이 소요되는 국제테니스장(다목적 스포츠파크) 건립과 수백억 예산의 한국기원 유치 및 바둑 전용경기장 건립, 홍보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10명 바둑대회 참가비 예산 수억원, 지난 1월 안 시장 등 동행자들의 호주 해외출장 결과 보고서 등 용역부터 진행까지 시민들에게 자료를 공개하지 않는 것은 불통행정의 단적인 예다. 생각있는 언론들이 아무리 문제를 제기해도 시는 소통없이 돌처럼 우직하게 이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

소통을 하지 않으니 의혹은 증폭될 수 밖에 없다. 정의당 류호정 국회의원실까지 나서서 안병용 시장의 호주 출장 보고서 및 예산 사용 내역 등과 국제테니스장 용역 보고서, 건립계획 보고서 등 자료를 요청했지만, 의정부시는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지금이라도 안병용 의정부시장이 달라지기를 바란다. 시민이 우선이라는 생각으로, 대문은 시민에게 내어주고, 마음의 벽도 허물고 기꺼이 시민과 소통하는 시장의 모습으로 돌아오길 바란다. 어떤 사업을 하더라도 투명하게 시민에게 알리고, 필요하다면 적극적으로 설득하면서 시민과 언론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것이 3선 시장으로 만들어준 의정부시민에 대한 예의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CNB= 경기 의정부/ 김진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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