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언택트 시대가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롯데로지스틱스를 흡수합병하면서 롯데그룹 내 유일한 물류 통합회사로 자리잡은 ‘롯데글로벌로지스’가 국내 택배와 해외직구·역직구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그 전초기지인 인천공항 국제특송센터를 지난 27일 찾아가 봤다. (CNB=이성호 기자)
이커머스 시장 확대 호재
직구·역직구·GDC 3각 축
한·중·일 물류 허브 플랫폼
롯데글로벌로지스는 국내 3대 택배 회사 중 하나로 화물자동차운수사업, 해운대리점업, 항공화물운송 대리점업, 컨테이너 운송 및 철도 소운송 사업 및 항만하역 사업 등을 영위하는 종합물류서비스 업체다.
각 사업영역이 확장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국제특송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국제특송이란 소비자가 해외 판매업자로부터 물건을 구매했을 때 구입 물품을 소비자가 원하는 장소까지 운송하는 라스트 마일(Last-mile)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을 말한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최근 해외발 한국행 직구와 한국발 해외행 역직구 수요가 확대됨에 따라 관련 서비스 제공 범위를 확대해 나가고 있는 것.
핵심기지는 인천광역시 중구 자유무역로에 소재한 ‘인천공항 국제특송센터’다. 지난 27일 코로나19 여파에 한층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는 이곳을 찾았다. 입구에서 열 체크와 마스크 등 방역준비를 철저히 했음은 물론이다.
2018년 개장한 롯데글로벌로지스 국제특송센터는 지속적으로 증설을 거듭했다. 총 3개 섹터로 1층은 해외직구(특송수입), 2층 사무실, 3층 역직구(특송수출) 및 GDC(Global Distribution Center)로 구분돼 있고 부지면적 2887평, 연면적 2532평의 대규모 시설로 업그레이드됐다.
먼저 1층은 해외직구 전용 창구다. 해외쇼핑몰 및 한국 구매(배송)대행을 통해 구매된 상품들이 항공운송을 거쳐 이곳으로 집결된다.
직접 둘러보니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반입된 상자들이 줄을 지어 이동되고 있었다. 고속 엑스레이 2대, 저속 엑스레이 1대, BCR(Bar Code Reader) 5대, 자동 분류 소터(Turn-table 회전) 등의 장비가 설치돼 있다.
일단 물품이 도착하면 엑스레이에 태운다. 화물이 큰 경우는 저속 엑스레이, 대부분은 고속 엑스레이다. BCR이 바코드를 인식해 상품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고 엑스레이가 투시해 확인된 정보와 서로 매칭을 시켜 문제가 없으면 정상적으로 루트를 따라 통관 과정을 거친다.
엑스레이 판독상 이상이 있는 경우는 따로 분류된다. 벨트를 따라가지 않고 옆 통로로 빠져 있는 박스들을 볼 수 있었다. 바코드 읽힘 오류건의 경우 운송장 재부착 작업 등 재확인 및 세관 검사 작업(개봉 검사 등)이 진행된다.
엑스레이 등을 거쳐 통관이 완료된 물품들은 벨트를 따라 운송돼 이곳 현장에서 바로 택배차량에 실리고 있었다. 행선지는 국내 소비자들이다.
국제특송센터의 주요 거래처는 아마존, 아이허브, 비타트라, 네이버 등이며 코로나의 영향으로 비타민 및 건강기능식품이 크게 늘었다고 한다.
한편, 관세청에 따르면 한국 특송 시장(해외직구)의 전체 운송장 기준 건수는 2016년 1739만5000건, 2017년 2359만2000건, 2018년 3225만5000건, 2019년 4441만6718건으로 매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중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소화량은 2016년 193만4530박스, 2017년 280만2844박스, 2018년 334만6490박스, 지난해에는 389만3310박스를 수용했는데 시장 점유율은 약 10%다.
김충호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 관세사는 “타 회사와 다르게 자체 관세사 통관시스템을 갖춰 문제 발생시 바로 확인이 가능하고 세관과 다이렉트로 연결해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차별화된 장점이 있다”고 소개했다.
모든 상품에 대한 정보가 세관과 연동돼 있는 것으로 특송센터와 세관이 ‘동시 구현 시스템’을 보유해 실시간으로 통관이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다.
역직구·GDC도 한 곳에 ‘시너지↑’
2층으로 발길을 돌리면 사무실과 회의실이 구비돼 있다. 직원들이 수입·수출 영업 지원과 통관 등의 업무를 보는 장소다.
바로 3층으로 올라가니 수많은 상자들이 켠켠이 높게 쌓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역직구 및 GDC 섹터로 특송수출 전용 구역이다.
기존 역직구 창고는 김포에 별도로 있었다. 이원화되다 보니 업무효율이 떨어져 하나의 특송센터에 같이 자리를 잡게 됐다는 것이 센터 측 설명이다.
역직구는 해외로 배송될 물량을 피킹·패킹하고 중량을 체크한다. 이후 운송장, 화물집하, 세관신고 및 화물검사를 거쳐 항공으로 운송되는 과정이 진행된다. 역직구 국가는 주로 유럽 미주 동남아 등이다.
이외에 GDC는 소비자 인접 국가로 재고를 이동시킨 후 선적하는 기능도 담당한다. 외국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 등 아시아지역에 납품하고 싶은 경우 일단 롯데글로벌로지스 GDC에 상품을 미리 들여놓고 주문이 들어오면 현지 배송이 아니라 이곳에서 물건을 보내주는 시스템이다.
즉, 물류·지리상 이점과 비용적인 운송비를 절약하기 위해 생긴 것이 GDC다. 화물이 반입되면 입고 검수, 품목 단위 반입신고, 피킹·패킹, 중량·부피 측정, 출고작업 등의 프로세스가 가동된다.
김충호 관세사는 “독보적인 수준으로 시스템화가 잘 돼 있는 직구·역직구·GDC 등 물류시설을 둘러본 해외 고객사들이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며 “수용능력은 증가 추세로 해외직구는 지난해 월 30만건에서 현재 40만건, 역직구는 월 8만건(2019년)에서 12만건(2020년) 가량을 처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 시장 적극 공략
이처럼 해외직구·역직구 사업이 탄력을 받고 있는 가운데 롯데글로벌로지스는 한 발 더 나아가 새로운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커머스 아시아 시장 확대 추세에 안주하거나 뒤쳐지지 않고 선도적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전자상거래 허브 물류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야심찬 비전이다.
이마케터 등에 따르면 아시아 이커머스 시장 규모는 2020년 2971조원에서 2022년 3784조원 규모로 커지고 전세계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63%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롯데글로벌로지스는 해외직구, 역직구, GDC 등 3각 축을 확대·연계해 아예 아시아 전자상거래 허브 물류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특송수입-특송수출-재고’를 하나의 플랫폼에 연계시켜 누구든지 해외에서 물품을 구매하고 외국에 물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으로 현재 시스템을 개발, 내년 상반기에 선보일 예정이다.
세부전략 목표를 살펴보면 직구의 경우 아시아 전자상거래 허브 물류 플랫폼을 통해 중국·일본발 한국행 해상특송화물과 국내 대형플랫폼 해외직구 화물을 유치하는 등 다양한 경로로 서비스를 확대, 처리물량을 2021년 월 60만건, 2022년에는 월 80만건으로 늘린다는 복안이다. 그만큼 적극적으로 영업을 강화하겠다는 자신감이다.
역직구는 K뷰티·K방역 등 한류 관심이 증대되고 있는 가운데 셀러 대상 연계 서비스를 제공하고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 등 입점 판매자를 끌어들이는 등 맞춤형 서비스를 꾀해 내년 20만건, 내후년 40만건이라는 목표치를 잡았다.
GDC 역시 3각 편대의 하나로 판을 키운다는 요량이다. 아시아 시장에 관심이 증대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해 공략 대상은 우선 중국이다. 그러나 중국발 전자상거래 화물이 직접 미국 등지로 운송될 수 있는데 굳이 롯데글로벌로지스의 GDC를 이용해야 하는지 의구심이 든다. 메리트는 뭘까.
회사 측에 따르면 지리적 이점과 첨단 IT 지원으로 특히 항공편 부킹 등이 용이하게 하는 등 장점이 있기 때문에 활용성 및 시장성이 충분하다는 것. 이에 미국·캐나다·유럽 등으로 발송되는 중국 전자상거래 화물을 적극 공략키로 해 성과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 본사 관계자는 CNB에 “직구·역직구 사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으며 GDC를 포함해 앞으로도 이 부문에 회사의 역량이 집중될 것”이라며 “더불어 특송수입·특송수출·재고관리시스템 등을 통합한 新 물류 플랫폼을 통해 아시아 전자상거래 허브로 도약하기 위해 진력해 나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CNB=이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