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육지라면 배 떠난 부두에서 울고 있지 않을 것을, 아아 바다가 육지라면 이별은 없었을 것을…”을 모르는 국민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이 노랫말로 한국인의 심금을 울린 경주가 낳은 가요계의 거장 故 정귀문(鄭貴文) 선생의 추모공연이 23일 경주엑스포공원에서 열렸다.
이날 추모공연을 통해 지난 1일 별세한 정귀문 선생을 유가족과 팬들이 함께 추억하는 자리가 됐다.
정귀문 선생은 지난 1967년 작사가로 데뷔한 이후 50여 년간 고향인 경주에서 작품 활동에 몰두하며 대중가요 1천곡을 작사한 대표적인 애향 예술인으로 추모공연에는 박차양 경북도의원, 한영태 경주시의원, 지역 문화예술계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경주를 기반으로 35년째 활동하고 있는 가수 장하영 씨와 포크송 가수 박기윤 씨가 재능기부로 참가해 정귀문 선생의 대표작인 가수 배호의 ‘마지막 잎새’와 조미미의 ‘바다가 육지라면’ 등을 무대에서 선보였다.
지역 공연단체인 ‘샵앤플랫’도 무대에 올라 김연자 씨가 부른 ‘먼 훗날’ 등을 노래와 기타로 연주했다.
공연에 앞서서는 정귀문 선생의 활동 내용과 지난해 ‘2019경주세계문화엑스포’ 공연 프로그램 중 하나로 열린 ‘동리 ․ 목월 ․ 정귀문 선생 그리고 시와 노래’를 통해 팬들에게 남긴 인사말 등이 담긴 추모영상을 상영했다.
영상을 접한 정귀문 선생의 유가족과 팬들은 눈물을 훔치며 고인을 기억했고, 공연이 끝난 후 참가자들은 유가족을 위로하고 고인에 대한 존경과 사랑의 마음을 표현했다.
추모공연에 참석한 정귀문 선생의 장남 정인걸 씨는 “오늘 이 자리를 통해 아버지가 얼마나 훌륭한 분인지 깊이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됐다”며 “마음으로 추모해주신 모든 분들 덕분에 아버지께서 좋은 곳에서 영면하실 것 같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가수 장하영 씨는 “정귀문 선생님은 훌륭한 예술인이면서도 항상 후배들을 따뜻하게 대해주신 분이었다”며 “선생님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자리를 마련해준 경주엑스포에 감사하고 이 자리에서 노래할 수 있어 영광이다”고 말했다.
경주엑스포와 행사를 공동주최 한 김은호 천년미래포럼 회장은 “경주가 낳은 대중가요계의 큰 별을 추모하는 자리를 함께 하게 돼 영광이다”며 “앞으로 지역 예술발전을 위해서 추모행사를 지속적으로 개최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류희림 경주엑스포 사무총장은 “정귀문 선생의 추모공연을 통해 고인의 업적과 지역 문화예술을 되돌아보는 기회가 됐을 것”이라며 “고인의 영면과 명복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주엑스포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추모공연 참가자 및 관람객 전원에 대한 발열확인과 공연 중 마스크 의무착용, 손소독제 사용 후 입장, 의자 간 거리 1m이상 띄워 배치 등 개인 방역수칙을 준수해 진행했다.